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세 틀딱 선인증 박고요..

뭐 댓글달때부터 예상은 했지만 당연히 공공재드립부터 해서 악담만 늘어가는걸 보니..너무 당연하니까 화는 안나는데 옛날 생각나서 끄적여본다.

나도 의사지만, 의사도 역한 구석이 참 많지. 인정하는 부분이야.

요즘은 리베이트나 이런거 진짜 많이 줄어서, 난 요즘 제약 영맨들 오면 맨날 포스트잇이랑 볼펜만 주고 가던데

5060틀딱들이랑 술한잔하면 '라떼는 말이야~' ㅇㅈㄹ하면서 의국장하면서 알값으로 집을뽑니 차를뽑니 이런이야기 하는데 ㅈㄴ 역겹긴함.

핑계아닌 핑계를 대자면, 솔직히 그 시절엔 사회전반이 그리 깨끗하진 않은 시기였음. 울 엄마도 없는형편에 학교다닐때 선생한테 촌지 찔러주려고 낮에 공장일하고 밤에 밤깎고 해서 모은돈 줬다하고 말이지. 공무원 등도 말할 것도 없고.

일종의 시대상+의사는 액수가 더컸으니까 큰만큼 욕을 더먹는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함.

또한 일부 현재 진행형도 있음. 옛날보다 덜하다 뿐이지.

오늘 핫했던 이야기중에 몇개 해볼까.

일단 수술실 CCTV. 나는 개인적으로는 찬성하는 입장이야. 베스트 걸린 저 글같은 사례는 한다리 건너면 다 들을수 있을정도로 횡행해 있긴하지. 그것도 요즘은 조금 줄었다고도 하는데, 내가 요즘은 수술방을 안들어가서 말이지. 

티비에 뭐 기구상이 수술하다 환자 넘어가고해서 소송싸움하고 이런거 있잖아. 그런거 볼때마다 화나고 분노하는건 똑같음. 사람대 사람으로서 합병증 내지는 죽음이 안타까워서 그렇기도 하고, 저 돌팔이 ㅅㄲ는 왜 저 ㅈㄹ을 해서 의사망신 다시키나, 이런것도 있고 말이지. 

내가 베스트글에 달아놓은 댓글대로, 약간은 필요악적인 부분(기구상이 기구를 알아야 팔아먹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숙련공이 생기고 게으른 의사와 이해타산이 맞으면서 대리수술이 발생)이 있었고, 이것도 최근에는 많이 개선중이야. 근데 안그런 병원도 당연히 있을거고 거기에 대해선 뭐라 말을 못하겠다.그래서 CCTV가 필요할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도 드는거고.

위에 잠깐 언급한 리베이트도 그 시작은 비슷해.

만약에 내가 쓰는 의료기구중에 내손에 ㅈㄴ 익숙한 'A'라는, 사람한테 쑤셔서 돌리는 기구가 있어. 난 수련받을때부터 이거만 써서 이걸로는 눈감고도 하는데, 다른거 잡으면 묘하게 불편하단 말이지. 그래서 개원해서도 계속 쓰는 중인데, 
똑같은 영역의 기구인 B를 파는 회사에서 어떻게든 이걸 나한테 팔고싶단 말이지. 뭐가좋다 뭐가좋다하면서. 그런데 내 입장에서는 B를 써줄 이유가 없는거야. A로 하면 아무 문제없이 수술 잘 끝낼수 있는데 내가 익숙하지 않은 B를 왜 쓸까?

여기서 의문이 생기는 사람이 있을거야. B가 더 낫거나, 발전한 기구라면? 그럴땐 당연히 좋든싫든 B로 넘어가지. 엄밀히 말하면 그건 전혀 다른 패러다임으로 발전한 것이므로 A, B의 문제가 아니라 A → AA처럼 '진화'했다고 봐야하니까. 그런데 어디든 마찬가지지만 의료시장에도 비슷한 기능의 물건을 파는 회사가 정말 많아.
그래서 이 의사에게 어떻게든 B를 좀 팔아먹어 보고자, 눈도장찍고 어필하느라 리베이트가 판을 치게 되는거야. 

