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49레벨일 때 스킬 시뮬에 짧게 던전 운용법을 올렸었는데, 이후 스토리 다 밀고 조화셋까지 갖춘 다음에 레이드를 돌다보니 서머너를 들고 어떤 식으로 딜을 넣어야되는 지 잘 감을 못 잡아서 스킬 쓰다가 보스 패턴에 맞아 죽고, 스킬 피한다고 딜 잘 못 넣는 사람을 많이 봐서 나름의 팁을 적어봅니다.

스킬트리야 제가 전문적으로 실험한 것도 아니고, 미터기가 나오기 전까진 개인의 체감과 편리함이 중요시된다고 생각하기에 "이게 진리다!"라고는 못 말합니다만 스킬 시뮬에 적었고, 지금도 쓰고있는 스킬트리를 적어보면,

마력의 결정체/순간 폭발/전류 방출/윙드 스피릿
엘씨드/고대의 창/끈적이는 이끼늪/대지 붕괴

이렇게고, 트라이포드는 스샷으로 대체할게요.

제가 스킬을 이렇게 찍은 이유는 제 플레이 스타일과 연관이 있을 텐데, 저는 레이드를 돌 때 웬만하면 보스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으며 상황에 맞춰 딜을 넣습니다. 때문에 끊임없이 딜사이클을 돌리기 보다는 정확하게 큰 기술들을 꽂아넣는 걸 선호하여 이렇게 쿨타임이 긴 스킬들을 사용합니다.

저는 항상 시야를 보스의 절반 이상이 보이는 정도를 유지하는데, 그 이유는 보스가 언제 어떤 패턴을 누구한테 사용할 줄 모르기 때문에 공격을 하면서도 보스의 패턴을 빠르게 눈치채 회피하기 위함이고, 다음으로는 지금까지 상대한 보스들이 사용하는 광역 패턴의 대부분이 가까이 붙어야 피할 수 있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보스의 모습이 시야에서 많이 가려진 상태라면 보스의 어그로가 저에게 바뀌었을 때 패턴에 빨리 반응하기 어렵고, 광역 패턴의 범위에서 회피하기도 힘들죠. 그래서 저는 보스의 모습이 6~70%정도 보이는 거리를 유지하며, 보스가 저에게 돌진 패턴을 사용하면 수직으로 무빙해 최소거리로 벗어난 뒤 바로 거리를 벌리지 읺고 보스에게 붙어있는 상태에서 다음 패턴을 보고 다시 회피합니다. 보스들의 대부분의 패턴이 선딜이 충분히 길기 때문에 오히려 가까이 붙어있을 때 회피하는 게 동선이 짧아 쉽더라고요.

다음으로는 딜링 방법인데, 보스의 패턴을 피하는 것만큼 중요한 게 끊임없이 많은 딜울 넣는 거라는 건 당연하겠죠.
제가 지금까지 본 서머너 분들을 보면 "원거리 딜러"라는 역할을 의식해 최대한 보스에게 떨어져 프리한 상태에서 딜을 넣으려하는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하지만 고정형이 아닌 유동형 보스는 무조건적으로 돌진 패턴을 가지고 있고, 그 돌진을 자주 사용하기 때문에 멀리 떨어져봤자 거리가 좁혀지는 건 금방이며, 먼 거리를 유지하도록 방치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멀리서 패턴을 못 봐 맞아주거나 스킬을 피한다고 자유롭게 딜을 못 넣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그리고 무리하게 스킬 쿨을 돌리다가 스킬의 모션 선딜 때문에 강한 패턴을 맞는 경우도 잦고요. 또 스킬을 급하게 쓰다가 시전 중 보스가 돌진 패턴을 사용해 헛치는 경우도 많더군요.

그런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저는 스킬을 쓸 때 선딜이 짧은 스킬을 제일 우선적으로 돌리되, 항상 보스가 돌진 패턴을 사용한 뒤 고정 패턴으로 넘어갈 때 스킬을 꽂는 편입니다. 선딜이 길고 홀딩 시간이 있는 고대의 창과 윙드 스피릿은 스킬 쿨마다 돌려주는 것이 아닌, 기회가 있을 때 넣어주는 서브용으로 생각하고요.

스킬 사용 설명을 구체적으로 하자면, 저는 우선 보스를 발견하면 거리를 유지한 채로 마력의 결정체와 순간 폭발을 쓰고 평타를 넣으며 패턴을 봅니다. 여기서 엘씨드를 먼저 박지 않는 이유는 단순 딜을 위해 엘리트 트포를 찍지 않았기 때문에 엘씨드의 사거리가 짧아 보스가 돌격 패턴으로 사정거리를 쉽게 벗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보스가 공격을 시작하면 패턴은 두 가지로 나뉘겠죠. 첫 번째로 돌격하느냐,  고정딜을 넣느냐. 돌격기를 사용한다면 첫 번 째로 돌격한 지점으로 가 바로 엘씨드를 박고 평타를 때려줍니다.

