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한테 듣고 읽어보고 오는 길이에요

출처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micateam&no=1654194&page=1

ㅡㅡㅡ

좀 더 살을 붙이자면
1세대 대장 AN-94가 사망 후, 남은 소체나 마인드맵 조각으로 다시 구축한게 2세대이자 현재 AN-94라는 가정임.
AK-12와 RPK의 근본적인 대립원인은 12 이전에 있다가 사망한 리벨리온의 이전 소대장에 있음.
편극광을 보면 RPK가 AK-12한테 노골적으로 1세대 대장의 죽음이 AK-12탓이라고 쏘아붙이는 부분이 있고
AK-12도 그 부분은 어느정도 수긍하는것으로 보임
그런데 이번 RPK의 배신 직전의 행보가 상당히 단서를 더해줌.
안젤리아를 막아보려다 실패하고, 결국 예정된 배신과 이별을 앞두고 굳이 마지막에 찾아가서 이야기 나누는게 15도 아니고 94라는 점.
해당 챕터의 화자가 RPK이고, 하필 제목이 추억이라는 점.
아마도 이는 RPK만의 일방적인 추억회상이라고 생각되는데, 왜냐하면 AN-94의 입장에서는 이 대화가 추억일 이유가 1도 없기 때문.
대화 내용을 보면 AN-94가 대장에 더 적합하다고 RPK가 말하는데, 이는 1세대 대장이 AN-94였고 다른 소대원을 챙겨주는게(소대원들 탄 챙기고있음) 2세대로 다시 태어나고서도 똑같다는점에서 RPK를 아련하게 만든것이 아닌가싶음.
근데 여기서 AN-94는 자신이 '대장'에 적합하지않다며 AK-12를 믿는다고 반론하는데 RPK의 반응이 좀 뭐랄까, 꼭 옛날 자기 애인을 NTR당한것마냥 씁쓸해하면서 AK-12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함.
AK-12의 영향을 받기전의 AN-94를 안다는거잖아?
1세대 대장 AN-94는 이상적인 지휘관이자 인격적으로 따뜻한 어미였고, AK-12와 RPK가 나란히 AN-94를 어미처럼 따랐다고 생각해보자고.
AK-12의 실수, 혹은 트롤링이 있었고
그걸 만회 또는 AK-12를 구하느라, AN-94가 파손/사망
이때 지휘에 필요한 모듈/마인드맵이 비가역적으로 손상
이후 되살린 2세대 AN-94는 아무것도 기억못하고, 예전처럼 지휘도 못하는 지금의 물리전문 소대원이 되었고
AK-12는 책임감+AN94에 대한 부채의식으로 대장직을 수락하면서 AN94를 자기 페어로 데리고있는게 아닌가 하는 추측
RPK는 AN94를 지 손으로 죽이고도 2세대 AN94까지 자기손안에 두는것에 분노를 품었을거라는 추측
이렇게 두고보면 이 추억 스토리가 상당히 의미심장해지는 스토리가 되는데
2세대 AN-94가 사실 RPK의 마지막 저지선이 아니었느냐 하는 부분임.
애시당초 RPK가 인간답게 '죽고'싶다고 하는게
만약 2세대 AN-94를 매일같이 보면서 뒤틀린 결과라면?
생각해봐 누구보다 좋아했던 선배이자 대장이 죽었어.
'인형'이라 다시 재조립하긴 했는데,
겉모습도 부품도 다 똑같은데 기억도 못하고, 예전처럼 당당하지도, 지휘하지도, 따뜻하게 날 '케어'해주지도 않아.
그런데도 이따금씩 보여주는 15와의 2인 '지휘' 전투나(15랑 할때보니 지휘도 잘하던데요? 하는부분)
소대원들 군수품을 혼자 묵묵히 챙기는 모습같은거에 자꾸만 옛날생각이 나는거임.
그래서 최대한 배신하고싶지 않아서 안젤리아 뜯어말리다가
마지막으로라도 자기가 정말 좋아했던, 이젠 없지만 인형이라 여전히 있는 대장을 보러와서
아무것도 기억못하는 대장에게 거꾸로 케어해준답시고
혼자만의 추억을 삼키는거지
근데 누구보다 증오하는 AK-12를 맹목적으로 믿는 그 모습에 RPK는 다시금 뼈저리게 깨달아버리고 마는거야
내 앞에 있는건 대장 AN-94가 아니고
그저 인간의 필요에 의해 죽음조차 박탈당한 AN-94 라는걸
리벨리온과의 감정은 더없이 진실되고 소중하지만
이제 RPK에게 있어 더 있어봤자 괴롭고 후회만 가득한 소대라는 결론이 이 순간 나온걸지도 몰라
그래서 AN-94 대장처럼, 또 응당 AN-94가 취했어야할 존엄한 최후에 집착하면서, 인간이 되기위해 패러데우스로 커밍아웃한거지.
+ 배신직전, RPK는 AK-12가 저지른 것 중 2번째로 큰 실수가  자기를 후속대장으로 지정하고 리타이어한것이라고 함.
가장 큰 첫번째 실수는 AN-94를 죽게만든것이라고 가정하면, 이 케케묵은 분노도 설명이 되고 굳이 이 시점에서 첫번째 실수를 언급한것도 설명이 됨.


마지막으로
AN-94 : ~1994년까지 개발, 1995년부터 채용
AK-12 : -2010년까지 개발, 2014년부터 채용
RPK-16 : AK-12기반으로 2016년부터 채용

ㅡㅡㅡ

우중이가 다루고 싶은 내용들이 점점 나오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너무 즐겁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