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제2제대장인 스콜피온이 공격명령을 개시하자 다른 지휘관소속인 IDW도 같이 공격을 시작했다. 적 보스인 스케어크로

우의 선발은 기동성이 좋은 스카웃부대로 사격술이 높지않은 2제대에겐 치명적일수도 있었지만 스카웃은 어찌된 일인

지 정면으로만 공격해 왔다. 방어력도 낮은데다 한데 뭉쳐있었기 때문에 기관단총과 권총이 전부인 화력에도 몰살시킬

수 있었다.


"헛수고(무다)! 헛수고(무다)!"


오랜만인지 처음인지 스콜피온은 치열하면서도 쉽사리 적의 공세를 막아내자 전의가 타오르기 시작했다. 스카웃을 물

리치자 다음 후속부대로 프라울러들이 대거 나타났다. 한눈에 봐도 100여기에 가까운 숫자였지만 낮은등급의 프라울러

들이라서 쉽사리 막아낼수 있었다. 하지만 기관단총의 화력으로 100여기나 막아내다보니 금새 탄약이 고갈되고 있었다.


"조금만 더 버텨! 곧 아군이 올거야!"


스콜피온은 자신이 포로로 잡혔을때처럼 아군이 올거라고 믿어의심치 않았다. 무엇보다 보스가 나타났기 때문에 안 올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스콜피온! 리퍼들이야!"


미키(mk23)의 말에 수십명의 철혈인형병사인 리퍼들이 나타났다. 탄약이 소진되기 직전이었고 거리가 아직 멀어서 드

문드문 총을 쐈지만 여타 리퍼들과 다르게 스케어크로우가 직접 조종해서인지 산악지형을 잘 이용해서 숨거나 피하여

진격해 오고 있었기에 피해는 거의 없었다. 때문에 스콜피온은 극히 드물게도 머리를 써야 했다.


"사격중지! 내가 신호할때까지 쏘면 안돼."


옆집 인형인 IDW도 지금 상황에선 스콜피온의 명령을 따를수밖에 없었다. 스콜피온은 다른 애들보다 더욱 적에 가까운

 곳에 위치하면서 양손에 든 자신의 기관단총을 쏠 준비를 했다.


"스콜피온.."


IDW가 걱정을 했지만 스콜피온은 믿는구석이 있어보여서 지켜보기로 했다. 리퍼들이 어느새 사거리안으로 들어오자

맨앞에 있는 리퍼부터 공격을 시작했다. 아직 먼거리인데다 리퍼의 무기로는 스콜피온에게 제대로 닿지 않았고 몇 발

정도가 스콜피온이 있는곳에 떨어졌지만 그 정도는 가볍게 피했다. 하지만 리퍼들이 사거리안으로 들어오는 숫자가

많아지자 더욱 공격이 거세어져 갔다. 그러자 더욱 빠르게 피하던 스콜피온의 옷자락과 피부에 작은 상처들이 생겨나

기 시작했다.


"아직이야? 스콜피온,"


스펙터(스펙터m4)가 묻자 스콜피온은 조금만 기다려 달라며 적의 공격을 맨앞에서 피하고 있었다. 이미 리퍼전원이

 자신들의 사거리에 모두 모이게 되자 '뭉쳐있는' 형국이 되었다.


"지금이야! 공격! 갖고있는 화력까지 다 퍼부어!"


스콜피온이 제일 먼저 소이탄을 던지며 사격을 개시하자 사라(stg44)가 유탄을 쏘았고 미키는 아군전원에게 화력을

 상승시키는 능력을 사용했다. 그리고 베레타가 마지막으로 섬광탄을 던지자 뭉쳐 있었던 리퍼들이 대혼란을 일으키

며 아비규환을 만들고 있었다. IDW도 스콜피온의 투지에 화답하듯 약한 화력의 공격이라도 열성적으로 퍼부었다. 그

 노력이 헛되지 않았는지 다 죽어가거나 소이탄과 유탄에 화상을 입은 리퍼들을 마무리 지을수 있었다.


