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카벙클 서버에서 소환사 주직으로 플레이하고 있는 소고입니다.

조금 전 무작위 임무: 숙련자에서 파티가 해산되었고, 
해산 과정에서 그 연유를 사사게에 올리겠다는 언급이 있어
저도 제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 글을 씁니다.




던전 총 진행 시간


(아래의 ACT 기록은 던전 진행 14분 38초 시점의 것입니다.)


글에 등장하는 사람

암흑기사님 (파란색으로 블라인드 처리했습니다.)
백마도사 (쭈종)
닌자 (벚꽃꿀)
소환사 (소고)

* 저를 제외한 다른 세 분의 서버는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 저는 백마도사, 닌자 모두 60레벨입니다.



1. 개요

파요일을 앞두고 주제한 석판을 다 모으지 못해 접속했습니다.
다른 할 일이 있어서 편하게 돌고 싶은 마음에 아이템 레벨이 가장 높은 소환사로 매칭을 넣었습니다.

구브라 환상도서관 (어려움) 에 매칭되었습니다.
몰이 구간이 많고 클리어 타임도 빠른 던전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진행했습니다.

파티 구성은

암흑기사님, 쭈종 님(백마도사), 벚꽃꿀 님(닌자), 그리고 저였습니다.



2. 분쟁이 일어나게 된 배경


출발 전 매칭을 기다리는 동안 심심풀이로 집앞의 허수아비를 치느라 ACT가 켜져 있었고,
던전 중반에 미터기를 보는데 뭔가 이상했습니다.



(그림 #1: 5분 59초 시점의 미터기)

던전 시작 후 약 6분이 지난 시점의 미터기입니다.


* 문제 1. 벚꽃꿀 님 (닌자)

닌자님께서는 천동 13주차를 앞둔 시점에서 기동 시절에 못 미치는 딜링을 하고 계셨습니다.
DPS 1천은 법전무기 들고 구브라 일반 가도 뽑습니다.
'학자로' 조율 던전인 식물원만 가도 나오는 수치입니다.




(그림 #2: 화둔이 없어...? 14분 넘도록 생사가 단 3번...? 마무리 일격 1번...???)


물론 제가 소환사라서 딜파이를 많이 먹었을 수는 있겠습니다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다른 닌자분, 혹은 딜러분들과 함께할 때에는 이런 일이 전혀 없었거든요.
스킬 사용 내역을 보면 실력 부족을 떠나 아예 닌자라는 직업에 대한 이해가 없으시다는 점을 엿볼 수 있습니다.



* 문제 2. 쭈종 님 (백마도사)

더구나 시간에 5분 59초가 찍혀 있음에도 백마도사님의 DPS가 0이었습니다.
저도 힐러로 무숙을 갈 때면 도트힐과 딜링이 가장 좋은 백마도사로 매칭을 넣는데,
이 미터기로 미루어 보아 홀리나 에어로가는커녕 심판조차 한번도 쓰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6분이면 심판 3번을 쓸 시간인데 어째서 그 꿀스킬을... 혹시 무숙에 직업퀘도 안 깨고 오신 것은 아닌지...

백마도사님의 문제는 비단 딜링에만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그림 #3. 케알가 Swings 32.....)

구브라 하드에 가셨던 경험이 있으신 분은 아시겠지만
해당 던전에서 케알가를 쓸 만한 상황은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암흑기사님 머리 위에 계속 케알가 이펙트가 보여서 의아했는데,
던전 종료 후 미터기를 보니 백마도사님께서는 전혀 필요 없는 구간에서까지 계속 케알가를 사용하셨습니다.



(#그림 4: 단일, 2인 대상으로 케알가를 마구 사용하시는 백마도사님의 스킬 사용 기록. 일부를 발췌한 것으로, 위아래로 더 많이 있습니다.)



