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1주일에 한두번 거점전을 따라가고 있어요.
물론 누굴 때릴만한 능력은 못되지만 그냥 와서 화염탑 올라타고 방구만 뿡뿡 뀌면 된다고 해서 놀러가고 있어요.
오늘도 역시 방구나 뀌면서 놀아야지 하고 따라갔는데 왜 아무도 저한테 화염탑 타라고 이야기를 안할까요.
화염탑엔 이미 다른 주인이 들어가서 불방구를 뀌고 있더라구요.
순간 이 험한 세상에 맨몸으로 떨어졌다는걸 느꼈어요.
허겁지겁 음식도 먹고 흑정령 버프도 쓰고 정령석도 쓰고 나름대로 최대한 준비를 하고 방벽 뒤를 노려보면서 센척하고 있었어요.
그랬더니 하나둘 적 길드원들이 오기 시작했어요.
저는 앞뒤 안가리고 평소 안쓰던 마법까지 모조리 쓰면서 마법 한번 쓰고 죽고 쓰고 죽고를 반복했어요.
그러다 처음으로 적 성채도 구경도 하고 몇대 두들기기도 했구요.
열심히 때리는데 흠집도 못내니까 적 길드원분들도 제가 불쌍했는지 그냥 놔두기도 하더라구요.
결국 마지막에 우리 화염탑 주인이 답답했는지 뛰쳐나가시길래 제가 다시 화염탑을 붙잡고 불방구를 뀌었지만 이미 승패는 갈린 상태였어요.
아마 앞으로도 화염탑이나 열심히 타야겠지만 오늘은 처음으로 맨몸으로 원없이 싸워봤네요.
재미있는 날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