(맨 밑에 세줄요약)

1. 초창기 PvP 기획 의도


검은사막의 PvP는 진영논리가 없어.

정해진 자원을 놓고 싸우게 하게끔 하는, 

나름 현실적인 전투 목적을 구현하려 했다고 생각해.

그게 필드쟁이건 사냥터 칼빵이건 거점전이건 말야.

근데 이게 다양한 이유에 맞물려서 제 기능을 못하고 있지.



2. 이 게임의 PvP 진입 단계


이 게임 시작하면서부터 아 난 PvP해야지 이런 사람도 있을거야.

그런데 그냥 게임 자체를 아무 생각 없이 하는 사람도 많아. 알지?

개발자들은 그런 후자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컨텐츠와 레벨 디자인을 짜는 거라고 봐.

그럼 검은사막의 PvP 컨텐츠는 어떤 과정을 거쳐 진행하게끔 구상되었을까.


1) 사냥터에서 비슷한 애들끼리 비비다가 짜증나서 싸우고,

2) 거기서 PvP좀 재미좀 들려 자결과 붉전에서 익숙해지면서,

3) 시간마다 거점전이라는 메인 컨텐츠를 즐기며 단계를 올려간다.


이게 진입 순서였다고 생각해.

그런데 지금은?



3. 검은사막의 현 상황

지금 이 게임이 어느 정도 고였다는 거는 다 알거야.

어느 겜이건 마찬가지야. 딱히 이것갖고 검은사막 좆망겜이라 할 필요는 없어.

문제는, 검은사막 게임 자체가 '많은 인구수'를 요구하는 게임 시스템을 갖고 있다는 점이야.

즉 사람의 유입이 타 RPG보다 더욱 필요한 게임이라는 거지.


이제 대상을 '신규 혹은 복귀 저스펙 유저'라 가정하고, 위의 진입 단계들을 살펴보자.


1) 사냥터에서의 자유로운 PvP

 - 일단 초보존은 사람이 많이 적지. 부딪힘이 적어. 싸움? 그럴 시간에 채이하는게 더 이득이야.

 - '한정된 자원'을 놓고 싸울 필요 자체가 없어졌다는 거야. 

 - 엄청난 패널티 대비 매우 저조한 리턴도 영향이 있어.


2) 자결과 붉전

 - 검은사막에서 자결로 PvP를 시작한다? 이럴려면 '배운다'는 마인드가 있어야 하는데, 글쎄.

 -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게이머는 즐기면서 배우길 원해. 자결은 그러기엔 알맞지 않지.

 - 붉전은 뭐..


  => 1)&2)를 통해 자연스럽게 PvP를 접한다? 거기서 흥미를 느낀다? 아무리 봐도 어렵지.


3) 거점전

 - PvP 자체에 관심이 많은 유저는 윗 단계들이 없어도 거점전에 참여할 확률이 꽤 있어. 문제는 1단계...

 - 1단계. 사람들이 많이 몰리지만 그만큼 고이기도 했어. 위로 올라갈 필요가 없거든.

 - 스펙차, 보상, 유저 성향 등등 여러가지 문제가 있어. 이걸 시스템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게 궁극적 문제지.

 - 게다가 1)과 2)의 PvP 컨텐츠가 단계별 진입로 역할을 해내지 못하면서 거점전 유입 인구는 줄 수밖에 없어.

 - 결국! 상위 단계의 거점으로의 유저 유입은 더욱 적어질 수밖에 없다.



4. 해결책

많은 유저들이 말하는대로, PvP 완화와 컨텐츠 개선 및 보상 추가 등도 해결책이 될 수 있지.

그렇지만 지금 검은사막은 꽤나 나이좀 먹은 게임이라는 걸 잊어선 안 된다고 봐.

유저 유입은 가면 갈수록 더 힘들어질거야.

그런데 초창기 PvP 기획에 따른 컨텐츠&시스템 구조는 여전히 그대로야.


이런 근본적인 원인을 손 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그래야 PvP 인구층이 확보될 수 있어.

PvP에 관심은 있으나 사다리 구조 문제로 진입하기 부담스러운 사람들(대부분 좀 키우다 롤버워치로 빠지지),

PvP에 관심은 적으나 보다 용이한 접근성과 시스템이 보조해주면 즐겨볼 사람들.

이러한 유저들을 PvP 컨텐츠에 편입시키는 게 필요한 시점이야. 