(#그림 5: 백마도사님의 전체 스킬 사용 기록. 심판 어디... * 참고로 성전 태세는 총 5번 누르셨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런 부분을 커버할 만큼 딜이 잘 나오고 있었고,
무숙 딜때문에 복장 터지는 게 하루이틀 일도 아니라
그러려니 하고 계속 던전을 진행했습니다.





3. 문제 발생


막넴 앞에 도달했습니다. 
저는 계속 3천 이상의 DPS를 유지한 상태였고, 닌자님, 백마도사님은 여전히 비슷한 수치인 상태로 진입했습니다.

구브라 환상도서관 (어려움) 의 마지막 보스인 스트릭스에게는 '토네이도의 창' 이라는 기믹이 있습니다.
맵에 생성되는 암흑 AoE에 올라가서 과중력 디버프를 받아 토네이도에 휩쓸리지 않도록 해야 하며,
올바르게 처리하지 않으면 최대 체력 이상의 대미지를 받아 사망합니다.

그런데 백마도사, 닌자 두 분 모두 이 기믹처리를 하지 않으셨고,
당연히 두 분은 즉사했으며, 힐러가 없으니 당연히 전멸했습니다.




(그림 #6: 닌자님, 백마도사님의 사망 로그)


두 분이 죽고 난 뒤에도 최대한 대미지가 덜 들어오도록 기믹을 전부 처리하며 후반까지 갔지만, 
암흑기사님께서 거리 반비례 광역기에 가까이 접근하신 상태로 피격된 후 체력이 급격히 빠지면서 사망하셨고, 
이윽고 저도 메테오를 보고 사망했습니다. 사망 시점의 보스 체력은 10% 초반대였습니다.




전멸 후 최종 미터기입니다.




4. 분쟁 발발


기믹을 실수하신 후, 채팅창에는 다음과 같은 사과 내용이 올라왔습니다.




전멸 후 이어진 다음 대화는 가감 없이 이미지로 첨부하겠습니다.
* 가독성을 고려해 중간의 루팅 결과나 다른 링크셸 채팅 등은 전부 삭제했습니다. 파티원이 한 채팅 내용은 한 줄도 빠뜨리지 않고 모두 넣었습니다.



* 이후 백마님은 탈퇴하지 않고 접속 종료, 닌자님은 파티 탈퇴, 이어서 암흑기사님도 파티를 탈퇴하셨습니다. 저는 계속 파티에 남아서 3명 보충 후 클리어했습니다. 



제가 평소에 보는 미터기는 이거였습니다.







4. 맺으며

무작위 임무 '숙련자' 라는 말은 장식으로 붙어 있는 게 아니라거나
다인 파티에 모르는 사람이랑 매칭이 됐으면 최소한의 예의만큼은 하라거나
복귀자가 벼슬이 아니라는 말 같은 건
이제 무숙 관련 사사게 글에서 하도 보셔서 식상하실 겁니다.

기믹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두 분은 던전 내내 보통 '1인분' 이라고 하는 평균적 수치의 반에도 못 미치는 플레이를 하고 계셨고
저는 이에 대한 부족분을 채워야 한다는 것에 계속 답답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대체 무슨 죄를 지었길래 밤중에 등에 짐 하나씩 얹고 사역을 해야 했던 걸까요?

사실 무숙을 돌다 보면 이런 경우는 제법 자주 발생합니다.
하지만 누가 1천을 뽑든 700을 뽑든 제가 더 열심히 하면 그만이고
탱 살아있고 힐 살아있으면 시간이 더 걸려도 깨긴 깹니다. 못 깨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한번도 무숙에서 딜 부족에 대해 언급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위에서 미터기 운운을 하기는 했지만, 실제로 저는 두 분께 딜 지적이라고는 요만큼도 안 했습니다.
홀리, 심판은 플레이 도중에 딱 눈에 보여서 대표격으로 말씀드린 거고요.
이 글에 첨부된 ACT 내역은, 본인들이 인지하지 못하고 계실 뿐 
제가 화날 만한 일이 던전 내내 충분히 벌어지고 있었다는 걸 증명하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습니다.

