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4일 발렌타인 데이, MVP와 KT의 경기가 있었다. 많은 팬들은 당연하게도 KT의 낙승을 예상했겠지만, 결과는 우리의 생각과는 조금 달랐다.


1. 밴픽구도


일단 블루팀인 MVP는 말자하/자이라/제이스를 밴했다. 말자하와 자이라는 기본적으로 까다로운 서포터이고 받아치는데 특화되어있다. 제이스의 경우에도 스멥/폰의 기량과 라인스왑 및 방어구 관통력 패치의 수혜자인점 등을 고려해서 바라보면 까다로운 상대이므로 밴이 나올만 했다. 레드팀인 KT의 경우에도 정석적인 밴을 보여줬는데, 르렝카중 르블랑과 렝가를 밴하고 카밀을 풀어주면서 바루스를 밴했다. 카밀의 경우에는 탑 라인에서만 힘을 발휘하며, 전술과 전략에 따라서 대처가 가능한부분이 있지만 르블랑은 프로수준에서는 말도안되는 화력과 라인주도권을 바탕으로 게임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좋고, 렝가의 경우 정글러라서 모든 라인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카밀을 풀어준것은 이해할 수 있었다.

첫번째밴까지는 무난하고 안정적인 구도로 흘러갔다. 픽 역시도 정글/원딜을 나눠가지며 두번째 밴타이밍 전에 각각 상위 티어의 챔피언을 나눠가졌다. 두번째 밴에서 MVP는 마오카이/쉔을 밴함으로써 탑라인의 카밀에게 힘을 실어줬고, KT는 카르마를 먼저 가져왔기 때문에 상대 서폿인 맥스를 집중 견제하는 밴을 보여줬다. 카르마/애쉬를 상대할때 순간적으로 CC를 맞고 갱호응을 당하지만 않는다면 기본 기량의 우위를 바탕으로 이득을 가져갈 수 있으리라는 판단에서 비롯된 밴으로 보인다.

이후 탑 레넥톤을 선택하여 탑 2:2구도와 6렙타이밍 등 초-중반에 힘을 더 실어줬고, MVP는 신드라와 탐켄치를 통하여 상대의 CC와 순간 딜링으로부터 아군을 보호하기 좋은 챔피언을 꺼냈다.

출처 : NAVER  MVP vs KT1세트 - OGN 중계화면 캡쳐

 

2. 퍼블과 KT의 탈수기


양 팀의 정글러는 서로 다른 동선을 보여준다. MVP의 비욘드는 탑라인의 카밀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 혼자서 바텀쪽 칼날부리 스타트를 선택하고, 스코어는 무난하게 탑라인쪽 레드 스타트를 통해서 정글을 시작한다. 이어서 게임시간 2분 35초에 KT의 데프트선수가 애쉬의 매날리기를 통해서 MVP의 레드쪽 정글을 체크해주는데, 이를 통해서 KT는 MVP 비욘드의 정글동선을 예측하게 되고 스코어가 블루를 먹고 탑라인의 커버를 위해서 올라가는 장면이 나온다. 3분경 비욘드의 첫번째 갱킹이 탑에 도달하는데, KT 스멥의 레넥톤은 이미 매날리기를 통해서 확인된 정보를 바탕으로 와드를 설치하고 갱에 대비를 하고, 엘리스는 점멸만 소모하고 큰 소득없이 갱을 마치게 된다. 이어 커버를 온 스코어가 엘리스의 위치를 파악하고, 레넥톤과 함께 퍼블을 만들어낸다.

출처 : NAVER  MVP vs KT1세트 - OGN 중계화면 캡쳐


퍼블을 레넥톤이 가져가면서, 정글과 탑의 주도권을 가져오게 된 원거리 딜서폿 카르마를 이용한 바텀 주도권과 더불어서 MVP의 정글을 수시로 들어가며 스노우볼을 가속화시키기 시작한다. 게임시간 12분경 탑라인에 힘을주면서 미드와 정글을 탑으로 유인하고, 바텀을 미드로 올라가도록 유도하면서 포블을 가져가지만, 이 과정에서 MVP의 대처로 애쉬를 끊기게 된다.

KT는 이 시점에서 스노우볼의 가속화를 위해서 본격적인 탈수기 운영을 준비한다. 애쉬를 바텀으로 혼자 보내서 바텀라인을 관리하게 하고, 탑에 마타의 카르마를 보내서 탑라인을 압박하며 스노우볼을 빠르게 굴릴 준비를 한다. 이 과정에서 ADD의 카밀과 비욘드의 엘리스를 잡아내지만, 이 과정에서 스멥이 희생하며 2:1교환을 만들어낸다.


2. KT의 실수와 무리한 플레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KT의 실수가 나오기 시작한다. 정비 이후 탑에서 탐켄치를 끊어내고, 1/3/1 스플릿을 자연스럽게 시작한 KT였으나 여기서 간과한부분이 있었다. 첫째, MVP는 진과 카밀, 탐켄치 등 원거리에서 싸움을 열기에 좋은 챔피언들을 가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1/3/1을 할때는 쉽게 거리를 내어주면 안된다는 점이다. 적 정글에 와드를 했지만, 카밀의 경우 e스킬을 통해서 먼거리에서 순간적으로 거리를 좁힐 수 있으며 이어지는 진의 W스킬로 CC연계가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이 있었다. 따라서 미드에서 애쉬가 물리고 점멸이 빠지면서 자연스럽게 KT는 뒤로 움츠러들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아직 탐켄치의 궁이 남아있었는데, 이를 간과한 폰이 다소 무리해서 라인을 밀다가 바텀지역에서 카밀의 궁을 맞으면서 잡히게 된다. 이후 게임이 다소 묘하게 흘러가게 된다.