"우냐냐냐냐냐냐!"


그때 그들의 머리위로 낙하산이 나타난것을 볼수없었지만 보스인 스케어크로우는 볼수 있었다. 당당하게 모습을 드

러냈기 때문이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그리고 죽어주세요."


그때 스콜피온이 발끈했다.


"난 구면이잖아! 벌써 잊었냐!"


스케어크로우는 자신의 손아귀에서 도망친 유일한 인형이다보니 평소처럼 습관적인 인삿말을 건넸던 것이다. 때문

에 잠깐 스콜피온을 주시하던 스케어크로우는 곧 하찮은 존재라 여기며 시선을 돌리고 무시했다.


"무시했냐?! 무시했겠다!"


철혈의 보스라지만 스케어크로우 하나뿐이고 자신들은 여럿이라 충분히 제압할수 있을것처럼 보였지만 그랬다면

스콜피온이 포로로 잡히는 일이 없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전원의 탄약이 한번의 공격으로 소진할 위기였다.


"어이! 나로 말할것 같으면!"


'비이융!'


스콜피온이 아군이 도착할때까지 시간을 끌어보려다 스케어크로우의 주변에 날아다니는 드론하나가 빔공격을 했

다. 약간 상처를 줄 정도였는지 미세하게 각도가 빗나가 있었고 스콜피온의 반사신경때문에 간신히 피할수 있었다.


"허수아비주변엔 까마귀가 항상 날아다니지."


스콜피온의 시간끌기를 눈치챘는지 3개의 공격용 드론이 스콜피온을 비롯한 아군들을 노리기 시작했다. 아까의 공

격으로 볼때 명중률이 상당한것 같지만 적어도 IDW포함해서 3명은 당장 피해가 없을것 같았다. 그때 스펙터와 IDW

가 스콜피온의 주변에 모여들었다.


"너희들?!"


스펙터는 굳은 다짐을 하듯 대답했다.


"우리들이 여기서 가장 빠르잖아? 한번이라도 저 보스의 공격을 피하고 우리가 반격하면 승산이 있어."


"나, 나도 빠르다냐! 믿어봐라냐!"


스케어크로우의 저 까마귀같은 드론의 공격은 총알보다도 빠르고 정확했다. 인형의 육안과 몸놀림이 뛰어나다지만

 그 이상의 능력으로 대처해야 살아남을수 있었다.


"모두 들었지? 우리들이 스케어크로우의 공격을 피하는 즉시 공격하라고!"


2제대는 말없이 끄덕였다. 스케어크로우는 스콜피온들에게 기도할 틈을 줄 생각이 없는듯이 단호하게 공격을 시작

했다.


'비융!'


'비비융!'


"흐라압!"


"우냥!"


"하압!"


세명이 회피를 시도하자 3개의 빔중 하나가 스펙터의 몸을 대각선으로 훑고 지나갔다. 그나마 실력과 육감, 천운으

로 인해 공격이 얕아서 부상으로 끝날수 있었다. IDW는 자신의 지휘관이 위협을 주는것으로 여겨서인지 인형의 몸

놀림이상의 속도로 완벽히 피했지만 스콜피온은 거의 공격을 피할즈음에 다리에 공격을 당하고 말았다.


"큭!"


스콜피온과 스펙터의 부상에 머뭇거릴뻔한 인형들은 제대장의 명령이 프로그램화 되어준 덕분에 반사적으로 공격

할수 있게 되었다.


"난 허수아비처럼 움직이지 않고 싸우려 했건만."


스케어크로우는 부츠에 장착된 부스터를 이용하여 유령이 움직이듯이 가볍게 공격을 피해내었다. 안그래도 사격실

력이 떨어져서 흠집이라도 내지 못했다.


"스콜피온! 탄약이!"


사라의 말마따나 더이상 방도가 없어진 것을 안 스콜피온은 그래도 아픈다리를 짚고 일어섰다. 그때 IDW가 부축해

주었다.


"도망가. IDW, 넌 우리팀도 아니고 억지로 목숨을 걸 필요가 없어. 너라면 도망칠수 있다고."


