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소프트 몬트리올의 대표 시리즈 '어쌔신크리드' 그 기념할만한 10주년 작품이자, 오랜만에 2년에 팬들의 품으로 돌아온 타이틀. 어쌔신크리드 오리진 입니다.

 

최근 어쌔신 크리드는 이제는 시리즈의 흑역사라고 회고될 정도인 어쌔신크리드 유니티의 여파로 인해 어쌔신크리드 신디케이트도 흥행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심지어 영화판 어쌔신크리드도 평가와 흥행 양쪽 모두 철저하게 외면받으면서 시리즈의 존망마저 위태로워지는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었지만 그만큼 어쌔신크리드는 팬들의 관심과 기대가 정말 큰 타이틀이자 시리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매년 타이틀을 1개 이상 출시해야할 정도로 빡빡한 개발 환경 속에서 어쌔신크리드 시리즈는 결국 매너리즘에 빠질 수밖에 없었고 유비소프트는 특단의 조치로 게임 시스템을 일신하기 위해 '신작 어쌔신 크리드의 출시까지 1년간의 유예'를 추가로 더 주기로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이번 신작의 개발은 어쌔신크리드2 이후 최고의 호평을 받았던 어쌔신크리드4 블랙플래그팀이 개발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많은수의 팬들은 걱정반 기대반으로 이러한 특단조치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유비소프트 몬트리올로썬 기존의 팬들에게 신선하고 변혁된 어쌔신크리드 신작을 반드시 내놓아야 했습니다. 이번에도 시장에서 실패할 경우 팬들은 완전히 등을 돌려버릴수도 있고 그것은 결국 시리즈의 끝을 의미하는 일이니까요. 다행히 '추가된 1년의 개발기간동안 칼을 갈았다.'라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 이번 신작은 잘 나와줬습니다.

 

개인적으론 매년 출시되는것을 당연하게 여기던 어쌔신 크리드를 2년이나 기다리는것은 허전하기도 했지만, 그만큼 게임쇼에서 공개되는 오리진의 정보에 큰 관심을 갖고 기다리는것 자체를 즐기게 되더군요.

 

 

먼저 게임의 시대적인 이야기부터 먼저 해보겠습니다.
어쌔신크리드 시리즈는 후속편을 거듭할수록 중세유럽부터 근세미국을 거쳐 근대유럽까지 시간의 흐름을 따라 시대배경을 정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작은 처음으로 1편보다도 훨씬 이전의 과거로 돌아가 형제단의 '기원'을 메인 스토리로 삼고 있습니다.
좀 더 자세히 이야기 하자면 기원전 1세기, 이집트 프톨레마이오스 왕조 말기가 여러분들이 활동할 시대라고 할 수 있죠. 프톨레마이오스 왕조는 헬레니즘으로 유명한 알렉산더 대왕이 죽은 뒤 그의 부하들에 의해 만들어진 마케도니아 왕국의 분파중 최후까지 살아남았던 국가입니다. 파라오가 그리스[마케도니아]인이었던 독특한 왕조이죠.

 

 

 

유비소프트는 게임의 고증과 디테일에 신경을 많이쓰는 꼼꼼한 제작사입니다. 일례로 파크라이 프라이멀은 석기시대의 배경 뿐만 아니라 당시의 언어를 최대한 구현하려는 노력을 하기도 해 화제가 되었습니다.
어쌔신크리드 오리진 또한 고대 이집트를 충실하게 재현해놓았습니다. 성우들 또한 이집트어를 적절하게 섞어 사용사는 센스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북쪽으로는 지중해와 접해있는 이집트 최대의 도시 알렉산드리아부터 나일강 연안, 남쪽으로는 데세레트 사막까지 상당히 넓은 범위를 심리스 방식을 채용한 오픈월드로 구현해 놓았습니다. 여러분들이 원한다면 기자의 피라미드나 파로스 등대 뿐만 아니라 이집트의 명소를 어디든지 구경해볼 수 있고 유명한 클레오파트라와 카이사르도 만나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습니다. 이를 의식한 제작진은 포토모드와 더불어 여러분들이 원하는대로 시간을 보내 낮/밤을 고를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이러한 철저한 고증 외에도 무시무시한 모래폭풍, 여러분들을 호시탐탐 노리는 야생동물들, 주변 환경과 바예크의 변화에 따라 시시각각 다른 반응을 하는 NPC들은 살아 숨쉬는 이집트를 만들어주면서 실사에 비견될만한 훌륭한 그래픽과 더불어 몰입감을 한층 더 높여줍니다.

