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옛날, 에르다가 비옥하던 그 땅에서 수많은 정령들이 태어나 살아갔다.
정령들이 세대를 거듭하면서 자신과 근접한 자연 혹은 감정에 따라 그 모습이 변하게 되었고 지금의 정령들이 되었다.
이 이야기는 그 정령들 중 맹독의 정령과 돌의 정령의 이야기이다.

맹독의 정령
그 이름 만큼이나 강한 맹독을 가진 정령으로써 어느 정령들도 가까이 가고 싶어하지 않는 모습을 하고 있는 정령들이다.
그들은 생김새 만큼이나 성격이 포악하여 다른 정령들을 쉽게 해치고는 하였다.
그 때문일까... 폭발의 정령을 제외하고는 여타 정령들은 그 무리에게 잘 다가가지 않았다.
그렇다고 하여 폭발의 정령과 맹독의 정령의 사이가 좋은 것은 아니었다.
폭발의 정령 또한 난폭하고 성격이 나빠 피할 이유를 느끼지 못하였을뿐, 맹독의 정령과 만나면 곧잘 자신이 왜 그런 이름의 정령인지를 보여주고는 했다.

결과적으로 맹독의 정령은 자신의 무리를 제외하고는 혼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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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아르카나 정령들 사이에서 돌연변이가 태어났다는 소문이 퍼져 나갔다.
소문의 내용을 듣고 정령들은 두려움을 느끼게 되었는데
그 돌연변이는 지금껏 지상에서 그다지 높게 날지 못하던 맹독의 정령이 하늘이 자신의 것인 마냥 날아 다닌다는 소문이었다.
'포악한 맹독의 정령이 하늘을 날아다닌다니... 이것은 아르카나의 재앙이야...'
수많은 정령들은 겁에 질려 맹독의 정령의 서식지를 더욱 멀리했다.

하지만...
무슨일이었을까
맹독의 정령 사이에서 돌연변이 맹독의 정령을 대하는 행동은 조금 달리보였다.
맹독의 정령들은 그 정령을 자신의 무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지 그를 박해 하였다.
그 이유는 "돌연변이에게서 자신들의 포악함이 보이지 않는다" 였다.

그랬다.
돌연변이의 마음은 온순하고 착했으며, 누구도 해치고 싶어하지 않았다.
자신 또한 다른 수많은 정령들과 정을 나누며, 친분을 나누며 살고 싶어 하였다.
그런 돌연변이를 맹독 무리에서는 패배자라고 생각한 무리의 맹독들은 점차 돌연변이를 멀리하게 되었고
결국 그는 무리를 떠나게 된다.

하늘을 둥둥 떠다니는 맹독은 아르카나 전역을 돌며 정령들을 만나려고 했다.
하지만 소문은 무서웠다. 그는 이미 공포의 대상이 되어있었다.
그가 날아다니는 하늘 밑에는 정령들이 모습을 감추었다.
그 때문일까, 하늘에서 내려다본 숲속은 조용했다.
그는 슬펐다. 무리를 떠나게 되면 다른 많은 정령을 만날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그는 누구도 만날수가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하늘을 날아도 아무도 발견하지 못하는 그는 비행에 흥미를 느끼지못하고 땅으로 다시 내려오게 되었다.
천천히 땅으로 내려온 돌연변이

그때 그는 하나의 정령을 발견하게 된다.
' ....? '
나무 아래에서 밍기적 거리던 정령
그랬다.
그는 나무의 정령이었다.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나무 주위를 빙글빙글 돌며 나무 이곳 저곳을 살펴 보고 있었다.

돌연변이는 너무 반가웠다.
수많은 시간을 비행하다 드디어 하나의 다른 정령을 만났기에 그 기쁨을 감출수는 없었다.
그렇게 천천히 나무의 정령에게 다가가는 그

그런데

" 오지마 ! "

나무의 정령을 소리쳤다.

맹독은 놀라 제자리에 걸음을 멈추었다.

"다가오지마..., 너가 이 나무이게 한짓을 똑똑히 보란말야..."

나무의 정령의 목소리가 점점더 기어 들어갔다.
하지만 그가 전하고자 하는 것을 그는 똑똑히 알수 있었다.
그가 빙글빙글 돌던 나무를 지켜본 맹독...
그러했다. 이미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 알지 못한채 하늘을 날아버리고 만것이다.
그는 맹독의 정령

" 너가 하늘을 날면서 나무들에게 맹독의 기운을... "

그의 동족은 하늘을 날지 못한다.
그들은 자신의 족적에만 그들의 기운이 남았다.
하지만 하늘을 날아 다닐수 있는 힘을 가진 그의 파급력은 강했다.

" 저리가... 더이상 우리를 다치게 하지마 "

나무의 정령이 말했다.

그리고 그렇게 맹독의 정령은 서서히 숲을 빠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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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도 모르게 악행을 저지르고 만 맹독의 정령은 슬펐다.
그저 다가가는 것만으로도 남에게 해를 끼친다는 사실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는 에르다 강물 앞에서 한숨을 쉰다.
그렇게 한참을 강물만 바라보던 맹독

그 때 였다.

" 무슨 일이 있담? "

바닥에 무수히 깔려있던 돌 사이에서 돌의 정령이 꿀렁꿀렁 모습을 들어내기 시작했다.

" 무슨 일이 있담? "

맹독의 정령은 그를 바라봤다.

" 내가 무섭지 않아? "

맹독은 그의 질문과는 다른 말을 걸었다.
그러자 돌의 정령이 대답했다.

" 신기하담. 맹독의 정령은 무리를 지어서 다니는뎀, 너는 혼자담. 신기하담 "

그렇게 둘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것은 돌연변이 맹독의 정령과 커여운 돌정령의 첫 만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