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11월 11일을 빼빼로데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11월 11일을 농업인의 날이라고 하고
보행자의 날, 광고의 날, 눈의 날 등 사람마다 다양한 기념일로 여기고 부르는 날이지만
765프로의 아기돼지들에게는 바로 한 해에서 가장 중요한 성탄일입니다

아기돼지들에게는 그야말로 천사이자 여신이자 성모이신 텐쿠바시 토모카 님의 탄신일이기 때문이죠



성모님은 크기가 크든 작든 상관하지 않고 
성모의 사랑에 굶주린 모든 이들을 평등하게 아기돼지라고 칭하시며
언제나 온 세계의 아기돼지들에게 어떻게 하면 골고루 사랑을 나눠줄 수 있는지 고뇌하십니다
그렇기에 아이마스계에서는 누구보다도 더 헌신적으로 박애의 정신을 실현하고 계신다고 할 수 있죠

15살이라는 어린 나이와 다소 동떨어져 보이는 어른스러운 분위기와 뭐라 형언하기 어려운 신성함은
사실 성모님께 나이란 결코 중요하지 않다는 또 하나의 반증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이돌에게 팬이 가장 중요한 존재라는 것은 아이돌 마스터에서나 현실에서나 다르지 않겠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팬을 아기돼지라고 부르며 항상 이들을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주시는 토모카 님은
아이돌에게 팬이 가지는 의미를 가장 잘 보여주시는 사례이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아기돼지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어른인지 아이인지, 부자인지 빈자인지, 귀한 자인지 천한 자인지 같은
인간 세계의 기준은 성모님께 하등 중요하지 않다는 점 역시 성모님의 박애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어린 아이들에게 미소와 함께 책을 읽어주시거나 방송 기획자들을 모두 아기돼지로 만들어 버리시는 등의
모습에서 이를 알 수 있고, 프로듀서 역시 토모카의 프로듀서이지만 동시에 한 마리 아기돼지로서 예외는 아닙니다

그리고 이런 성모님의 사랑과 평화의 정신에 반기를 드는 악인은 몸소 징벌하시기도 합니다
주로 연락하는 걸 잊어버리는 등 프로의식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는 글러먹은 P가 대상이 되는 것 같지만
그밖에도 밀키웨이 커뮤에서 나와 언제나처럼 765프로 아이돌들을 욕하고 훼방을 놓은 쿠로이 사장 등도
타겟이 되는 것 같네요. 아기돼지들 중 적지 않은 자들이 '저희 업계에선...'을 외치면서 이런 징벌도 기꺼이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이는 걸 보면 성모님의 사랑이 얼마나 뿌리깊게 내렸는지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오신 성모님답게 웬만한 상황에서는 결코 평정심을 잃지 않는 포커페이스와
언제나 평온하고 흔들림 없는, 그렇지만 거부할 수 없는 힘이 느껴지는 목소리가 성모님의 아이덴티티입니다
이에 더해 눈빛만으로 주변을 압도하는 특유의 카리스마가 더해지기 때문에,
인간 세상에서 흔히 쓰는 표현을 빌리자면 '포스'가 막강하여 인간은 감히 미치지조차 못하고
어느 정글에서 마미의 몸을 빼앗아 765프로와 온 세계를 멸망시키려 했던 유령쯤은 되어야 비벼볼 경지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성모님의 진면목과 다르게 평소 성모님을 담아낸 성스러운 화보에 나오는 모습을 보면
별이 빛나는 밤하늘이 잘 어울리는 우아하고 아름다운, 어떤 의미로는 '평범'한 자태를 보여주시기도 합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평범'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사고와 미적 기준으로 예측할 수 있는 범위 내의
아름다움이라는 의미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성모님께서 아기돼지들을 위해 보여주시는 일종의 배려라고나 할까요
여하간에 성모님의 외양 역시 15세라고는 믿기지 않는 고아함을 뽐내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결론입니다



세상에는 무수한 아기돼지들이 있고 그 수많은 아기돼지들이 생각하는 이상이 각기 다르기에,
모두에게 평등한 사랑을 주고자 하시는 성모님께서는 그에 걸맞는 다양한 형상을 취해주시기도 합니다
평소엔 드레스 위주의 의상과 마치 성화의 후광처럼 동그랗게 빛나는 경단머리를 하고 계시지만
가끔 이렇게 펑키한 의상에 풀어헤친 꽁지머리를 해주시기도 하고, 안경에 정장을 하시는 경우도 있으며
나이에 걸맞는 교복 차림으로 나오시는 경우도 있는 등 의상 하나하나를 통해 박애를 실현하십니다

물론 이러한 겉모습의 차이가 성모님의 본질을 가리거나 흐트리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765프로덕션이라는 대기업 범주에 미치지도 못하는 기획사에 입사하셨습니다만,
한국의 아이돌 환경이 그렇듯 이것 역시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성모님의 이상 실현에 불리할지 모릅니다
그치만 39프로젝트 시작 이후 성모님의 행적을 보면 그런 불리한 조건 따위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그야말로 성공 가도를 달리시며 세상 모든 아기돼지들에게 성모의 자애를 전하겠다는 뜻을 이루어 나가시죠

