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산업이 발전하면서 온라인 게임뿐만 아니라 모바일 게임 등 다양한 게임들이 우리의 삶 속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와 더불어 게임은 더이상 '어린아이들이나 하는 것'이라는 편견 또한 많이 사라지게 된 것도 사실입니다.

실제로 요즘 온라인 게임상에서 만나게 되는 인연 중에는 20~30대 유저들도 있지만 40대는 물론 심지어 50대 이상의 유저분들을 만나볼 수 있는 것도 그리 놀랍지 않게 되었죠.

오늘 필자가 소개하고자 하는 이야기도 이렇게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 게임을 좋아하고 즐기는 어느 할머니 게이머에 대한 소식입니다.

얼마 전 "76세 나이로 아이온을 즐긴다? 시엘섭의 최고령 게이머!"라는 문구로 아이온 공식 홈페이지 메인에도 올라 많은 유저들의 관심을 받았던 시엘 서버 '생명의천사' 할머님과 월급날에강해진다 레기온 식구들을 게임을 통해 만나봤습니다.



시엘섭의 최고령 ◀ 원문 바로가기 (클릭)







온라인상에서 진행된 인터뷰로 필자와의 첫 만남에서 "76세 노인입니다.^^" 라며 인사를 건네시는 할머님과 인터뷰 자리에 함께한 '월급날에강해진다' 레기온 분들에게 그간의 에피소드에 대해서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게임 시작한 지는 1년 정도 됐네요. 전에는 딸아이 계정으로 하다가 5개월 전쯤에 내 계정을 하기 시작했어요. 아이온은 딸아이하고 막내아들이 같이 하는데, 아들 녀석은 마족을 한다더군요ㅡㅡ. 서버는 각자 다른 곳이라 못 만나고 혼자 하고 있어요. 혼자서 하다 보니 길 찾는 게 제일 어렵고 힘들었지요."







자녀분들과 함께 아이온을 즐기고 있지만 같은 서버가 아니라 혼자 플레이하시는 중이며, 아이온에서 가장 힘든 건 아마도 길 찾는 게 아니겠느냐고 말씀하시는 할머님. 심지어 천족을 플레이하는 할머니와 달리 막내 아드님은 마족을 하고 계신다고 말씀하시며 이모티콘으로 반감을 표하시는 귀여운 모습도 보여주셨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계기로 현재 레기온에 가입하게 된 것인지, 레기온 가입 당시의 상황을 월급날에강해진다 레기온에서 백부장을 맡고 있는 Darkforest유저와 귀여운꼬꼬마 유저에게 들어봤습니다.


"저희 레기온에 백부장을 맡고 계시는 50대 싸이언즈 형님이 계십니다. 형님께서 우연히 이모님과 함께 파티를 이뤄 인스턴스 던전을 도는 중에 다소 플레이가 서툰 것을 보시고 연세를 여쭤보게 됐다고 하시더군요. 연세를 듣고 깜짝 놀라면서도 한편으로 본인이 좀 더 챙겨드리고 싶은 마음에 레기온 가입을 권유하셨고 그 인연으로 이모님이 저희 레기온에 오게 되셨습니다."

"처음 이모님께서 저희 레기온에 오셨을 당시 76세라는 말에 솔직히 믿기지가 않았어요. 그러다 톡을 하게 됐는데 사실인 걸 알고 많이 놀랐습니다. 그러면서 저희 이모다 생각하고 지내다 보니 이모님도 젊은 저희한테 스며들게 되어서 지금은 레기온의 가장 웃어른이 되셨습니다. 아 그리고 저희가 이모님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조금이라도 젊게 살고 싶으시다는 이모님의 요청에 따라 호칭을 이모님으로 통일하게 된 거랍니다.(웃음)"







우연한 기회에 연이 닿아 레기온 식구들을 만나게 되신 할머니와 비록 온라인 게임상에서 이뤄진 인연일지라도 실제 인연 못지않게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어가고자 하는 월급날에강해진다 레기온. 이제는 모두 이모님이라고 부르며 레기온의 가장 웃어른으로 모시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젊은 사람들 같지 않지요. 뒤떨어지지 않으려고 열심히 배우고 있어요. 가끔 눈물도 난답니다. 내 나이 벗들 중엔 죽은 친구들이 더 많아요. 점점 기억도 희미해지고 눈도 어두워지고 있지만, 아이온을 할 수 있어서 좋아요. 처음엔 치매 예방이 된다는 말에 시작했는데 이제는 자려고 누웠을 때 눈앞에 아른거릴 정도네요.(웃음)"


우연히 시작하게 되었지만, 전국 각지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게임 공간에서 할머님은 제2의 인생을 살고 계셨습니다.


"저희가 공식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게 된 계기는 즐겁게 즐기고자 하는 게임에서 많은 상처를 받고 계신 저희 이모님에 대해서 알리고자 하는 게 가장 컸습니다. 온라인상에서 무분별하게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 주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고, 가슴 아프다고 하시는 말씀에 눈시울이 붉어지더군요.


게임을 즐기는 연령대가 점차 다양해지고 더욱 많은 사람들이 유입되고 있는 요즘. 현실 세계와 달리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하여 입에 담지 못할 말들을 남발하는 하는 유저들 또한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온라인 세상은 당신의 시선에서 바라봤을 때 그야말로 무법천지였을 터.


"아무리 게임이라지만, 그래도 사람 대 사람인데 좀 더 의미 있고 도리에 어긋나지 않게 했으면 좋겠네요."


이어진 짧지만 깊은 뜻이 담긴 어르신의 한 마디에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이온이 천족과 마족의 전쟁을 다루고 있는 만큼 상대 종족을 서로 처치하는 것에 대해서는 크게 문제 될 것이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 이어지는 욕설과 폭언은 당하는 처지에서는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 큰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점.




▲ 유저가 직접 비매너 유저를 심판하는 게임 배심원단 제도
(리그오브레전드 공식 홈페이지 leagueoflegends.co.kr)



"글을 올리고 난 후에는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생각지도 않은 관심에 놀라기도 했고요. 필드에서 다른 종족을 만나도 상점으로 이모님 안부를 물어주실 정도로 시엘섭 많은 유저분들이 신경 써 주셔서 너무 감사할 따름입니다."

"76세라는 연세가 믿기지 않을 만큼 높은 게임 이해도를 보유하고 있으십니다. 적지 않은 연세이신 만큼 젊은 사람과 비교했을 때 조금은 느리고 서툰 면이 있을 수 있는 것은 사실이죠. 저희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이런 부분을 무조건 비판하기보다는 조금만 이해해주고 배려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할머니를 진심으로 생각하는 레기온분들의 마지막 한마디를 끝으로 인터뷰를 마쳤습니다.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마음 따뜻한 분들과 대화를 나누며 오랜만에 온라인 게임상에서 사람 냄새를 맡아볼 수 있었습니다.


"하루일상 : 이모님 몸 살피시면서 즐겁게 게임하세요."

"앙탈쟁이포니 : 이모님 우리 재밌게 게임해요! 오래오래 건강하시고요!!!^^"

"s차가운여자s : 이모님이 쩌치가 되는 그날까지 화이팅!"

"Darkforest : 인연은 스스로 움직인 사람에게 다가오는 것이래요. 이모님이 건강하셔서 더욱더 많은 인연 만드셨으면 좋겠습니다.^^"

"기억을걷다보면 : 개발사 여러분, 저희 이모님 전용 말풍선 타이틀 하나만 좀 주세요!"










인터뷰에 응해 주신 생명의천사님과 월급날에강해진다 레기온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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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ven Vandii
(Vandii@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