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2월쯤

저는 첫 번째 정공 생활을 마무리하고 슬슬 풀리기 시작했던 하이잘, 검사 막공을 따라 다녔습니다.

불성 냥꾼은 고평, 신고평 매크로를 이용하여 손가락이 한 개만 있어도, 라면을 먹으면서도 딜을 어느정도 뽑아 낼 수 있었는데, 저는 정공 생활을 통해 일반 유저는 갖출 수 없었던 하이잘, 검사 템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언제, 어떤 막공을 가더라도 딜 1등의 자리를 놓친 적이 없었습니다. 


그날도 당연히 딜 1등은 내 것이라는 생각으로 하이잘 막공에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1넴에서 제 딜만큼 딜을 뽑아낸 법사가 있었습니다. 템도 그리 좋지 않은 사람이었는데 일반 상식에 벗어난 딜이었습니다. 이어지는 2넴, 3넴, 4넴에서도 그 법사는 엄청난 딜을 보여줬습니다. 다만 당시의 저는 그 법사의 실력을 인정하기 보다는 애꿎은 제 컨디션을 탓 했습니다.



그리고 시작된 하이잘의 막넴 아키몬드.

낙사 하는 사람, 어이없이 불 밟고 죽는 사람, 저주 해제를 안해줘서 죽는 사람 등등... 매 트라이마다 실수자가 속출하는 답답한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당연히 저는 '아니 도대체 이걸 왜 못해? 나 같은 사람 24명만있다면 진짜 쉽게 잡을 텐데…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주 해제 안하는 법사를 찾아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기 위해 미터키를 체크해 봤습니다. 그런데 당황스럽게도 아키몬드 트라이 시작 이후 한번도 딜 1등을 뺏기지 않았던, 1넴부터 제 딜을 매섭게 추격했던 그 법사가 저주 해제를 제일 많이 하고 있었습니다. 막공에서는 볼 수 없는 대단한 일이었지만 굳이 그 법사를 추켜 세워주기는 싫었기 때문에 따로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꾸역꾸역 트라이를 이어간 그 막공은 이후 2시간 정도의 지겨운 트라이 끝에 겨우겨우 아키몬드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딜 1등, 저주 해제 1등은 그 법사가 차지했습니다. 언제나 막공의 주인공이었던 저는 그날의 주인공 자리를 그 법사에게 내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파티 모집 채널에 히릿 공대 광고가 올라왔습니다. 막공의 불규칙함에 지쳤던 저는 평판이 좋았던 히릿 공대라면 괜찮겠다 싶어 지원을 했고 막공계에선 꽤 유명했기에 바로 가입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맞이한 두 번째 정공 생활 첫 날.













그때 하이잘에서 만났던 딜1등, 해제1등 법사가 공대에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