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는 본체만으로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입력장치인 키보드와 마우스부터 출력장치인 모니터까지, 컴퓨터를 보조해줄 수 있는 장치들이 함께 해야 비로소 '컴퓨터'입니다. 때문에 컴퓨터를 구매할 때면 주변기기까지 한 번에 알아봐야 하는 수고로움이 더해지곤 하죠.

본체를 제외하고 게임 환경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제품은 모니터입니다. 일단 모니터가 좋아야 최신 게임과 영화를 큰 화면에 멋진 색감으로 즐길 수 있으니까요. 이번에는 영상을 표시해주는 디스플레이 출력장치로써, 전기적 신호를 사람이 볼 수 있는 그림으로 그려주는 모니터의 다양한 기능을 살펴보겠습니다.

초기의 모니터가 단순히 화면을 잘 보여주는 데 급급했다면, 최신형 모니터는 깔끔하고 크게 보이는 것을 넘어 지연 시간을 줄이고 시력을 보호하는 등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고 있습니다. 특히 게이밍 모니터는 주사율이나 응답 속도에 따라 같은 크기라도 서너배 이상의 가격 차이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제 단순히 화면의 크기와 해상도만을 보고 구매하는 게 아니라 사용 목적에 따라 시야각부터 패널 종류, 응답 속도, 주사율 등도 비교하며 구매해야 할 시기가 찾아왔습니다. 모니터 상품 페이지에서 자주 언급되는 다양한 단어들을 하나씩 살펴보며, 모니터의 주요 특징과 기능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이것만은 꼭 알아봅시다! (중요도 ★★★★★)

화면 크기
모니터에서 실제 화면이 보이는 액정 부분의 대각선 길이를 뜻합니다. 주로 인치(Inch, 형)로 표기합니다. 24형부터 27형, 32형이 가장 대중적인 크기입니다. 보통 크기가 클수록 가격이 높아지지만 32형 이상이 아닌 이상 그리 큰 차이는 없으니 사용자의 취향에 맞춰 구매하시면 됩니다.

다만 화면이 크다고 화질까지 좋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모니터의 구매 용도에 따라 화면 크기와 별도로 제품의 화질을 담당하는 해상도를 꼭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 60인치의 사이즈를 자랑하는 와사비망고의 FHD600HS REAL120

해상도
화면에 보이는 이미지의 정밀도를 뜻합니다. 해상도가 높을수록 더 깨끗한 이미지를 감상할 수 있지만, 해상도와 비례해서 가격 또한 높아집니다. 해상도는 화면 비율에 따라 최적화된 값이 존재하며, UHD 이상의 모니터는 대부분 16:9 화면 비율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현재 가장 대중적인 해상도는 1920x1080(FHD)이며, 2560x1440(WQHD) 해상도를 가진 모니터도 점차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고급 라인업에서는 3840x2160(UHD/4K), 5120x2880(UHD+/5K)의 해상도를 만나볼 수도 있습니다.

해상도는 당연히 높을수록 좋지만 그만큼 컴퓨터 본체, 즉 하드웨어의 성능이 뒷받침되어야 제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모니터의 성능을 최대한 활용하고 싶다면 자신의 하드웨어 성능에 적합한 해상도의 모니터를 고르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 8K를 지원하는 델의 UP3218K는 $4,000을 가볍게 뛰어넘는다고 합니다

패널 종류
LCD 모니터에서 사용되는 패널의 특징을 나타냅니다. TN 패널과 광시야각 IPS, PLS ,VA패널로 구분되며, 패널에 따라 화면의 색감이나 시야각, 응답속도, 색 재현율 등에 차이가 발생합니다. 따라서 사용 용도에 맞춰 패널을 고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화면 비율
모니터 액정의 가로와 세로의 비율을 뜻합니다. 주로 16:9가 사용되며,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라면 16:9 비율을 구매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외에도 4:3, 16:10, 21:9 화면 비율이 존재합니다. 4:3은 20형 이하의 모니터에서 주로 사용되던 비율로 현재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16:10 역시 과거에 흥행했던 비율로 문서 작업 시 16:9보다 편리하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21:9는 여러 개의 문서를 동시에 열어놓고 작업하는 사람들에게 특화되어 있습니다.
▲투 모니터가 부럽지 않은 32:9 비율의 삼성 C49HG90

무결점 정책
LCD 모니터에서 무결점이란 화면에 색깔이 제대로 표기되지 않는 불량 화소가 없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근래에는 다른 의미로 쓰이고 있죠. 회사별로 무결점 정책을 정해놓고 기준에 부합하는 제품들을 무결점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즉 소비자가 보기에는 완벽한 무결점이 아닐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회사의 무결점 정책이 어떻게 책정되어 있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제품의 화질에 불량이 있을 때 합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불량 화소에 민감한 소비자라면 꼭 확인해 보세요.

전력 소모
가전제품이라면 무조건 전기를 사용하기 마련입니다. 모니터 역시 예외는 아니죠. 전력량은 소비전력과 대기전력으로 나뉘며, 소비전력은 모니터를 사용하고 있을 때 소모되는 값을 뜻합니다. 대기전력은 이와 반대로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 소모되는 전력을 뜻합니다.

