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진에어와 롱주의 장기간 경기가 있은 뒤 오프더레코드가 나왔다. 이 날 이 오프더레코드를 본 팬들의 반응은 진에어의 경기력과 맞물리면서 한가지 의문을 자아내게 된다. '진에어의 메인오더는 누구지?'

콩두가 2017시즌 첫승을 신고하던 날, 개인적으로 진에어의 경기에서도 마찬가지 의문이 떠올랐다. '진에어의 메인오더는 누구지?'

   팀 내의 사정과 상황이란, 외부인이 쉽사리 판단할 부분이 아니다. 또한 내부에서 발생한 상황에 대해서 외부인이 모든 부분을 알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이 경기에서는 진에어의 아쉬운 모습이 눈에 아른거렸다.

 

1. 밴픽구도

   이 경기에서 밴픽만큼은 진에어의 압승이였다. 결과창만 놓고 보면, 진에어의 낙승이 예상되지 않을까 하는 수준이였다.

진에어가 블루팀, 콩두가 레드팀으로 맞이한 2세트에서 진에어는 그레이브즈를 먼저 밴했다. 사실 언제나 LOL의 밴픽은 블루팀이 다소 유리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어있다. 같은실력, 같은챔프폭을 지니고 있다고 할 때 블루팀의 밴이 조금 더 자유롭고 편한 측면이 존재한다.

진에어는 전세트 껄끄러웠던 그레이브즈를 밴함으로써 정글러인 펀치의 영향력을 덜어내려고 했다. 이어서 바루스와 진을 밴함으로써 콩두의 원딜을 애쉬로 강제하는 효과를 노렸다. 동시에 상대방의 밴이 끝난 시점에서, 제이스/카밀/렝가중 하나정도는 가져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 노림수는 적중해서, 콩두는 르블랑 렝가 카밀을 밴하고 진에어는 자연스럽게 제이스를 가져간다. 제이스는 방어구 관통력 패치의 수혜자중 하나로 꼽히고 있으며, 탑/미드 스왑을 통한 심리전을 걸 수 있는 픽이다.

이어 콩두는 애쉬를 가져가며 바텀의 주도권을 꾀하고 동시에 정글러를 고민한다. 카직스는 말자하와 자이라가 살아있기에 무난한 렉사이픽을 선택한다. 진에어는 이에 자이라와 직스원딜을 가져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제이스를 통한 심리전을 극대화 하게된다.

콩두는 로치가 좋은모습을 보인 뽀삐를 가져가며, 탑 제이스를 압박하는 효과를 노리게 된다. 이 시점에서 사실상 진에어는 밴픽구도의 승리를 자신했을 것이다. 

   콩두는 자신들이 자신있는 픽에 대해서 선택권을 내어주고 맞춰갈 수 밖에 없게 되어버렸다. 자신감이 하락한 팀이기에 조금 더 위축된 밴픽이 진행되지 않았나 싶다.

   진에어는 미스포츈과 신드라를 밴함으로써 바텀의 선택권을 더 좁히게 되고, 콩두는 카직스와 케넨을 밴해서 정글과 탑지역에 힘을 조금 더 실어준다.

   이후 콩두는 라이즈를 가져가는데, 상대 서폿이 나온 상황이고 미드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구거가 말자하로 좋은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에 말자하를 배제하고 서폿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카르마로도 충분히 자이라를 상대할만하고, 본인들이 자신있는 픽을 선택함으로써 주도권을 쥐기 위함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여기서 진에어는 리신과 말자하를 가져가는데, 말자하는 미드에서 라이즈를 상대로 초반부터 압박할 수 있으며, 리신은 라인 주도권을 쥐고 흔들 수 있는 진에어의 조합에 적당한 라인개입을 통해 날개를 달아줄만한 픽이였다.

마지막으로 콩두가 카르마서폿을 가져가면서 밴픽을 마무리한다.

   구거의 챔프폭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진에어의 밴픽전략은 의미가 있었다. 구거가 말자하서폿으로 좋은모습을 보여준적이 없고, 솔랭기준 연습량도 많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아주 좋은 전략이였다.

   진에어의 조합은 라인 주도권을 바탕으로 한 스노우볼 조합이였고, 대치구도에서도 강점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픽이였다. 반면에 콩두의 조합은 1세트와 마찬가지로 안정적인 조합이였다.

 

밴픽전략의 승리! (출처 : NAVER  콩두 vs 진에어2세트 - OGN 중계화면 캡쳐)

 
2. 노림수와 받아치기

   경기에서 양팀은 조금 특이한 정글 스타트를 보여준다. 진에어의 리신이 제어와드로 시작템을 구매하고, 상대 레드를 노린다. 이에 렉사이는 반대로 진에어의 레드에서 정글을 시작하게 된다. 여기서 사고가 터지는데, 동선이 꼬인 상태에서 리신은 아군 블루를 경유해 레드쪽 정글을 들어가고 렉사이는 레드 이후에 상대 레드쪽 정글을 모두 먹으려다 상대 바텀듀오와 리신의 압박에 퍼블을 내준다. 하지만 여기서 쏠의 애쉬가 엄티의 리신을 잡아내며 쌍버프를 획득, 양팀의 교전은 유불리를 따질 수 없는 채 마무리된다. 이어지는 상황에서 콩두는 지속적으로 탑지역을 노리는데, 제이스의 슈퍼플레이로 첫번째 스노우볼이 굴러가기 시작한다.