블로거지가 블로그에 글하나 써주고 밥얻어먹잖아? 여행블로거가 포스트하나 올리고 수십만원짜리 호텔방 공짜로 쓰지?

하물며 사람을 쑤시고 돌리는, 무시무시한 기구인데. 당연히 그걸 쓰는 의사입장은 보수적일수 밖에 없어. 그래서 더더욱 쓰던거만 쓰려고하는 성향이 강해지고, 그런 시장 속에서 새로 진출하는 도전자의 입장에서는 많은 비용을 지불할수 밖에 없는 구조이지.

나는 음성적인 리베이트- 예를 들면 위에 기술한 차를 해준다거나 이딴 짓의 말도안되는 음지의 리베이트는 당연히 사라져야한다고봐. 그리고 뭐 그런거있잖아 이삿짐을 옮긴다던가 운전을 해준다던가 하는갑질. 그것도 마찬가지고. 그런데  3040의사들중에도 그런 틀딱들이 있나? 난 주변에서 못봐서 잘 모르겠다.

대신의 양지의 리베이트- 해외학회 지원이나 논문연구비지원, 나라에서 절대 한푼도 안해주는 의료진에 대한 각종 복리후생을 대신 제공하는 그런 종류(너네는 회삿돈으로 회식하지? 대학병원은 회식 전부 제약회사돈으로 한다. 이것도 이상하지 않음?) 는.. 늘려줘야지. 위에 기술한대로 의료기시장에서 도전자는, 어떤식으로든 판촉을 해야하거든? 그래서 어느정도 그 합법적인 판촉의 길을 터놔야 하는데 요즘은 그마저도 줄어들고 있지. 이것도 뭐..해외학회 지원받아서 자식은 물론 사돈의 팔촌까지 여행다녀오는 몇몇 나쁜 의사들의 탓도 있다고 본다..

다시 CCTV이야기로 돌아가면, 
그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가. 나도 CCTV를 설치해서 모두가 의심을 걷어내고 법적공방에 있어 클린한 증거가 될수 있다면 절대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

상황을 몇개 가정해보자.
1. 나는 잠깐 실수하면 환자가 평생 불구가 되거나, 목숨을 잃을수도 있는 아주 중요한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야. 밑에 전공의 한명 달고 수술하러 갔어. 그런데 이 전공의 새끼는 맨날천날 술쳐먹고 수술실에서 꾸벅꾸벅 조는 애야. 중요한걸 시킬수가 없어서 대충 필드 젖혀놓고 땡기고 있어라, 뭐 이런거 하나 시키는데 이 ㅅㄲ가 당기다가 졸아서 자꾸 기구를 떨어뜨리거나, 수술필드에 대갈통이 닿을랑말랑 하고 있는거야.
내가 교수면 너무 화가 나잖아? 그래서 이 자식 촛대뼈 한번 깠어. (이게 잘했다는건 아냐, 그런데 앞선 상황설명보면 개빡칠만 하지? 내가 누워있는 환자라고 생각해보길 바라. 그래서 의사의 교육과정이 신경질적일수 밖에 없는 거고)
그런데 꼴통은 괜히 꼴통이 아니지. 그거 한번 까였다고 CCTV들고가서 교수를 고소해. 
교수는 폭행죄에 무슨죄무슨죄 해서? 지금 추진하는 법대로면 의사면허 박탈도 가능하겠네? 

