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원래 생일을 챙기는 편은 아니지만

유일하게 열내면서 챙겨주던 친구가 한 명 있어서 항상 걔랑만 보냈었는데

이번에는 서연이도 곧 오빠 생일이네 이런 말을 계속 꺼내서 불안하게 만들더니

기어코 오빠! 나 오빠생일 날 휴가 냈어 잘했지 이러길래

미안한데 난 생일 날 이미 선약이 있어라고 하니까 갑자기 진짜 무슨 초상난 사람처럼 심하게 풀이 죽어가지고

그게 또 너무 미안하고 신경쓰여서 그 친구한테 전화해서 한 번 물어본다니까

정말? 이러면서 기대감에 가득찬 눈으로 올려다보는데 얼마나 귀엽던지

얼굴 빨개져서는 고개 획 돌리고 친구한테 전화 해서

야 새롬아 나 생일 날 일이 생겨서 못 만날것 같아 라고 하자마자

전화기에서 야 뭔 소리야! 너 죽을래! 하고 소리가 꽥

귀는 떨어질것 같고 밑에서는 서연이가 기대에 차서 막 올려다보고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그 날은 정말 난감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