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도 읽고, 게임도 하다보니 몇몇 직업들이 원래의 설정을 제대로 구현 못한 것을 좀 느꼈네요.
물론 게임이니까 설정을 100% 구현은 힘들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이 정도는 고증대로(?) 구현 가능했지 않나 생각되는 것들을 몇 개 꼽아봤습니다.

1. 조화 드루이드
게임에선 막 천체 어찌고 저찌고 하는데, 사실 소설 및 코믹스 등에서 보이는 설정상으론 그냥 날씨+식물(촉수!?) 조종 능력에 가깝습니다.
천체 에너지를 쓰는 건 사실 나엘 사제 쪽이에요 ㄷㄷ(뭐 나엘 사제에 한해서 딜 및 힐 스킬을 천체 에너지 형태로 바꿀 수는 없지만;;;)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 천체 이펙트들이 '드루이드'의 무기 및 복식과 상당히 안 어울립니다ㅠㅠ
말퓨리온이나 브롤의 경우, 소설이고 게임이고 폭풍우를 부르고 번개를 내리치는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아마 게임 내에선 주술사랑 겹쳐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실제 설정상으로도 주술사와 드루이드의 마법의 원천은 아주 유사하며(정령들), 사실 주술사의 경우 광범위한 날씨를 변화시킨다기보단 국소적 원소 현상(손에서 번개가 직접 나간다거나, 자기 주변의 땅이 갈라진다거나)에 가까워서 조화 드루이드는 좀더 광범위한 형태의 원소 마법의 형태로 구현했으면 어땠을까 싶네요.
그나마 게임 내에선 싹쓸바람 정도가 구현되어 있긴 하네요.(근데 이건 공용 기술 -> 군단에선 X)

2. 정기 주술사
정작 조드랑 겹칠 수 있는 부분임에도 정작 정기 주술사도 좀 아쉽습니다.
사실 원소를 사용한다는 요소만 다를 뿐, 대부분의 공격 마법은 그냥 다른 직업들과 똑같습니다.
화염구나 얼음창 대신 용암이나 번개를 던질 뿐이죠.
그래도 천둥폭풍이나 지진 정도의 기술이 있어서 조화 드루보다는 낫네요ㅜ
그냥 이펙트적으로나마 스랄 vs 가로쉬 막고라 때의 주술사의 모습(땅을 가르고, 바람으로 적을 띄우고(회바), 벼락으로 막타!)을 좀 보여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3. 비전 마법사
블리자드에서도 비전 마법사의 설정은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고 봅니다.
마나의 흐름과 제어, 그리고 시공간의 왜곡.
다만 실질적으로 게임상에 구현된 비전 법사는 그냥 마나 대포 같은 느낌이죠.
뭐 비전 충전물이 쌓일수록 마나 소모가 늘어난다는 측면에서 마나량과 딜량, 즉 마나 흐름의 조절은 꽤나 그럴 듯하게 구현했다고 판단합니다만, 좀더 유틸적인 형태의 능력이 없는 점이 아쉽습니다.
달라란 같은 도시를 보면 비전력은 '염력'과 비슷한 능력이 있는 것 같은데 게임에서 이런 '제어'와 같은 능력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사실 말이 제어지, 그냥 적을 비전력으로 잠시 속박한다거나, 멀리 날려버린다거나(넉백), 혹은 비전력의 방어막을 만든다거나 하는 식으로 유연하게 구현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오히려 이런 타입의 CC기는 드루이드들에게 거의 다 가 있다는 게...)
논외로, 사실 많은 분들이 법사 밸런싱에 민감하신데, 사실 이런 유틸성을 주는만큼 다른 패널티를 줄 수 있습니다.
이건 클래스 디자인에 대한 문제지 '밸런싱'에 대한 문제랑은 별개니까요.

그냥 좀 아쉬운 마음에 끄적여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