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2009.11월에 올렸던 글을 수정, 보완하여 재업로드한 것입니다. *





아즈샤라 Dump라는 유저를 아는가? 라고 묻는다면 고개를 갸우뚱 거리는 사람들이 제법 있을것이다.

그럼 Musso라는 이름을 들어본적 있는가? 라고 다시 물으면 올드유저의 대다수는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본 아이디인 Dump보다 Musso라는 닉네임으로 더 유명한 유저.

드루이드의 성지라고 불리던 전 와우자드 사이트 드루이드 게시판지기였으며,

Drakedog의 절친한 친우이자 아즈샤라를 대표하는 네임드.

야성드루의 시초.

모든 드루이드들의 우상이었던 유저.

그가 바로 Musso다.

이번에 소개할 작품은 바로 그 Musso의 작품중 야성드루계의 혁명작이라고 불러도 좋을 Musso 5편이다.



▲ 기존 영상에 비해 한층 세련된 오프닝




- 새로운 특성, 스타일의 창조 -

필자가 이 영상을 혁명작이라고 부른 이유는 우선 이 영상이 1.8패치 이후 나온 최초의 야성드루 영상이라는 점이다.

오리지널 시절, 모든 클래스들을 대상으로 한 대대적인 특성 리뉴얼 패치가 한번씩 있었고 드루이드는 1.8패치 때 특성이 변경 되었다.

그 결과 전과는 비교도 안될만큼 모든 부분의 특성이 대폭 상향되었고 특히 야성계열의 특성들은 아예 새로 짜였다고 할 정도로 완전히 다른 특성들로 대체 되었다.

1.8패치 이전 야성드루는 조화8-야성22-회복21 이라는 [살쾡이의 기민함]과 [자연의 신속함]을 함께 찍는 혼합형 트리가 주를 이루었는데,

(이 특성을 정립한것 역시 Musso이다)

[자연의 신속함]이 좋은 특성이기도 했지만 실상은 야성 21특성 밑으로는 제대로 된 특성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강제된 트리이기도 했다.

때문에 야성드루의 PvP스타일은 큰 데미지로 몰아치기보다 아웃복서 스타일의 치고 빠지기, 단순 버티기 형식의 장기전 싸움을 해야했다.

그러나 1.8패치의 대대적인 특성 변경으로 야성드루의 데미지는 종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아졌고 전혀 다른 플레이 방식을 요구했다.

그러한 때, 드디어 Musso가 조화14-야성32-회복5 라는 새로운 야성트리를 들고 5편과 함께 등장한것이다.



▲ 야성폼의 데미지는 퓨어딜러 못지 않게 좋아졌다.



5편에서 Musso는 힐을 최대한 줄이고 딜링에 중점을 맞춘 공격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표범의 빠른 이속을 활용해 상대를 정신없게 만들면서 최대한 빠르게 버블을 모아 마무리 일격을 가하는 형태의 전투방식은 현재 야성드루 PvP의 기본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기력이 없을 경우에는 달빛섬광과 잇스타힛(주무기 공속을 이용한 공격 트릭)까지 이용해 딜링에 주력하는 등, 완전히 공격일변도의 스타일로 바뀌었다.

그것은 그동안 모든 야성드루들이 꿈꿔왔던 화끈한 PvP스타일이었고 바뀐 야성드루의 특성에도 적합한 전투 방식이었다.

영상 공개 이후 이런 Musso의 특성과 스타일은 유행처럼 퍼졌고 많은 야성드루들이 이것을 답습해나갔다.

참고로 조화는 [청명의 전조]까지, 회복은 [광란]만 찍고 나머지를 전부 야성쪽에 투자한 이 극야성트리는 이후 오리지날 막바지까지 국민야성드루 특성으로 자리잡았다.



▲ 자연의 신속함 부재로 극야성드루는 힐타이밍을 잘 잡는것이 중요한 능력이었다.




- 스킨폼의 등장 -

많은 주목을 받은 Musso의 새로운 야성드루 PvP스타일.

그러나 Musso 5편에서 그보다 더 큰 이슈를 몰고온 것은 역시 표범의 데칼스킨이 라고 할수 있다.


▲ 야성드루계의 역사적인 순간


물론 스킨이라는 것 자체가 특이한 일은 아니었다.

와우 이전 다른 게임들에서도 많이 쓰이고 있는 것들이었고, 실제로 와우에서도 직접 제작해 쓰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그러나 다들 알다시피 스킨은 어디까지 개인의 취향과 만족일 뿐 플레이 자체에는 하등 영향을 주지 못한다.

그런데도 Musso 5편에 등장한 이 데칼스킨은 이후 수많은 드루유저들이 필수로 쓸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저 자기만족인 스킨이 그 정도의 인기를 끈 이유가 무엇일까?


▲ 간지폭풍이었던 데칼룩


Musso의 데칼스킨을 받아 써본 드루유저들은 이 스킨의 놀라운 효과를 발견하게 되는데,

바로 일반 표범폼보다 무빙과 뒤잡기가 훨씬 수월하다는 점이었다.