다만 제가 저렇게 말씀드린 것은
딜이나 힐이 부족한 것도 모자라 아예 파티를 전멸시키는 실수를,
그것도 전혀 기대를 배신하지 않고 두 분이서 나란히 하시는 것을 보고 화가 나서 그런 겁니다.
한술 더 떠서, 거기에 '사과했는데 왜 난리냐' 는 태도를 보이시는 걸 보고 더 화가 난 거고요.

"그럼 게임에 복귀유저는 못끼는건가요?"
"뭔데요 그게 뭘 그렇게 실수를 했으면 말해주세요"
"복귀입니다"
"아니 왜 저희가 잘못한걸로 몰아가시나요 ?"
"기분 잣같아서 못하겠네요"
"..저도 같이 올릴게요"
"전에 파판때랑 분위기가 너무 다르네요"

거듭 강조하지만 딜 지적하자고 올린 글 아닙니다.
말씀하시는 걸 보니 본인들이 뭘 잘못하신 건지 모르시는 것 같아서 올리는 겁니다.
게임 화면에 ACT 화면 띄워드릴 수는 없잖아요.
언제 하시다 복귀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신생때도 케알가는 있었고 못하면 쓴소리 들었습니다.






저도 잘못한 점이 있습니다. 
그냥 참고 넘어갔으면 1트를 하든 몇트를 하든 어쨌든 깨긴 깼을 겁니다.
제 도량이 넓질 못해서 억울한 걸 못 참고 괜히 안 일어날 일 벌인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무튼 화를 못 이기고 정색한 점에 대해서는 반성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분쟁 일어난 파티에 제3자로 끼어서 귀중한 시간 버리신 무고한 암흑기사님께 가장 죄송스럽습니다.
남아서 깨고 가셨으면 했는데 기분이 상하셨는지 사과드릴 틈도 없이 나가시더라고요.
이 글을 빌어 사과 말씀 드립니다.
따로 연락 주시면 음식값이라도 챙겨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제가 이 긴 글을 작성하는 동안 백마도사님, 닌자님의 글은 올라오지 않았는데,
해당 던전에서 있었던 사실과 채팅 내용은 이 글에서 대부분 빠지는 곳 없이 정리했으므로
혹시 두 분의 새 글이 올라오거나 하더라도 당사자 게시글 안에서 피드백 하도록 하겠습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8/29 01:24 : 게시 직후 암흑기사님 닉네임이 가려지지 않은 부분이 있어 바로 수정했습니다. 죄송합니다.

+ 8/29 06:54 : 마지막 메테오는 운석 뒤에 숨으면 됐는데 근 몇달간 그 기믹을 본 적이 없어서 잊고 있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던전에 전멸기가 있다는 게 이상한 건데(...) 덧붙여 소환사가 부활이라도 해서 그냥 갔으면 되지 않았냐는 의견도 있었는데, 황당함에 살려야겠다는 생각을 못하고 끝났습니다. 고려하지 못했던 점에 대한 지적 감사드리며 이러한 부분을 일부 본문에 반영했습니다.

+ 8/29 08:08 : 쭈종 님께서 올리신 글, 거기에 달린 댓글 잘 읽어보았습니다. 지금은 삭제되었지만(아카이빙은 못 했습니다) 백마님께 딱히 더 드릴 말씀은 없네요.
제 말투에 날이 섰다는 의견을 주신 분은 몇 분인가 계셨는데요. 제 말이 '폭언'이라고 표현할 만한 수준이라는 건 공감하기 어렵습니다만, 조금 더 좋게 말할 방법이 있었다는 데는 동의합니다. 이번 사례를 교훈 삼아 너른 마음으로 플레이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전멸 후 최종 미터기 추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