IDW는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아니다냥! 이래뵈도 난 경호용으로 태어난 몸이다냐! 지킬 상대를 두고 어떻게 도망치냐!"


스콜피온은 살아서 돌아간다면 반드시 이 아이에게 한턱쏘기로 맹세했다. 그러나 이들의 훈훈한 모습을 냉정하게

부숴버리려는듯, 스케어크로우가 다시 공격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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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아아아아아아아악~!"


나는 추락하는 것도 아니고 아킬리나(ak47)에게 매달려 낙하산으로 천천히 내려오고 있음에도 내가 고소공포증을

지녔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으며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시끄러, 지휘관. 곧 산맥이라 금방 내린다고."


아킬리나의 낙하산에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아킬리나가 꼳 안아준 상황이라 팔을 풀면 난 바로 떨어져서 죽는 것이

다. 물론 그런일은 없겠지만 아킬리나의 표정을 보니 장난을 칠것같은 표정을 읽었다..


"아킬리나! 여기서 장난치면 안돼!"


"알았다고 지휘관."


아킬리나는 다행히도 위험한 장난은 치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의미로 위험하고 난감한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부욱, 부욱,'


아킬리나의 풍만하면서도 탄력있는 가슴을 내 등에 문지르기 시작한 것이다.


"무슨 짓이야?!"


"지휘관이 너무 무서워 하니까 긴장을 풀어주려는 거야. 아무한테나 해주는게 아니니까 감사히 여기라고."


오히려 긴장이 더욱 조여왔다. 그렇다고 뿌리친다면 즉사여서 아무것도 할수없는 난감한 상황이 되었다. 낙하산으

로 내려갈때 나강의 본대가 아슬아슬하게 스콜피온이 있는곳에 다가가기 시작했고 스콜피온도 치열하게 적들과

싸우다가 곧 보스인 스케어크로우와 조우하는 것을 보았다. 왜 우리팀에 남의 팀 소속인 IDW가 있는지는 모르나

IDW를 비롯하여 2제대에서 가장 몸놀림이 빠른 스콜피온과 스펙터가 나서는것을 보게 되었다.


'이녀석들, 아군을 위해 보스의 공격을 막아내려는가?'


스케어크로우의 주변을 까마귀처럼 날아다니는 드론이 정밀한 공격을 시작하자 2명이 부상을 당했지만 기적적으

로 목숨을 건졌다. 그리고 그 애들의 후방에서 아군의 공격이 시작되었지만 스케어크로우는 보스답게 가벼운 발놀

림으로 모두 피해냈다. 하지만 애들의 탄약이 소진되고 스케어크로우의 공격이 다시 시작되려고 할때 나강이 지시

했는지 그레타(G3)와 그리즐리가 장(mp40)의 몸을 들어 스케어크로우쪽으로 힘껏 던졌다. 장이 가장 멀리 날아갈

즈음에 공중에서 자신의 소이탄을 힘껏 던졌다. 스케어크로우는 소이탄이 날아오는 소리는 포착해서 피했지만, 소

이탄병이 땅에 떨어져 깨지면서 커다란 화염이 스케어크로우를 덮쳤다. 하지만 빠른 스피드로 피해낸 스케어크로

우는 약간 그슬렸을 뿐이었다. 그리고 장은 소임을 끝내고 산자락부근에 떨어졌다.


"어리석은 놈들. 양쪽에서 공격한다고 날 이길수 있을것이라 생각했나?"


스케어 크로우는 그렇게 말하며 까마귀드론 하나를 스콜피온으로 겨누게 했고 나머지는 나강제대를 향하게 했다.

2제대는 어차리 탄약이 다 떨어져서 하나만 갖고도 천천히 죽이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킬리나.. 여기서 날 내려줘."


아킬리나는 좀전까지 높은곳이 무섭다며 소릴 지르던 지휘관이 갑자기 정색하자 의아했다. 물론 아래쪽 상황은 이

해가 갔지만..