역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야상영양을 들 수 있습니다
밀리시타 첫 오리지널 유닛이라는, 작중에서는 39프로젝트의 중요한 전환점이자 일종의 시동이 되는 활동이며
현실에서는 밀리시타가 본격적으로 밀리시타만의 행보를 열어나가는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거기에서 그야말로 뱀파이어라는 어둡고 고독한 이미지에 정확히 부합하면서도
오랜 외로움과 고독함 속에서 살아온 감성적인 흡혈귀 크리스티나의 모습을 완벽히 보여줬어요

물론 함께 나온 메구미와 리오, 치즈루씨 모두 빼어난 실력과 놀라운 가능성을 뽐냈지만
토모카 님의 경우 그야말로 이 역할을 위해 태어난 것처럼 엄청난 싱크로를 자랑하면서도
이 이미지가 신성함과 밝은 빛의 극치라고 할 수 있는 성모님의 모습과는 상반된다는 묘한 아이러니 때문에
특히 인상적으로 남은 역할이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이 듭니다

토모카 님께서는 야상영양 이후 뱀파이어는 피를 빨아야 동료가 늘어난다니 불편하다면서
당신께서는 그런 것 없이도 아기돼지를 잔뜩 늘릴 수 있다는 그야말로 당신다운 감상을 보이셨습니다만
이후 오퍼 등에서도 간간히 뱀파이어의 이미지에 대해 언급하시는 것을 보면
야상영양이 나온 지 (인간 기준으로)오래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이미지가 여전히 강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이밖에도 '붉은 세계가 사라질 무렵'의 수록으로 더욱 등장 가능성이 높아진
TA 시리즈의 '창조는 시작의 바람을 이끌고'에서는 역시나 성모의 이미지와 상반된
악의 마왕 역할로 나와 용감한 바람의 전사 나나오 유리코와 일전을 벌이셨던 적이 있죠
굳이 비유하자면 신이 악마의 역할을 맡으신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화감이 느껴지긴커녕 오히려 태생부터 그렇다는 신성모독을 자신도 모르게 할 정도로
굉장히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신다는 점에서 야상영양의 선배격인 사례라고 생각도 되네요



아이돌이 되어 세상에 사랑을 전파하겠다는 토모카 님의 의지는 성모님이 부르시는 성가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첫 곡이자 밀리시타에서도 스테인드글라스 배경과 하늘로 날아오르는 어필, 
그리고 백댄서 없이 홀로 나오는 첫 사례 등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Maria Trap과
두 번째 곡으로 기사단의 강령이 곡 내에 직접적으로 삽입되어 있다는 점이 특징인 새장 스크립쳐 모두
모두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성모님의 사랑을 받는 아기돼지로 만들어 행복하게 해버리겠다는
일견 강압적으로 보이나 실제로는 인간이 감히 이해할 수 없을 깊은 뜻이 담겨 있을 것만 같은 곡입니다
듣다보면 모두가 성모님의 사랑이라는 덫과 새장에 갇혀 빠져나가지 못할 것 같은 강렬한 곡이죠

그리고 전까지는 차원 너머 아기돼지들에게 곡을 헌상받으시던 것을 넘어
아예 스스로의 의지로 짓고 모두에게 하사하신 것으로 잘 알려진 세 번째 곡 Sister는
성모님 특유의 카리스마가 유지되면서도 이전 곡들과는 상당히 다른 색채를 띤다고 느꼈습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조금 더 부드러워진 것 같으면서도 그렇지 않은 것 같은 미묘한 차이라고 할까요

앞서 언급했던 두 극중극에서 나온 곡들인 '창조는 시작의 바람을 이끌고'와 '어두운 별, 머나먼 달',
그리고 'Everlasting'은 각 극중극의 분위기에 걸맞는 노래이면서도 토모카 님 특유의 호소력 있는 목소리는
매우 잘 살아있다는 공통점을 지닌 곡들이면서, 개인적으로 뭐 하나 버릴 것 없는 명곡이라고 감히 꼽고 싶습니다

밀리시타에서 새로 시작된 MTW 시리즈에서는 아직 토모카 님의 참여곡이 나오지 않았지만,
감히 인간의 범주에서 예상할 수 없을 정도의 권능(?)으로 또 다른 인상적인 이미지의 곡을 내주시어
지금까지 은근히 유지되어 있던 뱀파이어 이미지조차 잊혀질 정도의 강한 충격을 가져오시리라 믿습니다



빛이 가득한 토모카 님의 탄생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마음에 신앙심을 잊지 않고
노동을 아끼지 않고
정신력을 단련하고
이웃을 위하며
늘 어울리게 행동하고
성지를 숭배하며
축복을 받아들인다는
기사단의 맹세를 되새기도록 하겠습니다

토모카-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