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름 김영기

나이 27살

9평 남짓한 원룸

이 좁은 공간에서 6년째 살고 있다.


현실은 시궁창,

하지만 난 챌린저다.


프로 이적 제의도 왔었고

내 플레이 영상이 유튜브를 통해

소개되는 일도 간간히 있었지만


난 내 모습을 세상에 공개할 용기가 없다.


키 157, 몸무게 90kg의

은둔형 외톨이기 때문이다.




5월 23일 23시


카톡 소리가 울린다.

피플팀 팀장님이 보내온 메세지

"현 플3 매물, 승률 9할 보장해야됨. 승윤이나 영기가 뛰었음 한다 vip 매물이다"


오늘도 그렇게 시작한다.


ID: jihyun1004xx

Pass: xxxxxxx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치고 접속했다.


아이디로 봐서는 본 주인이 여성 고객인것으로 가늠된다.


Opgg 접속후 "뿡뿡대장지현" 검색해본다.


서폿 럭스, 잔나, 브라움 모스트 유저


지현으로 추측되는 이 고객분의

전적은 나름 준수했다.



"듀오로 돌린 티 나는거 극도로 싫어하고
모스트챔프로 9할 나와야 돼 꼭 지켜"

피플팀 팀장님의 간곡한 부탁이 불현듯

내 뇌리를 스친다.


10판 요청이 들어왔고 그 중 9게임을

럭스, 잔나, 브라움 서폿으로 승리해야 한다.


잠시 고민에 빠졌지만

그래도 난 나를 믿는다.

난? 챌린저다



5월 24일 05시 30분

랭크게임이 끝났다.

결과는 7승 3패.


극악의 팀운이었지만, 어찌됐든 그걸 이겨내야만 했는데

약속한 9할을 채우지 못하고 말았다.


피플팀 팀장에게 이 사실을 고하였고

한시간 뒤 팀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영기 니가 작업한 그 플3 서폿 계정 주인분, 우리 vip손님이신데 너 때문에 화가 많이나서 연락처좀 알려달라고 하더라.
나도 어쩔 수 없이 그냥 번호 알려주긴 했다. 그러게 이기지 그랬냐 ㅡㅡ"


10분 후 전화가 걸려왔다.

뿡뿡대장지현 그 사람인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나지막하게 들리는 여성의 목소리


선이 굵은 목소리, 하지만 그 안에 작은 미동이 느껴졌다.


"제가 웬만해선 이렇게 전화 잘 안하는데요. 저 진짜 오늘은 너무 속상하네요"



몇 마디 목소리를 더 들어보니

목소리에 울먹임이 느껴졌다.


보호 본능을 일으키는 목소리였다.


은둔형 외톨이인 내게 오랜만에 찾아온

뜨거운 감정.


통화가 끝난 후

난 바로 구글링을 해보았다

"jihyun1004xx"


그리고 나선 곧 충격적인 것을 보고야 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