2. 나는 다행히 아주 정상적인 팀원들과 맞춰서 수술을 잘하고 있었어. 그런데 원인모를 응급상황이 뜬거야. 환자가 갑자기 부정맥 발생하면서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고, 모니터링 중이던 널스가(참고로 모든 수술에서 마취과 의사가 상주해서 모니터링하진 않아. 마취 인덕션 걸어놓고 모니터링은 널스나 전공의가 하는게 대부분) 급하게 마취과 전문의를 부르고 마취과 의사가 적절한 심폐소생술과 약물을 통해 환자 심장을 정상리듬으로 돌려놨어. 그런데 이 환자가 수술한 자리에 묘하게도 어떤 종류의 합병증이 생긴거야 (이건 피할수 없는 문제야. 의사는 신이 아니고 자잘한 종류의 합병증은 언제 어떻게든 생길수 있음). 환자랑 보호자들이 CCTV를 채증해갔더니 밖에서 무슨 다른의사가 헐레벌떡 뛰어들어와서 심폐소생술하고 난리가 났어. 

'너 이 ㅅㄲ. 수술을 어떻게 한거야?'
내가 보호자라도, 심지어 의학을 어느정도 아는 의사라도 이런 장면을 보면 나중에 되든안되든 소송전 가자고 할걸?

수술한 의사는 수술과정에서 잘못한게 없는데, CCTV는 내게 불리한 증거로 작용하고, 내가 잘못이 없다는 것을 역으로 열심히 인증해야만 하지. 바쁘게 외래보고 수술하고 하면서 법정에도 불려다녀야해. 그리고 이런 상황은 응급할수록, 중한환자일수록 더 빈번히 발생할수 밖에 없어.

지금도 중환자 의학 아무도 안하는데 누가 하려고 할까? 한번쯤 생각해보자.

비슷한 사례도 있었지?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주사약 오염되어서 신생아들 죽어나갔는데 징역형은 현장에 있지도 않은 소아과 교수가 받았지? 이사람이 뭐 잘못했는지 모르겠지만 앞으로는 이렇게 면허도 박탈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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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의대정원을 10배로 뽑자 뭐 이런 이야기도 있었어.

그건 아주 간단하게 반박이 가능해.

어떤 의술이든 경험에 의한 러닝커브는 아주 중요해. 무슨말이냐면 환자를 일정 숫자이상 보고, 수술을 몇개이상 해봐야 능숙하게 할수 있다는 말이야.
1명의 의사가 100개의 똑같은 수술을 하면 그 사람은 아주 뛰어난 전문의가 되는데, 10명의 의사가 각각 10명씩 수술을 하면 그저그런 의사가 돼.
아산병원이 간이식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하지? 아산병원 간담췌외과 펠로우 들어가려면 이혼도장 찍고 들어가야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어. 
사람들은 왜 죄다 자기 자신이나 가족은 빅5병원에서 치료받기를 원하면서, 의사뽑고 훈련시키는 문제에 대해서는 정반대의 의사를 만들자고 주장하는건지 그건 아직도 잘 이해가 안된다ㅎㅎ 의료에 있어 그런 선택과 집중은 필수라고 볼수있고, 그래서 의사가 젊을때는 갈려나갈수 밖에 없다는걸 의사도 병원도 서로 이해하고, 그렇게 참고 일을 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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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아직도 의사치고는 많이 젊지만

여기서는 거의 최고령 틀딱이겠지.

유일하게 하는 커뮤가 인벤인거 보면 알겠지만 
찐따마냥 중고딩때도, 의대와서도 아싸처럼 구석에 쳐박혀서 공부만하는 그런 스타일이었음
(성범죄 이야기도 하고싶었는데 너무 길어져서. 성적으로 접촉기회도 많고 관련범죄도 많은 것도 엄연한 팩트임. 물론 본인은 해당없음. 인싸들 다 나가뒤지십셔...)
집에와서 스트레스 푼답시고 게임하고. 

젊을때- 갓 전문의 따고 나와서, 나는 또 고약한 병때문에 평생 면역억제제 주사 맞으면서 사느라 군대도 면제라, 벌써 전문의 생활한지 꽤 됐네
나도 사람 많이 살렸다. 내가 밤에 뛰어나가서 살리거나, 응급으로 구해준 사람만 족히 100명은 될거야. 내 인생 최고로 뿌듯한 순간들이었다. 