"지휘관 아직 30m라고, 적어도 10m까진 내려가야.."


난 아킬리나에게 단호하게 말했다.


"지금 내려줘야 해. 이건 '명령'이다."


아킬리나는 인간의 명령을 따라야한다는 프로그램을 넘어서 더 절대적인 압도감이 지휘관의 목소리로부터 느껴졌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팔을 풀고 말았다.


"앗, 지휘관!"


난 오른편에 착용한 검을 미리 꺼내들고 낙하자세를 취한뒤 정확히 스케어크로우의 머리쪽을 향해 떨어졌다.


"하아아아아압!"


난 왼손에 든 검을 잡고 낙하의 힘으로 빠른 회전을 하며 스케어크로우를 향해 공격을 시도했다. 정확히는 스케어크

로우의 머리가 아닌 까마귀드론이었다.


'빠캉!'


낙하력과 회전력, 그리고 검의 정확성과 '반드시'라는 나의 의지가 합쳐지며 일격에 스콜피온을 겨누던 드론을 베는

데 성공했다. 스케어크로우의 드론은 보스가 사용하는것 답게 상당히 견고했으며 중력을 이용한 비행능력때문인지

내 검에 베이고도 떨어지지 않았다. 때문에 30m에서 낙하하는 나의 추락을 어느정도 막아주는 기능(?)을 해주었다.


"....?! 누구냐!"


스케어크로우는 예상치 못하게 하늘에서 공격이 들어오자 당황했으며 자신이 상당히 아끼던 까마귀 중 하나가 파괴

되자 분노와 절규가 느껴졌다.


"인간.. 지휘관?!"


인간이 직접 전장에 오는것도 극히 드물었지만 무기가 검이라는것에 요즘 소문이 나도는 그자라는것을 알게 되었다.


"인간이.. 그것도 지휘관이 직접 오다니. 아는가? 지휘관인 니가 죽게 되면 네 수족들은 아무것도 못한다는 것을!"


그때 스케어크로우의 입을 가린 마스크에 누군가의 검지손가락이 닿았다.


"당신은 저처럼 조용한것을 좋아하는줄 알았는데 오늘따라 말이 많네요?"


긴 흑발에 올리브색 군복을 입은 여성이 나도 눈치채지 못하는 고요함으로 어느새 스케어크로우에게 다가가 있었다.

 스케어크로우도 얼마나 놀랐는지 드론 2개가 남았음에도 발차기를 시도할 정도였다. 인형으로는 비교적 신체의 몸놀

림이 느린 편이었는지 스케어크로우에게 다가간 여성이 충분히 피해낼수 있었다. 그녀는 나와 스콜피온들에게 엎드리

라는 말을 외치곤 자신도 바로 납작 엎드렸다. 나역시 땅으로 꺼지는 속도로 바닥에 납작 엎드리자 스케어크로우의 발

밑에서 섬광이 뿜어져 나왔다.


"폭탄인가?!"


나도 궁금했지만 폭탄특유의 굉음이 울리지 않는것으로 보아 섬광탄인것 같았다. 그래서 본능적으로 눈을 감았는데도

 환해질만큼의 섬광이 터져나왔다.


"아악, 내 눈!"


스콜피온의 제대에 있는 애들도 폭탄인줄 알았는지 약간 실눈을 뜨던 스펙터와 IDW, 그리고 큰 눈망울때문에 눈감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렸던 베레타가 섬광때문에 시야가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나마 IDW는 해를 정면으로 볼수있는

 고양이눈을 지녔기에 금방 적응을 하며 일어났다. 하지만 섬광탄이라는 것을 전혀 예상치못한 스케어크로우는 나머

지 두개의 드론을 정확성이고 뭐고 사방으로 난사했다.


"죽어! 죽으라고!"


아무렇게나 난사하는것처럼 보였지만 적이 자신에게 다가오지 못하는 각도로 드론공격을 펼치고 있었다. 하지만 모

두들 다가갈 생각은 없었고 그저 총으로 공격할 뿐이었다.