그리고 돌격 패턴이 끝나고 고정 패턴을 시작하자마자 이끼늪을 깔고 전류방출과 대지붕괴를 쓰고 틈틈이 마력의 결정체와 순간 폭발을 섞어주고요. 왜 시작하자마자 강한 스킬을 안 쓰는지 궁금하신 분들이 계실 텐데, 처음에는 스킬을 따로따로 쓰는 것보다 엘씨드 이끼늪으로 방깍한 곳에 스킬을 단숨에 몰아 써주는 게 딜이 더 잘 뽑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처음 스킬을 돌려주면 또 보스가 패턴을 시작할 텐데, 만약 자신에게 어그로가 끌렸다면 간간히 평타와 기본 스킬(마결, 순폭)만 써가면서 패턴을 피하는 걸 최우선으로 해줍니다. 내가 어그로에 끌리면 그만큼 다른 파티원들이 딜을 넣기 쉬운 상황이라는 거니까 어그로가 끌였을 때는 딜링에 강박을 가지지 않아도 됩니다.

나한테 어그로가 안 왔거나 어그로가 풀렸으면 다음 고정패턴이 시작되자마자 윙드 스피릿을 써줍니다. 고대의 창이 순간 딜은 좋지만 시전 시간이 2초가 넘어 너무 느리고, 윙드 스피릿은 4초를 꽉 채울 경우 기대 딜량이 더 높고, 사거리를 벗어나거나 자신에게 어그로가 끌렸을 경우 빠르게 끊고 이동할 수 있어 적절합니다.

고대의 창은 보스의 패턴 중 유난히 모션이 크고 지속시간이 긴 패턴들이 있는데 그 때마다 꽂아주면 됩니다. 오래 걸리는 패턴일 경우 대략 2초 정도의 공백이 생기는데, 빠르게 꽂아주면  모션이 끝나기 전에 사용할 수 있고, 조금 느리더라도 아슬아슬하게 시전과 동시에 블링크로 회피할 수 있습니다.
이 뒤로는 계속 보스의 고정 패턴 때 스킬을 써주고 어그로 때 회피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정리하자면 엘씨드는 사거리만 유의해서 자주자주 깔아주시면 되고, 이끼늪은 고정패턴이 시작되거나  가끔 보스가 벽에사 부비적댈 때 칼같이 깔아주시면 좋습니다.

전류방출은 보스의 돌격 패턴 때 쓰면 데미지를 반도 안 받고 벗어나거나 아예 빗나가는 경우가 왕왕있으니 잘 보고 맞추주시고, 윙드 스피릿은 언제나 끊을 준비를 하면서 써주시면 됩니다.

대지붕괴는 선딜이 생각보다 짧으니 어느 패턴이든 끝난 직후에 써주시면 다 맞습니다.

고대의 창은 쿨타임에 연연하지 말고 보스가 큰 패턴을 썼는데 쿨이 돌아있으면 쓴다는 생각으로 사용하시는 게 편합니다. 그리고 고대의 창 시전 도중에 움직이거니 블링크로 빠르게 시전을 중지할 수 있으니 시전 도중 빗나가거나 자신이 패턴에 맞겠다는 생각이 들면 미련없이 끊고 다음 기회를 노리세요. 고대의 창 한 번 안 쓰는 것보다 패턴 맞아서 빈사상태로 딜 제대로 못 넣고, 부활 기회 까먹는 게 훨씬 손해입니다.

빼먹은 게 있는데 아이덴티티는 순전히 자기 취향이니 고정관념 가지지 말고 주관대로 쓰시면 되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보스가 무력화될 때 보스 뒤로 이동해서 4번째 자히라&리게아스를 백어택을 넣어 사용합니다. 무력화 타이밍 전에 알리지마나 피닉스를 사용하면 무력화 때 아이덴티티가 안 모여있을 수도 있으니 자기가 고대의 힘이 모이는 속도를 보면서 쓰시면 되겠습니다.

이런식으로 플레이한 결과 저는 보스의 패턴을 숙련한 뒤로 체력이 2/3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습니다. 물론 딜링도 충분히 뽑아내서 조합이나 팀원에 웬만큼 하자가 없는이상 1페이즈 당 무력화 3번씩 넣으면서 빠르게 잡았고요.

저는 제가 특출나게 컨트롤을 잘한다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상대했던 보스들을 잡는데 큰 컨트롤이 필요하지도 않고요. 그리고 여러분들 모두 보스에게 한 대도 맞지 않을 수 있는 컨트롤 실력이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딜링과 무빙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딜링에 욕심을 내다보니 실수가 자주 나오는 것뿐이죠.

제가 말한 것이 진리도 아니고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겠지만, 적어도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이렇게 길게 적어봤습니다.
모바일로 한 시간 넘게 걸린 거 같은데 두서없이 보이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럼 모두 즐겜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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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로 제가 속성값에 대해 신경쓰지 않은 부분이 있는데,  속성값이 붙어있는 트라이포드는 사전에 보스의 속성에 따라 맞춰 들고가시면 되겠습니다.
예를 들어 화속성인 우르닐에게는 수속성과 대지속성, 수속성인 빙레기에게는 바람속성과 뇌속성, 이렇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