 

 


게임 시스템의 경우 상당한 변화를 거쳤습니다. 육성시스템과 RPG요소가 추가되어 퀘스트와 전투를 통해 경험치를 습득하고, 능력 포인트를 통해 전사, 사냥꾼, 선지자의 스킬트리를 강화해 가는 방식입니다. 전사는 근접공격에 관련된 전투능력을, 사냥꾼은 활을 비롯한 암살 관련 능력을, 그리고 선지자는 도구 사용이나 아이템 파밍과 관련된 능력을 강화해줍니다. 레벨이 오를수록 세누의 인식범위도 더욱 넓어집니다.

 

장비는 검, 창, 둔기등을 사용하는 근접무기, 원거리무기인 활, 방패, 의상으로 나뉘는데 모든 장비는 희귀도와 레벨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희귀도에 따라 다양한 특수 효과 옵션이 있어 전투에 도움을 줍니다. 장비 레벨은 강화를 통해 올릴 수 있지만 희귀도는 바꿀 수 없기 때문에 파밍 또한 중요한 요소입니다. 때문에 이외에 탈것에도 희귀도가 있는데 말 뿐만 아니라 낙타나 다른 동물들도 탈 수 있습니다. 장비 강화등에는 다양한 재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서브퀘스트나 탐사를 자연스럽게 하게 됩니다.

 

 

전투 시스템은 더이상 NPC와 합을 주거니 받거니하는 식으로 여유롭게 진행되지 않고 상당히 빠르게 진행됩니다. 또한 '목격자가 없으면 암살이다.'라는 식의 모든 적을 무쌍으로 베어버리는 플레이도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적에게 포위되면 위험하기 때문에 조심해야하고 패링을 비롯해 전방위 공격으로 위기를 벗어나야합니다. 이점에서 위쳐3나 다크소울을 연상되더군요. 안전하게 플레이 하고 싶다면 은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잠입플레이를 권하고 싶지만 자신이 원한다면 정면돌파를 통한 액션 플레이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특히나 전투의 타격감이 우수해서 투기장 컨텐츠를 아주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은신암살 플레이의 경우 적 AI의 헛점이 너무나 명백하여 조금 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방향으로 AI개선이 이루어져서 훨씬 긴장감 높은 플레이를 할 수 있었으면 하는 희망사항이 있었습니다.

 

조작시스템도 전투 시스템 만큼이나 인상적이었는데요 일전엔 액션키를 누른 상태에서 이동하면 알아서 파크루가 가능했지만 오리진에서는 각각의 파르쿠 액션에 필요한 키가 할당되어있어 전반적으로 조작이 어려워졌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적인 변화 때문에 기존의 어쌔신크리드 유저들도 어느정도는 적응이 필요하다 할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부담스러워 하던 수집요소는 대거 삭제되었고 UI등도 편의성을 고려해 유저 스트레스를 줄이려한 의도가 엿보였습니다.

 

 

 

게임의 평가도 평점 80점대에서 호평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어쌔신크리드 시리즈는 오리진을 통해 성공적으로 귀환 했다고 할 수 있을것입니다. 세밀하게 재현된 고대 이집트, 황홀하다고 표현해도 될 정도의 우수한 그래픽, RPG 요소의 추가, 히트박스 도입을 통한 전투 시스템 개선, 불필요한 수집요소의 삭제등 장점이 많은 게임입니다. 플레이하면서 마치 잘 만들어진 비빔밥을 먹는 것같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기존의 잘만들어진 여러 게임의 장점을 참고하고 흡수해 어쌔신크리드만의 색으로 잘 녹여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다만 현대파트를 포함해 뭔가 2% 부족한 스토리라인, 미흡한 컷씬 네러티브, PC 버전의 HDR 지원 번복, 플레이스테이션의 실행불가 및 자잘한 버그 이슈등으로 일부 유저들의 불만이 있는것도 현실입니다.

 

어쌔신크리드의 새로운 비젼을 보여준 타이틀의 출시 초기인 만큼 이후 출시 예정인 DLC들과 사후 지원, 그리고 차기작에서는 이러한 변혁이 보다 완성도 높은 결과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끝으로 시리즈의 꾸준한 한글화를 통해 이러한 게임을 언어 장벽없이 편히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만족스럽네요.
다소 긴글이 읽어주신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