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혈에서 할머니 캐릭을 척살했다.

 

한글도 서툴고 자판은 불가능한 노령임에도 게임 자체에 흥미를 가지고

나름대로 취미생활의 연장으로 즐기시는 분에게 어택을 하므로써

게임과 현실을 동일시한 바다혈맹에 엄청난 비난이 쏟아져 내렸다.

 

쟁이 터질 때 마다 탈퇴한다는 것은

이유야 어떻게 되었든 현실도피며 떳떳하지 못한 행동일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할머니 캐릭은 비굴보다 의리를 선택했다.

아무리 게임과 쟁을 몰라도 그런 판단은 일반적으로 내릴 수 있다.

 

바다혈맹은 할머니 캐릭이 의리를 선택한 것을

혈전에 참여한다는 간접적 의사표시로 간주하고 

공식적인 어택을 결정한 것처럼 보인다.

 

혈맹을 탈하면 어택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선포하기도 했지만

한 혈맹을 이끌어가는 지도부의 입장에서는

기회를 주었음에도 행동하지 않을 경우, 자신의 혈맹에 반기를 드는 행동으로 보였을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현실과 가상공간의 충돌성을 엿볼 수 있다.

 

원래 게임이란 현실을 무시하고

닉네임과 아바타 뒤에 숨어 자신의 내면세계를 표출하는 도구다.

 

하지만 현모와 오프모임, 이런저런 소문과 기사로 인해

가상공간 속에서도 현실공간의 가치가 스며들 수 밖에 없다.

 

우리가 형님, 누나, 동생 운운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현실공간의 나이에 의해 기초된 것이지 가상공간의 계급이 아니다.

 

게임세계가 가상공간이 전부이었다면

오직 군주와 지도부, 기사단장, 근위대장등으로 인한 계급사회만 형성되었을 것이고

나이많은 사십대가 이십대 젊은이에게 절대 승복하고 복종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공식은 이미 깨어진지 오래다.

 

바다혈맹은 현실공간이 많이 침범한 가상공간이라는 게임세계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히 가상공간의 규칙과 룰을 내세워 할머니를 어택하게 된 것이고

 

이것은 일부 바다혈맹원의 지지도 얻지 못했으며

수많은 유저들의 반감과 저항에 노출되게 된다.

 

결론은 하나다.

 

이제 좀 적당히 하고 살자.

 

어차피 형님, 누나, 언니, 동생하면서 현실공간의 서열을 존중하는 상황인데

비록 적혈이라도 현실적 요소를 무시하고 깔아뭉개는 아전인수적인 규칙을 적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단순한 사람의 상처는 오래간다.

부디 할머니의 상처가 오래가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