"지휘관님! 피하세요!"


어느새 일어난 장이 공격을 시작했고 엎드려 있던 흑발의 여성도 같이 공격에 참여했다. 그제서야 그녀가 누군지 알

게 되었다.


"슈샨(水仙)?!"


예전에 방문한 찻집아저씨의 양녀인 64식 모델인 인형이 왜인지 이곳에서 전투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곧 본

대인 나강의 제대와 4제대가 나타나 공격을 시작했고 사격술과 화력이 형편없더라도 숫자로 밀어붙이고 있었다. 스

케어크로우도 눈이 보이지 않아, 정밀한 회피와 공격을 할수없게 되자 점차 데미지가 쌓여갔다. 그때 나는 공격할 틈

을 발견해서 검을 들고 스케어크로우에게 다가갔다.


"하아아아아아앗!"


스케어크로우는 자신을 공격하는줄 알았는지 내 목소리가 들리는쪽으로 까마귀를 조준했지만 그녀는 나에 대해 모

르는게 있었다. 난 '허수아비'가 아닌 까마귀를 노린 것이다!


'비융!'


'빙!'


난 까마귀들이 나를 노리는 순간에 맞춰 재빨리 앞으로 굴렀다. 스케어크로우는 단순하게 행동하는 인형들만 상대하

다보니까 변칙적인 내 움직임에 당황한 것이다.


"하아압!"


구르는 순간 까마귀들의 공격이 끝났고 그 틈을 노려 재빨리 도약한후 일격에 수평베기를 하여 두 까마귀를 베어내

었다.


'빠카강~!'


스케어크로우가 자신을 지키기 위해 두 까마귀를 가까이 둔것이 다행이었다. 첫번째처럼 두동강은 내진 못했지만 까

마귀들의 전투불능은 확실하게 해놓았다.


"인간지휘관!"


스케어크로우는 지휘관만 잡으면 상황을 모면할수있을 것이라 여겨 직접 움직였지만 64식, 즉 슈샨의 공격이 정확하

게 스케어크로우의 몸체를 모두 맞췄다.


"크헉!"


스케어크로우는 인형이라도 즉사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지만 그렇더라도 보스답게 쓰러지지 않고 버티며 서 있었다.

 바로 그때,


'타타타타타!'


몇발의 총탄이 박히자 그제서야 스케어크로우는 뒤로 쓰러지고 말았다.


"아앗, 아직 총알이 남았다냐!"


IDW가 마무리 하면서 어렵게 승리로 끝났지만 스케어크로우는 여전히 숨이 붙어 있었다. 그리고 여러 지휘관소속들

의 전술인형들이 나타나 포위했다. 그러나 헬리안의 홀로그램이 뜨기 시작했다.


'철혈인형 sp65'스케어크로우', 네 대항수단은 이제 전무하다. 즉시 항복하고 우리의 처분을 받아라.'


마스크가 부숴지며 드러난 스케어크로우의 얼굴은 여타 인형애들과 다를바가 없었다. 그래서인지 순순히 항복을 했

으면 좋겠다.


"후우.. 이게 내 마지막인가?"


스케어크로우는 하찮게 여기던 전술인형들에게 둘러쌓여 있었다. 특히 얼마전에 포로로 삼은 스콜피온과 약하기로

소문난 IDW, 그밖의 인형애들도 거의 2성급이었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얼굴이 허탈한 표정으로 보였다.


'포기해라. 너희들이 무슨 목적으로 이러한 일을 벌였는지는 모르지만 결국엔 헛수고였으니.'


헬리안은 비록 철혈을 적대시하며 싸웠지만 인형자체에 대한 애정이 있어서인지 되도록이면 생포하려는것 같았다.

 헬리안은 스콜피온이 잡혀있을때 발설한 내용이 모두 거짓이라며 여러가지로 무의미한 일을 벌인것이라며 스케어

크로우의 멘탈을 낮추려 했지만 그녀의 얼굴엔 미소비슷한것이 생겼다.


"거짓? 전부 그렇진 않아."


