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요약 및 총평 총점: ●●●●◐ 9/10
: 높은 퀄리티의 그래픽, 스토리, 그리고 질리지 않는 퍼즐 전투 방식!
: 반복되는 콘텐츠, 전투 BGM, 캐릭터/몬스터 디자인... ... ...
: 틈틈히 캐주얼하게 해도, 켠왕을 해도 좋을 것 같은 게임!


 

 

몇 년째 비가 오지 않는 바델 왕국의 한 마을, 아직 마물과의 전투조차 무서워하는 카이가 마왕을 봉인하는 제사를 도우러 길을 떠나는 이야기. 하지만 그 와중에 점점 일은 꼬여만 간다. FAIRY KNIGHTS는 공격 순위를 선점하기 위한 BP 게이지를 관리하고, 파이프 연결 퍼즐을 기반으로 한 독특한 전투 시스템이 단연 눈에 띄는 RPG 게임이다.

 


파이프 라인 퍼즐(좌)은 많은 사람이 눈에 익을 것이다. 실제 화면(우)은 이렇다.

보통 턴제 RPG 게임은 다양한 자원이나 스킬 계수, 아이템 사용이나 액션을 하나하나 세세하게 고민해야한다. 이 경우 룰 자체를 익히는 데에도 시간과 노력이 상당히 들고, 게임 자체를 즐기기 이전에 알아 두어야 할 지식이 많다보니 개인적으로 이런 장르의 게임들은 진입 장벽이 매우 높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하지만 FAIRY KNIGHTS에서는 주시해야할 정보는 딱 두 가지다. 하나, 보석의 개수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스킬엔 무엇이 있는가. 둘, BP의 상태는 '대충' 어떠한가.

 

파이프 라인 퍼즐을 차용해 경로를 연결하면, 연결된 경로의 길이와 그 사이에 놓인 보석의 수에 따라 자동으로 공격이 나가면서 상응하는 BP가 감소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전투 룰의 전부이다. 심지어 BP도 숫자가 아닌 대강의 게이지로 표시된다. 이런 단순한 룰이 적용되다보니 게임의 진입장벽은 상당히 낮은 편이고, 플레이어 입장에서도 피로감이 적다. 게다가 시시각각 변하는 BP 소유량에만 영향을 받을 뿐, 전투가 페이즈 단위로 끊기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은근히 속도감이 느껴지는 편이다.

 


BP 게이지는 이렇게 숫자로 나타나지도 않는다. 스킬 계수도 안 봐도 된다. 시야가 좁아도 되는 SRPG라니!
 

마냥 길게만 연결하는 게 다라면 금세 질릴지도 모르지만, 상황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스킬을 조절해야 하는 것이 게임을 더 도전적으로 만든다. 예를 들어, 사제인 '앨리사'는 보석 1개를 연결해 회복 스킬을 사용하지만, 2개를 연결하면 공격 스킬을 발사한다. 당장 체력 상태가 좋지 못하다면 공격 마법 한 번에 파티의 전멸을 보게 될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생각처럼 보석이 나타나지 않을 때도, 필연적으로 원하지 않는 개수의 보석이 연결될 수 밖에 없을 때도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들을 어떻게 타개 해야할 지 고민하는 것이 재미 요소라고 볼 수 있다.

 


앨리사의 스킬에 필요한 하트 모양 보석을 이렇게 다 먹어버리면,


파티가 위험할 때 이렇게... 된다... (feat. 갈 곳 잃은 손)

한편 튜토리얼격인 프롤로그는 '용사'의 시점에서 진행된다. 이미 레벨이 높은 '용사'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이 프롤로그는 스토리에 관심을 집중시키면서, 여러가지 기능을 한 번에 깔끔하게 정리해서 알려준다. 그 짧은 몇 차례의 전투로도 대강 게임을 어떻게 하는 지 익힐 수 있었던 것이 마음에 들었다.

 


이 때까지만 해도 나는 무쌍물을 찍을 줄 알았다. (Lv. 75)
 

본론으로 들어가기 시작하면 흔한 RPG 게임처럼 (순리자라는) 사명을 가진, 아직 어리숙한 주인공이 마을을 떠나 모험을 떠난다. 우연히 마주친 사제 '앨리사'와의 조우나, 순탄하기만 할 줄 알았던 모험이 조금씩 틀어지는 것도 익숙하다. 그러나 스토리 자체가 마냥 가벼운 모험 활극은 아니다. 귀여운 그래픽과 코믹한 연출에 방심할만 하면 심상치 않은 떡밥이나 큼직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하며, 스토리에 큰 신경을 안 쓰던 플레이어라도 점점 빠져들게 만든다. (꼭! 직접 플레이 해보길 바란다!)

 

 


뭐야... 제 임무 돌려줘요

RPG 게임은 성장 요소를 어떻게 넣느냐가 호불호를 가르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의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노가다 요소가 적고, 레벨에 따라 새로운 스킬이나 변경점이 생기고, 아이템 파밍은 어느 정도 노력이 필요하지만 파밍을 안 하더라도 실력으로 커버가 되는 정도를 선호한다.

이 게임이 딱 그런 편이다. 초반에는 굳이 반복 플레이를 하지 않아도 될 만큼 레벨이 쭉쭉 오르고, 후반으로 접어들면서도 굳이 필요하다면 한두 번 정도 직전 스테이지에서 레벨링을 하는 정도면 충분하다. 레벨이 오르다보면 기본 스탯도 증가하지만, 기본적으로 '속성 레벨' 이 증가하면 새로운 마법을 활용할 수가 있다. 굳이 필요하지 않은 걸 알면서도 새로운 마법이 생기면 한 번쯤 욕심 내어서 보석을 더 연결하는 식으로 플레이를 하게 되기도 한다. 아이템은 몬스터가 드랍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진행도에 따라 해금되어 상점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그러나 아이템을 모두 구매해서 업그레이드를 시키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할만은 하다.

 

물론 스테이지 별 난이도는 생각보다 계단식에 가까운 인상이지만, 그럼에도 딱 적절한 난이도로 디자인 한 게 아닌가 싶었다.

 


레벨/진행도에 따라 해금되는 마법 스킬 목록(극초반부). 괜히 한번 씩 써보고 싶어진다

그래픽이나 UI, 사운드 트랙도 깔끔하고 퀄리티가 높은 편이다. 스킬 발동 모션이나 직접적인 액션 씬은 거의 비슷하지만, 화면 진동이나 사운드 덕분에 타격감마저 없지는 않다. 극초반부부터 함께하는 고양이 '디지'의 공격은 딜량도 야무지고, 연타로 들어가는 공격스킬은 통쾌하기도 하다. 다만 개발자들도 주인공의 대사에 메타적으로 넣을 만큼 정말 예산이 부족해선지, NPC들이 죄다 고만고만하게 생겼다는 점이나, 굉장히 자주 반복되는 전투인데 몬스터의 디자인, 전투 bgm이 계속 반복된다는 점은 싫증을 느끼게 만들기도 한다. 가장 치명적인 단점이지만, 이후 스토리가 궁금해서라도 이 싫증을 극복하고 게임을 계속하게 된다.

 


고양이 디지의 공격! 공격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한 마디로, 처음에는 긴가민가 했지만 하면 할 수록 마음에 쏙 들었던 잘 만든 게임이었다. 만약 스토리에 집중할 수 있는, 가벼운 RPG 게임을 플레이하고 싶다면 Fairy Knights를 추천한다. 모바일로는 플레이해보지 못했지만, 미스터치가 잘 없는 편이라면 모바일 버전으로 플레이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