   소환은 제이스를 뽑아서 주도적인 라인전을 보여준다. 미드 주도권과 리신정글등의 근거를 바탕으로 한 플레이였지만, 동시에 콩두의 노림수에 취약해질 수 있는 상황이였다. 하지만 두번의 갱을 모두 회피해내는데, 두번째 갱에서 상대방의 과투자를 이끌어내고 자신은 살아가게 된다. 여기서 소환사주문과 궁극기를 모두 투자한 뽀삐는 이어지는 진에어의 3인다이브에 킬을 내주고 포블까지 내어주게 된다.

 

투자가 실패하면 리스크가 따르기 마련이다. (출처 : NAVER  콩두 vs 진에어2세트 - OGN 중계화면 캡쳐)

   이어 진에어는 이미 체력이 많이 빠진 콩두의 미드타워를 깨며 스노우볼을 굴리고, 콩두는 상대의 스노우볼링을 늦추고자 다소 무리한 바텀 다이브를 한다. 여기서 엄티의 리신이 슈퍼플레이를 보여주며 제이스를 노린 라이즈/렉사이/뽀삐 세명의 챔프를 잡아내고 경기의 흐름을 진에어쪽으로 굳히게 된다.

 

이제 당구는 리신의 기본소양이 되었다. (출처 : NAVER  콩두 vs 진에어2세트 - OGN 중계화면 캡쳐)

이 킬을 바탕으로 진에어는 조합의 장점을 살리며 콩두를 더욱 압박하게 되고, 콩두에게는 패배의 기운이 드리우기 시작한다.

밴픽과 플레이에서 모두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며 진에어의 낙승이 예상되는 상황이였다. 하지만..


3. 진에어의 아쉬운 부분

   진에어에게 남은 과제는 천천히 상대방을 압박하면서 빠른 포탑철거와 원거리 포킹을 통한 스노우볼 굴리기였다. 실수만 없다면 무난하게 상대를 밀어붙이고 바론을 먹고 억제기를 밀면서 자연스럽게 이기는 그림. 말 그대로 '이대로만 가면 이길 수 있어'의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진에어의 운영적인 실수가 연달아 나오면서 게임이 묘하게 흘러간다.

 

무작정 미드에 모이는건 안좋은 플레이다. (출처 : NAVER  콩두 vs 진에어2세트 - OGN 중계화면 캡쳐)

 
   진에어는 여기서 해설이 언급한대로 '미드모여'를 하게 된다. 솔랭에서 볼 수 있는 운영인데, 유리한팀이 자연스럽게 경기를 끝내고자 미드에 모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다. '미드모여'를 하는 이유는 미드 라인이 가장 짧기 때문에 미니언 라인이 금방금방 충원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이득을 굳히려면, 반드시 운영적으로 먼저 해야할 작업들과 근거가 있다. 탑/바텀 같은 사이드라인이 밀고있어야 자연스럽게 선회하거나 그쪽으로 인원을 분산시키며 미드의 압박을 넣거나 혹은 다른 오브젝트로 선회하며 이득을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사진을 보면 진에어는 라인관리가 전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드로 모여있고, 이는 상대방을 밀어내지 못하면 역으로 자신들이 손해를 보는 상황이 된다. 바텀의 경우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콩두에게 유리한 라인이 되어있고, 탑 라인은 도착하려면 너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진에어는 이 방황을 쉽게 끝내지 못하고, 콩두 입장에서는 싸움에서 대패하지만 않으면 바텀에서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먼저 싸움을 열게 된다.

   쿠잔의 슈퍼플레이로 살아나갔지만, 바텀지역의 손해는 발생할 수 밖에 없었다. 이후 다시 스플릿 운영을 통해 바론을 먹는데 성공하지만, 콩두 역시 슈퍼플레이를 통해서 장로드래곤을 챙기게 되고, 여기서 진에어는 한번 더 운영상의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미드 억제기를 온전히 파괴하지 않은 채 무리해서 인원을 분산시키다가 미드에 있던 인원들이 사망하고, 상대방에게 역으로 추격당하면서 에이스를 내주고 만 것이다.

 

장군님은 언제나 한방을 갖고계신다. (출처 : NAVER  콩두 vs 진에어2세트 - OGN 중계화면 캡쳐)

  진에어는 여기서 상대방이 장로드래곤 버프상태이고, 라이즈의 후반 딜링을 간과해서는 안됐다.​ 하지만 이점을 놓치고 인원이 분산되는 바람에 역전을 내어주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물론 이어지는 바론 앞 한타교전에서 콩두의 실수가 발생하고 진에어의 집중력이 살아나면서 경기를 승리로 가져가기는 했다. 하지만 진에어가 보여준 운영상의 아쉬움은 이전의 경기들과 마찬가지로 아직 완전한 팀이 되지 못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교전의 집중력과 라인전의 우위등 기본적인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은 충분히 훌륭하다. 하지만, 운영에서 보여주는 아쉬움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진에어의 이륙은 계속해서 멀어지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