그녀는 그리폰인형들이 단순하고 일정한 패턴을 갖추고 있어서 거짓을 얘기하더라도 진실이 숨겨져 정보를 알아냈

다는등의 말을 했다.


'그건 우리 기술의 기밀사항일텐데? 네가 어떻게 알고 있는 것이지? 네 정체는 무엇이냐!'


스케어크로우는 힘겹게 대답했다.


"난 그저 철혈에서 온 말단일 뿐이다. 그리고 결코 인류에 굴종하지 않는 도구이기도 하지."


스케어크로우의 말에서 철혈이 나름 대의를 갖고 있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이해할수 있겠나. 나약한 인간답게 기지안에 틀어만 박히고 모습을 보일때도 홀로그램만 내미는 네가.."


그러자 스케어크로우는 문득 날 보았다.


"적어도 너는 저놈보다는 못하다."


난 상관인 헬리안이 부하인 나보다도 못하다는 말에 변명이라도 해주어야 하나 생각했지만 헬리안은 개의치않는

것 같았다.


'마음대로 생각하도록, 어차피 넌 패배자니. 네가 지금까지 뭘 알아내었든 지금 이 상황에선 알려줄 상대는 없다.'


그러자 스케어크로우는 모든것을 내려놓은 얼굴로 말했다.


"아쉽지만.."


헬리안과 슈샨이 심상치않은 느낌이라는 것을 눈치챘을때 스케어크로우는 말을 이어갔다.


"이미 한참전부터 모든 정보를 전달중이었다."


스케어크로우는 암호같은 말을 했고 헬리안의 안색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슈샨도 알아챘지만 대다수 애들은 무슨 애길 하는지 모르고 있었다.


"마지막에 드디어 계산해 냈다. 'm4a1'의 좌표를.."


m4a1이라면 첫 전투때 우릴 도와주겠다며 나타났던 ar소대의 아가씨였다. 하지만 헬리안은 m4a1의 이름은 잘 들

리지 않은것 같았다.


"그래 남은건 네게 맡기도록 하지.."


스케어크로우는 누군가에게 연락을 한듯 전해주는듯한 말을 하다가 힘이 풀어져 갔다.


"그럼, 작별이다."


헬리안은 분위기가 심상치않음을 느끼곤 스케어크로우를 말리려 했다.


'뭘 하려는거냐! 그만둬!'


하지만 헬리안은 스케어크로우의 눈빛을 읽고 뭘 하려는지 알수 있었다.


'자,자폭을 하려고 한다! 전원 후퇴! 어서 도망가!'


다행히도 스케어크로우의 주변에 있는 인형들은 모두 속도가 빠른 편이었다. 그래서 금방 흩어질수 있었고 다리를 다

친 스콜피온은 idw와 베레타가 부착하여 이탈했고 부상당한 스펙터는 미키가 업고 갔다. 나 역시 인간치곤 빠른 축에

 속해서 자폭범위로부터 벗어나려고 했지만 같이 있던 슈샨이 생각보다 느려보였다. 슈샨과 눈이 마주치자 슈산은 곤

란한 눈빛으로..


"저기.. 제가 은신은 잘해도 느린 편이랍니다."


라는 말에 왜 진작에 말을 안했냐며 슈샨을 안고 뛰었다. 다행히(?) 슈샨은 기관단총계열이라 그런지 여타 인형들과

는 다르게 가벼웠고 뒤에서 날아오는 파편때문에 업고 가기보단 안고 가기로 한 것이다. 파편이 튀더라도 등에 있는

칼집에 집어넣은 검이 잘 막아내 줄것이다.


'꽈과광~!'


제대로 벗어나기도 전에 스케어크로우가 자폭하면서 파편이 닿는 범위는 어느정도 피했지만 폭발의 충격파가 그대

로 느껴지면서 몸전체로 큰 충격이 느껴졌다.


"쿨러헉!"


그나마 정신줄을 잡으며 슈샨을 놓치않고 계속 뛰어가다가 우리 애들이 보인다 싶을때 정신을 잃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