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워로드이다. 뭐? 황로드가 밸런스판에 뛰어들어? 미친거아냐? 자 진정하고 들어봐, 뉴비들은 모르겠지만 고인물들은 안다. 워로드는 실제로 거짓말안하고 시즌1때 꽤 긴시간 최하위권에 머문적이 있다. 심지어 그 기간동안 호크도 중위권까지 잠시 반등했다. 이게 어느때냐면 암살자도 나오기전, 창술사가 아직도 중고신캐이던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이다. 이 당시 워로드는 성능도 하위권인데 스킬도 버그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누군가 떠오르지 않는가? 그렇다 블레이드의 문제점과 비슷하다. 이때 많은 초창기 워로드들이 떠날정도였다. 당시 워로드의 문제를 나열해보겠다.

첫째. 구조적으로 박살나있었다
워로드는 딜과 서포팅 탱커를 두루갖춘 캐릭터를 만드는게 목적이었던듯 싶다. 그런데 잘안됬다. 딜과 서포팅을 애매하게 갖추니 딜러로 보기도 서포터로 보기도 애매했다. 딜러 자리에 워로드가 낄자리는 없었다. 서포팅을 위해 딜을 포기했기 때문에 제대로된 딜러를 받아가는게 파티입장에서 좋았다. 서포터의 자리역시 없었다. 딜을 위해 서포팅 역시 포기했기때문에 서포터로서의 자리는 없었다. 무슨말인지 아는가? 딜러와 서포터의 중간개념으로 캐릭터를 만들다보니 오히려 딜도 서포팅도 안되는 캐릭터를 만들어버렸다.

둘째. 버그수준의 도발과 방치
자 이부분이 중요하다. 도발이 진심으로 버그 그자체였다. 지금의 도발은 적어도 도발을 쓰면 나를 본다. 당시 도발은 정말 끔찍했다. 도발을 쓰면 나를 봐야한다는 도발의 기본개념조차 작동을 안했다. 그정도에서 그치면 그나마 다행이고 도발을 쓰면 파티원에게 피하기힘든 즉발성공격을 시전하는 거짓하나안보태고 트롤링 스킬이었다. 그리고 이걸 방치아닌 방치를 하는데 거의 오픈베타 초기부터 1년간 방치했다. 패치때마다 고쳤다고 했는데 기대하고 들어가면 더박살나있거나 그대로였다. 문의도 미친듯이 했다. 답변은 성실하게 왔다. 그러나 바뀌는건 없었다.

셋째. 워로드의 장점이 전부 죽어버리는 전투환경
맨 처음의 구조적 문제와 맥락은 비슷하다. 워로드의 장점은 단순하다. 단단하면서도 여러 유틸성(부위파괴, 무력화, 정화, 쉴드, 카운터)을 제공하고 강력한 수준의 화력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도움이되는 화력지원을 한다. 근데 당시에는 저게 전부 무쓸모였다. 일단 딜은 당시 워로드 성능자체가 너무 안좋아서 화력지원자체가 불가능했고 카운터는 그당시 존재하지도 않았다. 사실 카운터는 생긴지 얼마 안된 개념이다. 무력화는 당시 가장쓸모없는 능력치였다. 당시 몹은 무력화가 안먹거나 먹혀도 별로 쓸모가없었고 필요하다해도 워로드를 대려가느니 딜도 되고 무력도 좋은 다른 딜러를 대려갔다. 채력도 의미없는 능력치였다. 일단 도발이 버그수준이니 채력이 좋으면 뭐하는가. 게다가 그당시 던전은 지금과 비교하면 생존의 어려움보다 딜이 훨씬 빡빡했다. 딜에 비해 생존능력이 좋은 워로드는 설자리가 없었다.

전체적으로 블레이드와 상황이 비슷하다. 딜구조가 구조적으로 박살나있고 그덕에 전투환경은 블레이드의 장점이 죽어버리고 버그가 덕지덕지 뭍어있다.

지금의 황로드가 되는 과정은 간단했다. 던전의 난이도가 증가하며 생존이 중요한 덕목이 되었고, 카운터 개념도입과 여러 유틸성의 중요도가 증가했다. 그리고 워로드자체도 여러 구조적인 패치를 겪는다. 그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건 1년 방치인 도발이 마침내 픽스되었다. 지금이야 도발안먹히는 컨텐츠가 많아서 그 패치가 그렇게 큰가 싶겠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주력컨텐츠가 도발이 먹히는 어비스 던전과 가디언 토벌이었다.

그래서 무슨말이 하고싶은거냐면 말이지, 이 얘기는 다른 직업들도 들어야한다.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있는 캐릭터는 언젠가 그 문제가 폭팔한다. 단순히 패치때마다 땜빵하는 식으로 가도 다시 터지고 땜빵해도 또 터진다. 워로드가 과거 그랬듯이. 좋고 나쁨을 떠나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면 당장 그것부터 해결해야한다. 게임 오래할거면 그거부터 계속 언급해야한다. 그리고 버그부분... 블레이드버그가 해결안되는 모습에서 오픈초반 도발버그가 자꾸 오버랩된다. 너무나 이해가 되고 공감이간다. 이 문제는 블레이드뿐만 아니라 다른 직업들도 힘을 보태주어야한다. 수치상의 문제로는 서로 물어뜯는 한이있어도 버그만큼은 모든 유저들이 서로에게 힘을 보태주어야한다. 기술적인 문제로 당장 패치가 안되더라도 계속해서 언급하고 신경쓰게 만들어야한다. 결국 언젠가는 고치게끔 만들어야한다. 내가 워로드가 지속되는 패치에서 나아진점이 없음에도 계속 기다릴수있었던건 지속적으로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당부하고싶은게있다. 제발 정중하게 요구해라. 지금 밸패 맘에 안드는 직업들 있는거 안다. 필요한건 끈덕지고 정중한 요구이지 불필요한 욕설과 비아냥이 아니다. 나도 그긴 기간동안 정중함 만큼은 잃지 않았다. 제발 부탁이다.

글을 마치며 블레이드의 버그가 반드시 패치되길 바란다. 너무나 공감하고 다른 직업이지만 그 아픔에 나역시도 가슴이 아프다. 유저들 모두 블레이드의 버그픽스에 힘을 보태주자 당시의 워로드도 다른 유저들이 힘을 보태주었다. 그당시 힘을 보태준 분들에게 감사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