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 특히 힐러 탱커 유저들은 이 말을 들으면 즉시 화를 내면서 항변할 것이다.

"힐러 탱커가 얼마나 둠피한테 고통받는데!"

"팀원들 맞춰준다고 항상스트레스 받는게 힐러야 ㅠㅠ"


나도 그 고통을 안다. 오픈베타부터 지금시즌이 오기까지 2년반동안 한 시즌도 빠짐없이

오버워치를 해왔다. 그것도 탱커 힐러를 80% 이상의 비율로 해왔다.


하지만 왜 힐러들이 고통받는지에 대해서는 조금더 오버워치의 구조를 깊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근본적으로 힐러가 고통받는 이유는 힐러가 너무 강력하기 때문이다.

좀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힐러가 가지는 캐리력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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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가 아무리 잘해도 팀원 잘못만나면 아무것도 못하고 진다!"

정말 맞는이야기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게임 밸런스와는 별개로

패작과 양학 부캐/ 대리의 문제라고 보는것이 더 맞다.


서로 수준이 비슷한 플레이어끼리 매칭이 되었다는 전재하에

2힐 2탱 2딜의 주류픽을 한 팀 vs 변칙적인 조합을 한팀

의 경기를 생각해보면 무조건 222가 이길 수 밖에 없다.


변칙적인 조합을 한 팀에서 아무리 팀합을 맞추고 슈퍼플레이를 해도

2힐을 위시한 탱커들은 힘싸움에서 어마어마한 유지력을 바탕으로 버틴다.

거기에 탱커들의 강력한 군중제어 cc기와 

어중간한 궁극기 2~3개 쯤은 가볍게 받아치는 루시우 젠야타의 수비궁. 

정면에서 뛰어난 에임으로 힘싸움을 이기는 플레이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비슷한실력끼리일때)



그래서 생긴게 옛날의 아나를 위시한 3탱 조합이다. 

라인 자리야 디바(호그) 아나의 조합이 얼마나 강력했는지, 그때의 게임을 해본 사람이라면 다들 기억할 것이다.


그 3탱조합을 타파한 조합이 무엇인가?

바로 돌진조합이다. 돌진조합은 왜 강력한가?

"바로 너무나도 좋은 유지력을 만드는 힐러를 먼저 잡는것 외에 다른 선택사항이 없었기 때문이다."


힐러가 포커싱을 당하며 고통받아야 했던 이유는 힐러가 너무 강력해서이다.

만약 힐러를 잡지않고 앞라인 싸움에서 적당한 힘싸움의 이익을 취해서 밀 수 있다거나

탱커의 카운터 픽을통해서 탱커부터 잡기/ 딜러의 상성을 이용해서 딜러싸움에서 이기기

등의 선택사항들이 좀 더 유용했다면 포커싱조합은 그때만큼 유행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버워치는 기존의 통념과는 다르게 힐러를 너프해야한다.

"힐러의 생존력을 너프하라는 것이 아니라 힐량을, 궁극기를 통한 케어력을 너프해야한다."

그래서 탱커싸움/ 딜러싸움에 의한 변수도 충분히 노릴 수 있게 해야한다. (지금보다도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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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워치 경쟁전 메타의 변화)

▶  아나/루시우의 팀 케어가 너무나도 강력함

▶  3탱조합이 유행 (미러전 밖에 답이 없음)

▶  힐러를 견제하기위해 힐러부터 잡는 포커싱조합 유행

▶  그 포커싱을 버틸수 있게 메르시를 말도안되는 상향을 함 (말도안되는 생존력 발키리, 부활의 스킬화)

▶  그래도 답이 안나오니까 브리기테라는 말도안되는 하드카운터 챔프를 만듬

▶  브리기테의 존재만으로 2층맵을 제외한 모든전장에서 라자조합고정

▶  블리자드가 브리기테 카운터랍시고 둠피스트 솜브라 연속버프

▶  브리기테가 아니라 힐러들이 원콤으로 고통받음

▶  프로씬에서는 3탱3힐 고츠조합이 그냥 최고의 조합이 되어버림 (3탱조합 아니면 둠솜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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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이 얽혀진 실타래는 사실 힐러의 유지력이 너무 좋기 때문에 시작된것이다.

게임에서 스노우 볼이 구르듯이 이 문제의 근본을 해결하지 않고

카운터에 카운터에 카운터만 출시하다보니 어느새 오버워치는 자유도를 많이 잃었다.


예전에는 카운터 픽이 아니더라도 슈퍼플레이에 의해서, 색다른 전략에 의해서

어느정도 돌파가 가능했던 게임이 점점더 팀플레이를 강요받고

픽에 의해서 게임의 결과가 정해져버리는 단계로 고착화가 된 것이다.


이 고착화는 탱커/딜러/힐러 모두에게 변수를 만들기 힘든 좌절감을 준다.

"나는 진짜 열심히 했는데 왜 팀이 지는거지?"


사실 카운터 픽을 통한 게임플레이가 나쁜가? 라고 질문한다면

카운터픽을 이용한 가위바위보 싸움은 정말 좋은 게임플레이 요소이다.

그러나 그것만이 정답이 되어버리면 게임은 자유도를 잃고 고착화 된다.


경쟁전에서 플레이는 스크림과 다르다. 어떤사람은 어떤 캐릭터를 플레이 하고 싶고

어떤사람은 현 메타의 주류픽이 지겨울 수도 있다.


여태까지 우리가 팀원이 픽을 맞춰주지 않아서 무력하게 져야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았던가.

오버워치의 초창기와는 달리, 지금의 오버워치는 카운터 픽이 나오지 않으면

정말 무기력하게 밀리는 것 외에는 정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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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오래된 고질적인 오버워치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힐러를 너프시키고 탱커는 힐러에게 덜 의존 적이 될 수 있도록 조정해야한다.

딜러는 솜브라나 둠피스트같이 원콤기술, 당하면 손 놓아야 하는 기술들을 조정해야한다.


힐러가 약해지면, 굳이 힐러부터 물어서 없애야 할 이유도 줄어들므로

힐러들은 덜 고통 받게 된다고 생각한다. 힐러들의 생존성만 보완된다면

굳이 리스크를 들여 힐러를 괴롭히는게 아니라 

탱커싸움 / 딜러카운터 싸움으로 전투의 다양한 양상이 나올 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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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워치는 지금 힐러를 너프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