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히 긴 글이므로, 긴 글 읽기 싫어하시는 분들,
이 게임에 입문해서 재밌게 즐기고 계신 뉴비분들,
기존 이 게임을 재밌게 즐기고 계신 분들은 뒤로가기 눌러주시면 되겠습니다.

상당히 부정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글이고,
이 게임을 찍먹하고 입문과 탈주 중에 선택을 고민하시는 분들께
제 생각을 공유해드리고자 쓴 글입니다.


- 진입장벽
정말 많은 게임을 해봤지만, 이렇게 불친절한 게임은 없었습니다. 모든걸 혼자서 정보를 찾아가며 해야하네요.
유튜브 보면 친절한 영상 많다지만, 한 두개만 봐서는 안 되더라고요. 겜하는 시간보다 정보찾는 시간이 더 길었습니다.
길 찾는 것조차 처음엔 엄청 헤맸고 스킬 하나하나 찍는 걸 빌드 보면서 찍어야하고.. 여간 귀찮은 것이 아니었네요.

- 재미 요소
내가 이 게임을 하면서 느끼는 감정이 재미인지 뭔지 모를 신선함 조금과 막연함, 막막함에서 비롯된 오기인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디아블로3보단 확실히 재미있고 컨텐츠가 많긴 하네요.
대균이나 큐브런 하다보면 이미 대충 세트템은 맞췄고 대균 숫자늘리자고 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 오는
현타 때문에 디아를 접는 분들이 많으실텐데 이 게임은 맵핑하는 과정이 디아3 대균 기갱보단 덜 지루하네요.

- 과금 요소
과금 유도가 국산 양산 RPG들보단 적다는 건 장점이라면 장점이지만, 게임에 돈 쓸 여유가 어느 정도 있는 
(저를 비롯해서) 구시대 게임장르인 RPG를 아직까지 즐기는 우리 아저씨들은 그게 큰 장점은 아닌 것 같습니다.
  
- 자유도
솔직히 빌드의 자유도가 엄청나다는 소리를 많이 워낙 많이 들어서 입문하게 된 게임인데
제가 진짜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긴 하지만, 이 게임 역시 RPG인지라 자유도가 높진 않네요.
이미 짜여져 있는 빌드를 따라가야만 원활한 게임 진행이 가능하고
본인이 직접 빌드를 짜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이 게임에 쏟아부은 뒤여야만 가능한데
그렇게 해서 만든 빌드마저도 기존 빌드보다 좋다고는 못하는 경우가 상당수이니
솔직히.. 자유도를 장점으로 내세우는 건.. 잘 모르겠네요. 뭘 해도 어느 정도는 가야 그게 자유도라고 생각하는데
이 점은 다른 분들과 제 생각이 다를 것 같긴 합니다.

- 컨텐츠
RPG유저들은 컨텐츠 소모 속도가 상당하죠.
게임 장르 특성상 어쩔 수 없는 한계기도 하고요.
컨텐츠가 방대하다고 해서 관심을 가진 게임인데 
하다보면 그렇지만도 않네요.
디아블로보다 조금 긴 엔드 컨텐츠일뿐..
파티사냥 요소도 없고 공성전을 비롯한 PVP, 레이드가 없으니
하루 종일 AI만 패고 있어서 경쟁심이 타오르지 않네요.
물론 이건 취향문제지만.. 와우나 기타 국산 양산 RPG보다 크게 나은 점을 못 찾았습니다.

- 타격감
스타터 빌드라고 나와있는 것들 대부분이
직접 때리는 것이 없어요. 죄다 뭐 설치하거나 장판깔거나 저주걸고 소환수가 패거나.. 
이 부분도 취향이지만 정말 재미가 없더라구요. 
그렇다고 밀리하자니 입문 스타터빌드로는 비추천한다고 하고.. 뭐 어쩌란건지 모르겠습니다.
타격감은 밀리를 안해봐서 모르지만 형편없습니다.