 

출처 : NAVER  MVP vs KT1세트 - OGN 중계화면 캡쳐


라이즈를 내준 KT는 미드 압박을 펼치지만, 신드라가 라인을 먼저 푸쉬하진 못해도 포탑 체력을 잘 관리해둔터라 이 공격은 무위로 돌아가고 MVP는 화염드래곤을 가져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스코어가 스틸을 하려고 했으나, MVP의 대처와 맞물리면서 허무하게 짤리고 호응하기 위해서 들어오던 마타까지 끊기면서 게임의 향방은 묘하게 흐르게 된다.

사실 LOL에서 킬이 직접적으로 제공하는 골드는 300+@이다. 즉, 킬차이가 나더라도 CS가 15~20개가량 차이난다면, 결과적으로 골드차이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프로경기에서 더더욱 킬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한 골드차이 이상으로 그 이후에 가져가는 오브젝트와 연결되는데, 이점에 있어서 MVP는 이 교전을 통해서 큰 이득을 취했다고 볼 수 있다. 오브젝트 뿐만 아니라 2킬을 추가로 가져가면서 라인전에서 내줬던 손해는 모두 메꿔졌다고 볼 수 있다. 23분경 3번째 화염용을 먹기위해 시야를 장악하던 비욘드와 맥스가 허무하게 끊기고 화염용을 내어주면서 MVP의 패색이 짙어졌다. 하지만 여기서 스멥과 폰이 무리하게 신드라를 끊으려다가 역습을 맞고 사망하면서 추가이득을 챙기지 못하고 오히려 MVP가 바론을 가져가는 결과를 낳게 된다.

바론을 가져가면서 격차를 큰폭으로 좁힌 상황에서 바텀에 스멥이 매복하고 있다가 허무하게 끊기면서 외곽타워를 모두 내어주는 결과를 맞이하게 된다. 이어서 카밀의 스킬을 바탕으로 32분경 스코어를 끊어내고 바론을 먹고 34분 30초경 미드 한타에서 KT의 노림수를 잘 받아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출처 : NAVER  MVP vs KT1세트 - OGN 중계화면 캡쳐


34분 30초경 미드한타는 게임 마지막 한타인데, KT는 라이즈의 궁극기를 이용해서 카밀이 없을때 상대방의 후방을 노린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라이즈와 레넥톤은 먼저 들어가는데 성공했으나, 애쉬의 궁극기가 탐켄치에게 적중하고, 신드라가 적군와해로 들어온 레넥톤과 라이즈를 기절시키고 정화를 쓰면서 뒤로 빠지는데 성공하면서 카밀이 합류하여 KT에게 역습을 가하고 데프트와 폰을 끊어내면서 게임을 마무리하게 된다.


3. KT가 놓치고 있던 부분


KT는 기본적으로 라인전의 우위를 바탕으로 흔히 말하는 탈수기 운영을 하는 팀이다. 하지반 이 경기에서는 그런모습이 잘 나오지 않았는데, 몇가지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KT는 기본적으로 상대방의 전략에 대처하는 모습이 많이 미흡한 부분을 보여줬는데, 대표적으로 폰이 보여준 모습을 꼽을 수 있다. 라이즈의 궁극기를 바탕으로 상대 노림수를 회피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첫번째 두번째 끊기는 모습에서 모두 궁극기를 통해서 회피하려고 하였다. 라이즈의 궁극기는 시전시간이 존재하며 이동이 불가능한 상황이 되면 시전이 끝나도 이동할 수 없게된다. 여기서 폰이 놓친건 상대도 탐켄치라는 글로벌 이동 궁극기를 가지고 있으며, 탐켄치도 최대 2명의 챔피언이 이동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두번 모두 탐켄치의 궁극기에 퇴로를 차단당하고, 궁극기를 통해서 탈출하는것 역시 카밀의 궁이나 신드라의 적군와해등으로 끊겼으며, 굳이 이러한 스킬을 맞지 않아도 MVP는 충분히 다양한 CC를 가지고 있었다. 즉, 상대방이 언제든 1/3/1 스플릿을 하는 자신을 노리고 편하게 접근할 수 있음을 간과한 것이다.

또한 상대방에 대해서 방심을하고 게임을 한 부분이 보였다. 기본적으로 MVP가 뛰어난 팀 호흡을 바탕으로 KT의 노림수를 잘 받아치는 모습이 나오거나, 상대의 진입에 이안이 신드라로 잘 받아치는 등 훌륭한 플레이를 보여줬지만, 기본적으로 바텀에서 레넥톤이 혼자 매복하다 끊긴다거나, 무리해서 오브젝트를 노리거나 적을 쫓다가 짤리는 모습등은 아쉬움이 남았다.


종합적으로 살펴봤을때, MVP의 팀 호흡이나 한타능력에서의 뛰어남은 이미 익숙하게 봐왔다시피 훌륭했다. 하지만, KT의 플레이에서 다소간의 아쉬움이 남은것은 사실이다. KT가 라인전의 우위를 바탕으로 플레이하고 무리하지 않은채로 기존의 운영방식대로 줄건 내어주되 더 큰 이득을 취하는 기존의 운영법을 유지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