전력소모는 화면의 크기와 해상도의 차이에 따라 달라지며, 소비전력이 높을수록 모니터의 발열이 높아집니다. 게다가 전기요금도 많이 나가니 장시간 모니터를 사용할 계획이라면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 알아두면 매우 좋습니다 (중요도 ★★★★☆)

응답 속도
픽셀이 변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응답 속도라고 합니다. 따라서 응답 속도가 긴 모니터라면 게임상의 움직임보다 모니터의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잔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응답 속도는 GTG(Gray to Gray, 회색에서 다시 회색으로 변하는데 걸리는 시간)와 BTW(Black to White, 검은색에서 하얀색으로 변하는데 걸리는 시간) 등의 측정 기준이 있습니다.

사무용으로 사용할 모니터라면 크게 중요한 요소가 아니지만 화려한 그래픽과 빠른 화면 전환이 필요한 FPS 게임처럼 속도가 중요한 게임을 한다면 응답 속도가 5ms 이하인 제품이 적합합니다.
▲ GTG 기준 1ms의 응답 속도를 제공하는 뷰소닉의 XG2530

최대 주사율
게이밍 모니터를 검색해보신 분들이라면 Hz에 대해서 한 번쯤 보셨을 겁니다. Hz란 초당 모니터가 화면을 몇 장의 화면을 뿌려줄 수 있는지를 의미합니다. 초당 화면에 뿌려지는 이미지가 더 많을수록 더 부드러운 화면을 볼 수 있습니다. 대중적으로 쓰이는 60Hz 모니터의 경우 1초당 60번의 단계로 화면을 보여주며, 최근에는 240Hz까지 지원하는 모니터도 출시되었습니다.

게임을 즐겨하시는 분들에게 중요한 항목이지만 높은 주사율을 제대로 즐기려면 자신이 플레이하는 게임에 프레임 제한이 있는지와 그래픽 카드의 성능이 충분한지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60프레임으로 게임을 즐기기 위해 240Hz 모니터로 업그레이드한다면 성능의 차이를 체감할 수 없을 테니까요.
▲ 240Hz를 지원하는 BenQ의 ZOWIE XL2546

픽셀 피치
우리가 보는 모니터는 수많은 점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픽셀 피치(PPI)는 이러한 점들의 간격을 뜻하며, 모니터의 해상도를 결정합니다. 화면에 보이는 글자의 크기는 모니터의 크기보단 픽셀 피치와 해상도에 더 큰 영향을 받습니다. 픽셀 피치가 낮을수록, 즉 점의 간격이 좁을수록 더 밝고 선명한 화질을 보여줍니다. 같은 해상도에서도 픽셀 피치의 차이가 존재하지만, 육안으로 확인될 만큼 크게 차이가 나진 않으니 큰 걱정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시야각
모니터로 영화를 볼 때 각도에 따라서 화면이 잘 안 보이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이는 해당 모니터의 '시야각'이 좁기 때문입니다. 시야각이 넓은 제품일수록 모니터를 볼 수 있는 각도가 커집니다. 모니터 바로 앞에 앉아서 사용한다면 중요하지 않지만, 모니터에서 떨어져 동영상 감상을 즐긴다면 시야각이 넓은 제품이 유리합니다. 최근 출시되는 많은 모니터가 '광시야각'을 지원해 각도에 상관없이 화면을 볼 수 있지만, 구매전 한 번정도는 체크해보는게 좋습니다.
▲ 광시야각을 지원하는 한성컴퓨터 ULTRON 2757C

밝기
모니터의 밝기는 일반적으로 cd/㎡으로 표현되며, 1개의 촛불을 1m x 1m인 공간에 켜두면 1cd/㎡ 라고 합니다. 따라서 숫자가 높을수록 더 밟은 제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밝으면 무조건 좋을 것 같지만 눈이 쉽게 피로해질 수 있으므로 모니터가 설치되는 장소를 고려해서 선택해야 합니다. 실내에서 사용한다면 250cd/㎡ 정도면 무난한 사용이 가능합니다. 햇빛이 많이 들어오는 장소에서 사용한다면 더 밝은 제품이 좋겠죠.

명암비
가장 밝은 색상(흰색)과 가장 어두운 색상(흑색)의 밝기 차이를 명암비라고 합니다. 1:10000과 같은 비율로 표시하며, 비율이 높을수록 더 세밀한 음영 표현이 가능합니다. 높은 명암비를 지닌 제품을 사용하면 어두운 장면에서 특히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 출시되는 일부 제품에는 동적명암 기능(DCR)이 탑재되어 어두운 장면에서 백라이트의 밝기를 높히고 밝은 장면에서는 백라이트의 밝기를 자동으로 낮추기도 합니다.