당시 드루이드의 동물폼은 수직(I)으로 긴 형태인 인간형과 달리 수평(ㅡ)으로 긴 형태였기 때문에 공격범위에 좀 버그같은 부분이 있었다.

타우렌은 본체의 긴 공격범위 때문인지 캐릭터의 중심점이 훨씬 앞에 있었고 나엘은 뒷다리 부분이 캐릭터의 중심이 되는,

한마디로 공격범위가 눈으로 보는 것과 전혀 틀리게 적용되는 것이었다.

이것 때문에 가뜩이나 컨트롤이 어려운 야성드루로는 PvP를 포기한다는 사람이 있을 정도 컨트롤에 많은 지장을 주었다.

바로 뒤쪽에 있는데도 사거리를 벗어났는 메세지가 뜨고, 머리가 거의 상대 캐릭터의 몸을 뚫고 들어가야 공격이 들어가는 등

드루이드 유저들에게는 이것은 큰 골치거리가 아닐수 없었다.

이 문제를 스킨을 사용함으로써 원래 4족보행 형태인 변신폼을 2족보행 형태로 바꿔 인간폼 일때와 똑같은 중심점을 가지고 플레이 할수 있었던 것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고 많은 드루이드 유저들이 앞다투어 이 데칼스킨을 사용했다.

Musso 본인도 스킨이 그 정도로 인기를 끌 줄 몰랐는지 처음에는 타우렌용으로만 제작되었던 스킨을 나중에 나엘드루들의 협박(?)을 받고 나서야 나이트엘프용으로 수정해 올리기도 했다.

나중에 더 다양하고 멋진 스킨들도 많이 나왔지만 Musso가 처음 사용했던 이 데칼스킨은 수많은 패치가 진행된 지금까지도 사람들이 찾을 정도로 인기 있는 스킨으로 남아있다.

(참고로 필자의 기억이 맞다면 스킨이 최초로 등장한 와우 영상도 이 Musso 5편일것이다.)


▲ 데칼스킨과 함께 큰 인기를 끌었던 Musso 애드온 패키지




- 야성드루 컨트롤의 모태 -

Musso가 클로즈 베타를 겪지 못한 다른 유저들에게 처음 이름을 알린 것은 클로즈 베타 막바지 MBC게임에서 주최한 배틀그라운드 팀대항전에서였다.

당시 Diabolico길드의 멤버로 출전한 Musso는 Aegies길드와의 3라운드 1:1대결에서 두번째 주자로 출전해 흑마법사, 사제, 마법사를 차례로 쓰러트렸다.

아마 1:1 경기에서만 5승 1패인가 했던걸로 기억한다.

방송 직후 여러 와우 커뮤니티에는 Musso의 놀라운 움직임과 컨트롤에 대한 찬사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필자도 운좋게 방송은 보았으나 클베를 체험해보지 못해서 당시에는 별 감흥이 없었다. 그리고 오베때 드루를 키우면서 그때 Musso의 컨트롤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뼈저리게 느꼈다... -_-)

Musso의 컨트롤은 지금 봐도 흠잡을 데가 없을 정도로 훌륭하며,

특히 하이브리드라는 이름에 걸맞게 각종 변신폼을 상황에 맞춰 적절히 활용하는 컨트롤은 많은 야성드루 유저들의 표본이 되었다고 할수 있다.


▲ 뒤잡기로 캐스팅을 취소시키는 것도 당시에는 상급 컨트롤이었다


5편에서 그런 Musso의 컨트롤이 한단계 업그레이드이 되어 나온다.

스타일의 변화 때문인지 무빙과 뒤잡기도 훨씬 능숙해졌고, 그전까지는 미미하게 사용하던 기공을 적극 활용해 한층 다이나믹한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특히 이전 영상에 비해 표범폼의 비중이 대폭 늘어난 것이 눈에 띄는 점이다.

흔히 Musso는 격렬 특성(변신시 기력+40)과 늑대머리 투구(변신시 기력+20)를 이용해 재변신 플레이를 활용, 빠른 기력수급을 통한 공격적인 표범 플레이를 널리 퍼트린 유저로 유명하지만

1∼4편 영상에서는 Musso는 오히려 곰폼의 비중이 훨씬 컸다.

위에서도 언급한 버티기 형식의 플레이를 주로 했다고 할수 있다.


▲ 붉은 복면이 Drakedog의 트레이드 마크라면, 늑대머리 투구는 Musso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그러나 5편 영상부터는 뎀딜의 중심이 되는 표범폼이 곰폼보다 훨씬 많이 활용되며,

덕분에 PvP영상의 핵심인 속도감이나 박진감 또한 이전 영상과는 비교할수 없을 만큼 좋아졌다.

다만 표범폼의 능력이 대폭 상향되면서 5편에서는 표범 플레이가 많이 나온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밀리클래스는 오로지 곰폼으로 싸우는 것이 Musso의 스타일이었다.