-결론
숱한 유튜브 영상들에서 유튜버 분들이 POE를 소개할 때에는
방대한 컨텐츠, 무료, 엄청난 자유도 등을 여타 RPG와의 차별점으로 내세웠지만
막상 해보니 무료인 것 말고는 과장된 것들이었네요. 
물론 제 생각일 뿐입니다만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공감이 되니까 읽으신 걸로 생각하고 막말로 써봤습니다.
저는 여기까지 하고 다른 게임 찾아봐야겠네요.


================ 2020.6.29 / 17시 추가 =================

글 올리고 이틀만에 추가하는 내용인데, 생각보다 많은 게이머분들 불편하게 해 드린것 같아 사과드립니다.
하지만 소수 몇 분들은 이 글에 공감하셨고, 저는 그 분들을 위해 글을 쓴것이라 글 내릴 생각은 없습니다.
분명히 이 게임 즐기시는 분들은 뒤로가기 눌러달라 했지만, 공개된 장소에 글을 쓰면서 그래달라는 것부터가 모순이긴 합니다. 그 점 사과드립니다.

쪽지도 많이 보내시는데, 이미 인게임내에서 채팅으로 몇 분들이랑 파티맺고 템이랑 엑잘 나눠드렸습니다.
도움 못 되어드려 죄송합니다.

지난 수 년간 즐겨왔던 두 개의 rpg게임을 정리하면서
대체할만한 다른 rpg게임을 찾던 와중, poe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렇게 시작하게 됐습니다.
지난 리그부터 했으니, 이 게임 시작한지 4개월
이 게임만 4개월 한 것은 아니지만, 일하거나 게임하는 시간 외에 유튜브 보거나 웹서핑 하는 시간 중
상당시간을 이 게임 정보찾는데에 썼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헤딩으로, 근육빵빵한 머라우더 골라서 했는데
디아블로에선 어떻게 해도 그냥 밀던 액트가
밀리지 않으니까 답답했습니다.
npc가 파는 룬 이것저것 사서 껴보고 했지만 딜이 안나오더군요.
제가 손이 느린 탓일 수도 있지만, rpg자체가 솔직히 컨트롤 비중보다는 템이랑 스킬세팅 비중이 크잖아요?
그래서 결국 이것저것 정보를 찾아보면서, 여기저기서 공통적으로 추천하는 망령네크로 갈아탔습니다.
(이 때문에 본문에는 밀리를 안 해봤다고 쓴 겁니다. 액트밀다 접었으니 이 부분은 반박하실 분 안 계시겠지요.)
망령네크, 이 때 가장 컨텐츠를 많이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타격감이 없더군요. 제가 싸우질 않으니까요.
결국 네크는 재미가 없다는 이유로 활쟁이로 갈아탔고, 이건 과금(인게임이 아닌, 현질)이 어느 정도 되어야겠더군요.
별의 별 핑계가 많죠? 줏대가 없어서 그렇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바꾼 최종 빌드는 구번지였습니다. 이번에는 엔드게임, 끝을 보자라는 생각으로 했지만
사이러스 문턱까지 가고 문득 찾아온 회의감도 있고
제 끈기가 부족하기도 해서 결국 접게됐습니다. 
하지만 저 같은 분들 여럿 있을거라 판단되어 이런 글을 쓴 겁니다.
어떻게 4개월동안 하면서 그것밖에 못했냐고, 그래놓고 재미없냐고 비난하시면..
제가 그냥 모자랐나봅니다.
게임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기도 했습니다만 다 핑계겠지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자면,
이 글을 보실 뉴비 분들 중에서도 게임에 정착할지 말지 고민하시는 분들 분명 계실겁니다.
그 분들 보고 그냥 막말로 '접어라.'라는 의도로 쓴 글이므로
이 게임 유저분들은 절 욕하셔도 전 할 말이 없습니다. 
의도 자체가 불순하니까 욕을 먹어도 싸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