그렇게 펠로우 2년하고 이제 교수되나 싶었는데, 군대 안갔다왔다고 바로 교수를 안시켜주네?

매일매일을 아침 8시부터 밤8시까지 교수님이랑 일하다가 교수님 퇴근하고 저녁8시부터는 또 응급환자 콜받기 시작.. 12시에 자려고 누으니 12시 10분에 콜와서 나가고, 2시에 끝나고 컵라면 하나먹고, 다음날 아침 8시에 다시 출근하고..

서울올라가서 이걸 2년을 하면서 살았어. 근데 환자 살리러 콜받고 나가면 그때만해도 '세전' 3만원 줬음. 택시타고 국밥한그릇하거나 보조인력들 야식이라도 사주면 오히려 적자남 ㅋㅋㅋ

월급은 세후 한 450정도 받았었고..뭐 월세내고 생활비하고 하니까 집사기도 빠듯하고 나이는 자꾸 쳐먹고 애는 나오고 부모님은 돈이없고 ㅎㅎ

그생활을 2년 더해야 교수를 줄지말지 생각을 해본다니 도저히 하겠나..엄두가 안나더라고

그때 고향 본가 옆에 그냥 이름모를 로칼에서 월급 3배줄테니 오라더라. 출퇴근은 나인투식스로 하고 응급없고.

그렇게 갑자기 진로 돌려서 현재까지 그냥 그렇게 살고 있다. 애 둘있는데 자주자주보고. 롤도 한판씩 돌리고 매우 여유있고 좋아. 1주일 근무시간 따지면 한 45-50시간 정도밖에 일 안하는거같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공정하다는 착각' 읽어본사람 있는지 모르겠는데, 1줄 요약하면 '니가 가지고 있는 재력 지위 등등.. 진짜 공정함?' 라고 지적하는 책인데, 살면살수록 전적으로 동감하게 된다. 

아직도 저렇게 세전3만원(보다는 조금 올랐겠지?) 받으면서 밤에 환자살리러 나가는 동기들, 후배들 많을텐데 등따숩고 배부르게 살면서 월급도 훨씬 더 많이 받는 내 삶이, 그들에게 미안해. 월급날 통장에 찍히는 액수를 보면 또 어려운 시국에 직장을 잃은 수많은 다른 가장들에게까지 미안해.

그럼에도 의사는 공공재니 뭐니 씹소리 하는것들이 제일 꼴보기 싫고. 니들이 말안해도 공공재처럼 사는 의사 많다. 수면위로 드러나지 않을뿐이지. 왜 그런 사람들이 더 대접받지 못할까? 의사의 정치적 불만은 대부분 거기에서 스타트야. 정상적인 의사로서의 교육을 받았다면 누구나 한번쯤은 그런 '진짜 사람 살리는'의사에 대한 로망을 꿈꾸지만..

이야기가 곁가지로 너무 많이 흐른거 같은데.

어쨌든 어린 친구들이 많이 하는 커뮤니티고,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입장에서 자기가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바탕으로 생각할수밖에 없는 존재이므로 의사가 대다수에게 까이는건 어찌보면 당연해. 내스스로를 돌아봐도 나의 20대가 여기 있는 친구들의 여론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거 같거든. 
댓글들보면서 20대의 나와 논쟁하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어.

30대의 내가 지금 전하는 말은,
이야기를 이각도 저각도로 돌려보면 '아, 저쪽에도 나름의 이유는 있었구나' 하고 한번쯤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이정도야.

한줄요약
1. 각자 나름의 이유는 있으니 들어보고 이해해보려 노력하자. 그런데 현정부&민주당 놈들 이야기는 많이 듣고 읽어봤는데 도대체 무슨 쌉소린지 모르겠음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