그러나 비단 Musso뿐만이 아니라 당시 많은 드루이드들 역시 표범으로 전사나 도적을 상대한다는 것은 힘들다는 것이 중론이었으니 딱히 흠잡을 만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후에 이 고정관념을 무너뜨린 유저들이 바로 '블랙베어 Blackbear'와 '클로 Claw'이다)

또한 Musso는 야성드루임에도 별빛섬광 같은 공격마법을 전투에 적극 활용하는 PvP를 보여주었는데, 변신마나 관리만으로도 힘든 야성드루 컨트롤로는 대단히 특이한 플레이였다.

이러한 마법활용 컨트롤은 이후 나엘드루 네임드인 '트랜스포메이션'에게로 이어진다.


▲ 천벌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던 야성드루 트랜스포메이션


Musso가 야성드루의 컨트롤의 모든 것을 완성했다고 할 수는 없다.

그의 뒤를 이어 많은 드루이드 유저들이 한층 발전된 컨트롤을 선보였고 그중에는 분명 Musso보다도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유저들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컨트롤, 플레이의 모든 것은 Musso가 갈고 닦은 야성드루 스타일에 기반을 두고 있음을 기억하자.

오리지널 야성드루 컨트롤의 시작은 Musso였고, 그가 정립한 많은 것은 야성드루의 발판으로서 현재까지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 세련되고 멋진 편집 -

Musso 5편은 고전영상이지만 지금봐도 거부감이 없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영상이다.

PvP씬에 음악만 입히던 영상에서 겨우 서버와 아이디를 삽입한 오프닝, BGM 목록같은 엔딩씬이 등장하던 시절,

Musso는 다영한 편집과 연출로 현재 나오는 영상에 뒤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감각적인 영상을 만들었다.

아마 미술학도인 그의 재능이 영상제작에도 영향을 끼쳤으리라 생각된다.


▲ Drakedog 8편 오프닝에 등장하는 팬아트, 바로 무쏘의 작품이다


특히 가끔식 튀어나오는 개그컷과 센스 넘치는 장면들은 PvP영상 특유의 지루함을 덜어주면서 영상의 몰입감을 더해주는 요소였는데

단순히 전투장면으로만 도배하던 PvP영상에 이런 코믹 요소를 삽입함으로써 영상 자체를 즐기면서 볼 수 있게 만드는 편집은 정말 훌륭했다.


▲ 상황에 맞춰 캐릭터 음성을 사용하는 개그는 Musso의 전매특허


Musso와 가장 비슷한 스타일의 영상을 꼽으라면 바로 Vurtne의 영상인데,

흥겹고 신나면서 위트가 넘치는 영상 스타일이 완전히 Musso와 판박이다.

둘의 영상이 큰 인기를 끈것도 비슷한 이유에서 찾을 수 있을것이다.


▲ 하스글랜에서의 전투 중 경비병 애드로 사망하는 상대들.

Vurtne 4편에서도 아주 흡사한 장면이 등장한다.


선곡 또한 당시 유행하던 아더가이류의 음악들이 아닌 다양하고 이채로운 음악들로 꾸며져 있는데, 영상의 각 파트와 분위기가 정말 잘어울린다.

Musso의 선곡스타일은 PvP영상에 많이 쓰이던 메탈이나 락이 아닌 펑크계열이나 모던락이 주를 이룬다.

그런데 펑크는 둘째치고 모던락이나 프로그레시브락같은 음악들을 PvP영상과 어울리는게 만드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인데,

Musso의 영상에서는 화면과 BGM의 불협화음 같은 이질감을 전혀 느낄 수 없다.

때론 빠르고, 때론 느릿느릿한 야성드루의 PvP에 절묘하게 부합된 Musso의 선곡 스타일은 수많은 PvP영상 중에서도 매우 특이한 케이스이라고 할수 있다.

5편 라스트 전투씬에 사용된 [Colletive soul - Heavy]의 경우 전투가 끝나고 바로 이어지는 엔딩파트까지 음악이 계속되는데,

전투씬에서도 어울렸던 음악이 엔딩파트 분위기와도 매치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어떻게 저런 선곡이 가능했는지... Musso는 Drakedog이나 Vurtne와는 다른 의미로 선곡의 귀재였다.



- 마치며 -

2006년도 중반, Musso는 군입대로 게임을 접었고 제대후에도 예전만큼 활발히 활동하고 있지는 않다.

그의 부재기간 동안 클로라는 걸출한 드루가 등장해 뒤를 이었고 해외에서는 Chrille와 Deep이 불성시대를 장식했다.

두번째 확장팩이 나온지도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Musso의 이름은 이제 오리지날의 추억 속에나 존재할 정도로 무뎌졌다.

그래도 리치왕을 플레이하고 새로운 스킨을 제작해 선보이는걸 보면 와우와 완전히 인연을 끊은것 같지는 않다.(전정실 갱신일이 2009년 6월이긴 하지만;;)

동시대를 거친 많은 네임드들이 사라졌지만 그래도 Musso는 복귀의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네임드란 뜻이다.

드루이드 Musso Ⅶ

과연 그를 다시 볼수 있는 날이 올것인가.


▲ 전설의 귀환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