게임 뉴비 말고도 PvP 뉴비 유입이 필요하다는 거지.


'PvP로의 유인책'을 적극 강화하자! 는 게 핵심 논지야.



1) 1단계 거점

참 말이 많지. 의도는 좋은데, 오히려 상위 거점의 고인물화를 심화시켜버렸어.

좆밥들도 설 곳을 마련해주려는 것 같은데... 사다리 역할이 아니라 또다른 웅덩이가 되어버린 상황이야.


난 차라리 1단계의 스펙 제한을 폐지하는 게 맞다고 봐.

대신 이 역할을 모의 거점전을 집어 넣어서 하게끔 해야 한다고 생각해.

지금 붉전은 냅두고, 단계별 모의 거점전을 내놓는 거야.


실제 거점전과 어느 정도 유사하면서도 빠른 시간에 결판낼 수 있게끔 컨텐츠를 짜되,

현 1단계 거점 이상의 빡빡한 단계별 스펙컷을 만들도록. (피통 같은 것들도 추가)

성장에 도움이 되는 보상도 당연히 추가해야겠지? 

초보 입장에선 안 하면 손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놔야 한다고 생각해.

5:5, 8:8 정도의 적은 인구로도 할 수 있고, 화염탑 같은 부가 구조물들은 자동으로 작동하게.


반응 좋으면 무제한급 모의 거점전도 내놔도 좋을 것 같네. 카프 수급처 등으로.

뭐가 됐건 지금 붉전 같은 인스턴스 PvP 컨텐츠는 저대로 놔둬선 안 된다고 봐.


그럼 사람들이 진퉁 거점전에 참여하려 하겠냐? 라고 물을 수 있지.

따라서 본 제안은 '거점전 시스템 및 보상의 개편'과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어디까지나 거점전이라는 컨텐츠 자체의 매력이 살아났을 때,

그 진입을 도울 수 있는 진입로 역할로서 본 제안의 컨텐츠가 활용되길 바라.



2) 거점전 구조 개편

펄없이 잘 진행하고 있겠지만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건

길드의 좆밥층은 전투에 참여하기보단 잡일을 끌어맡는 게 현 실정이잖아?


난 사람들이 1단계 위로 안 가려는 마음도 어느 정도는 이해가 돼.

누가 게임에서 스펙업 했는데 다시 허드렛일을 하고싶어 하겠어.

팀을 위해서 희생해라? 개인주의가 심화되는 현 시대에 맞는 시스템인지 의문이야.

인구수 폭발하는 롤조차도 픽에서 포지션 문제가 심화되니까 아예 포지션별 지원을 집어넣었는데 말야.


차라리 용병 시스템을 기능공 모집 등으로 바꿔보는 건 어떨까 싶어.

이부분은 워낙 복잡한 문제라서.. 그냥 조심스럽게 의견 한 번 내본거야.



3) 필드 PvP 활성화

하 어렵다 진짜.. 방법이 있는 건가도 싶고.

분명 육식 유저들 말도 일리는 있지만, 이 게임 유저 상당수는 또 그러지 않거든.

개발자 입장에선 정말 어려운 문제라 생각해.


다만 방향만은 이게 아닐까 싶어.

사냥터에서 비비면 채이나 사냥 속도 경쟁을 시킬 게 아니라,

칼 켜서 쎈놈이 먹게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


하지만 그 조정이 어렵다고 펄없 쉴드도 못 치겠는게, 얘네는 딱히 개선 의지를 보이지 않았어.

검은사막의 PvP 근본은 필드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갈등부터 시작되는 건데

얘네는 말로만 철학 철학 떠들면서 이상한 곳에다 똥고집만 부리는 것 같아 마음이 좀 아프다.




<세 줄 요약>

1) 검은사막의 PvP 순환 시스템은 초창기 기획 의도 그대로고, 망가졌는데도 방치한 상태다.

2) 미봉책으로 내놓은 1단계 거점 시스템은 오히려 PvP 컨텐츠의 이중 고임과 괴리감을 유발시켰다.

3) 1단계의 스펙 제한을 '폐지'하고, 그 기능 및 목적을 모의 거점전 같은 인스턴스 컨텐츠를 추가해 '이전'시켜야 한다.

(+ 검은사막 PvP의 근본인 필드 분쟁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 당연히 거점전의 보상과 같은 전체적인 개편도 이루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