연결 포트
모니터가 어떤 포트를 몇 개나 지원하는지도 고려해야합니다. 셋톱박스나 콘솔 게임기도 함께 사용하고 싶다면, HDMI 포트가 많은 제품이 좋습니다. 또한, 포트의 종류에 따라서 지원되는 최대 해상도, 주사율 등이 다를 수 있으니 이 부분도 구매 전에 체크해야합니다.
▲ LG전자의 울트라파인 시리즈는 USB C타입으로만 연결 가능합니다


■ 한 번쯤은 고려해봅시다 (중요도 ★★★☆☆)

색 재현율
의도된 색상을 얼마나 잘 표현하는지를 나타내는 색 재현율은 아래 사진과 같이 다양한 기준이 있습니다. 눈치채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색 재현율은 기준에 따라 다르게 분류되기 때문에 해당 모니터가 어떤 기준으로 색 재현율을 표기하였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SRGB 100%인 제품보다 ProPhoto 95%를 만족하는 제품이 더 넓은 색 영역을 표현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픽 작업이나 사진 편집 작업도 하신다면 더 눈여겨봐야겠습니다.
▲ 색 재현율 비교표 (출처 : Wikimedia Commons)


곡률
모니터의 패널이 휘어진 커브드 모니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곡률은 커브드 모니터가 얼마나 휘어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이며, 낮을수록 더 많이 휘어져 있습니다. 커브드 모니터는 보통 사람의 시야에 가장 최적화된 1800R의 곡률을 지니고 있습니다. 커브드 모니터는 VA 패널을 사용한 제품이 많기 때문에 패널 종류에 민감하다면 스펙 시트를 꼼꼼히 살펴봅시다.

▲ ASUS의 ROG Strix XG27VQ 역시 1800R의 곡률을 지닌 제품입니다

시력보호 기능
모니터를 장시간 사용해야 한다면 시력보호 기능에 주목합시다. 시력보호 기능으로는 '블루라이트 감소' 기능과 '플리커 프리' 기능이 대표적입니다. 우선 LED의 파란색 광원은 시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고 수면에도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블루라이트 감소' 기능은 LED의 파란색 광원을 낮추어 눈의 피로를 줄여줍니다. 다만 색감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우리가 보고 있는 모니터는 스펙에 따라서 60~240회 깜빡이는데 모니터의 백라이트도 함께 깜빡이게 됩니다. 이러한 깜빡임을 '플리커링' 이라고 합니다. 플리커링을 줄인 시력보호 기능을 '플리커 프리'라고 합니다.
▲ 블루라이트 차단 기능을 지원하는 MSI 옵틱스 MPG27C

게임 관련 기능
게임을 플레이할 때 모니터 자체적으로 조준선이 표시되게 하여 더 정확한 조준을 하는 기능이나 LED와 게임이 연동되는 기능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배틀그라운드 플레이 시 캐릭터의 체력이 부족하면 모니터에 빨간 LED가 들어오는 제품도 있습니다.

또한, 그래픽 카드와 모니터의 성능 차이로 발생하는 이미지 티어링(끊김) 현상을 막아주는 기능도 있습니다. 이 기능이 적용되면 잔상이 최소화된 게임플레이를 즐길 수 있습니다. 단, 그래픽 카드 제조사에 따라 호환성이 다르기 때문에 구매전에 확인해야 합니다. AMD 그래픽 카드 유저는 'Free Sync', NVIDIA 그래픽 카드 유저는 'GSync'가 탑재된 모니터를 사용하면 티어링 방지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 LG전자의 34UC79G. 조준선 기능과 함께라면 킬댓이 올라갈지도?


■ 선택은 당신의 것!

▲ 모니터에 적용된 스틸시리즈 센서 소개 영상 (출처 : MSI Gaming)

모니터 구매 시 고려해봐야 할 사항에 대해서 함께 알아봤습니다. 이제는 해상도와 응답 속도 경쟁을 넘어서 게이머들이라면 솔깃할 만한 기능들이 추가되고 있습니다. 스틸시리즈 센서처럼 게임 플레이에 시각적인 도움을 주는 기능들이 적용되면서 더욱 직관적인 게임플레이가 가능해지는 등 게이밍 모니터는 지금도 꾸준히 진화하고 있습니다.

커다란 화면 크기, 뛰어난 반응 속도, 높은 해상도 등 고스펙 모니터로 게임을 즐긴다면 시각적 만족이 극대화될 것입니다. 수많은 게이머들의 꿈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의 예산은 무한하지 않습니다. 또한, 내 컴퓨터의 스펙으로 무리가 없는지, 충분한 공간이 확보되었는지를 하나씩 체크해야합니다. 구매한 모니터의 스펙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거나 공간이 부족한 경우는 생각보다 흔하게 발생합니다.

또한, 모니터는 다른 PC 부품이나 주변기기 대비 중고 판매가 어렵습니다. 부피와 무게가 큰 편에 속하며, 배송 중 깨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한 번에 자신에게 진짜 필요한 모니터를 구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서 내게 필요한 기능, 내 PC가 지원하는 기능이 무엇인지를 확인해보고 매장에서 실기를 체험해본다면 후회 없는 구매가 가능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