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자 여사는 24일 출판사 자작나무숲을 통해 펴낸 자서전 ‘당신은 외롭지 않다’에서 자신들이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희생자라는 등의 주장을 폈다.
이순자 여사는 최규하 전 대통령이 신군부의 강압으로 퇴진했다는 논란과 관련, “오히려 최 전 대통령이 남편에게 후임이 돼 줄 것을 권유했다”고 주장했다. 또 “남편이 처음에는 고사하다가 권유를 받아들이기로 한 것은 ‘당시 어려운 상황을 헤쳐 나갈 지도력을 갖춘 사람은 전 사령관뿐’이라는 최 전 대통령 판단의 진정성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또한 이순자 여사는 1996년 재판 당시 한 스님에게 5·18 희생자 224명의 영가천도(靈駕薦度·망자의 영혼을 극락으로 인도) 기도를 올려달라고 하면서 “저희 때문에 희생된 분들은 아니지만, 아니 우리 내외도 사실 5·18사태의 억울한 희생자이지만, 그런 명분이 그 큰 슬픔 앞에서 뭐 그리 중요하겠나”라고 말했다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3년 ‘전두환 추징법’을 추진한 것에 대해선 “우리가 존경하고 모셨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따님이 그렇게 했다는 것에 너무 충격을 받았다”고 적었다.
이와 관련, 이순자 여사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존경하고 모셨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따님이 그렇게 했다는 것에 너무 충격을 받았다. 나는 진짜 죽으려고 했다. 이렇게 몰면 죽을 수밖에 없다, 그런 보복 심리도 있었다. 둘째 아들의 이혼한 전처 집까지 가서 돈 될 만한 것을 다 가져갔다. 가져간 것까지는 괜찮지만 그게 비자금과 관계있는 건지 실사는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연애 시절 전두환 전 대통령이 ‘절교 선언’을 했던 일화도 소개했다. 박봉인 초급 장교 신분에 결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순자는 앞날이 창창한 사람이야. 나같이 무능한 사람 말고 좋은 사람 만나라”고 했다고. 이 여사는 이를 ‘절절한 사랑 고백’으로 받아들여 운명을 맡겼다고 적었다.
또 장영자·이철희 부부 사기사건에 이순자 여사의 작은 아버지가 연루, 구속되자 남편을 위해 이혼까지 생각했다고 전했다.
한편 전두환 전 대통령 측은 이날 4월 중 전두환 전 대통령의 회고록도 출간된다고 알렸다. 1200여쪽 분량으로 10·26사태 이후 대통령이 될 때까지 일들을 다룬 1권, 국정 수행을 다룬 2권, 대통령 퇴임 후 삶이 담긴 3권으로 구성됐다. 역시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12·12 쿠데타와 관련 민감한 내용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