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탁아 잘 지내고 있니? 너 생일이라고 누나가 sns에 편지를 썼는데.. 생각해보니깐 넌 sns를 하지 않았지참..
너가 즐겨 봤던 여기에서는 혹시 확인할까 여기에도 글을 남길께 ~오늘 안산 날씨가 정말 매섭다 . 꼭 너희들이 슬퍼 울고 있는거 같아


 안산은 벌써 벚꽃이 활짝 피고 꽃잎이 떨어진다..
활짝핀 꽃잎이 반갑지만은 않았어


 꽃이 활짝 피고 진다는것은 너가 우리 곁에 없는지 일년이 됐다는거겠지 ..
수학여행을 간다고 몇일전부터 들떠 준비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괜히 나도 고등학생때 친구들과 갔던 수학여행이 생각나면서 설레더라~
정말 즐겁고 재미있는 추억으로 기억하고 있거든
 너도 나와 같은 학교에서 같은 장소로 수학여행을 떠나니깐 분명 즐겁고 재미있게 다녀올 것이라 생각 했어~
너도 정말 설레었겠지~? 전날 짐챙기는 모습도 즐거워 보였으니깐,,,


가족끼리 가서 입을 옷사러 갔을 때 좋아하던 니 모습도 생각나고
 수학여행 가기전날 너랑 둘이서 미용실가서 머리 자르고 과자도 사줬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
 여행가는날 니 생일이라고 맛있는거 사주고 싶었거든. 그때 너가 좋아하는 포테이토칩 못사게 한게 아직도 생각이 난다.
평소 같으면 귀찮다고 같이 안갈 녀석이 그날따라 흔쾌히 같이 갔잖아. 우리가 같이 걸으면서 대화 했던거 기억나? 방은 누구랑 쓰는지 선생님은 어떠신지 등등,,,그리고 누나가 만약 배가 침몰하면 다른건 다 필요없으니깐 몸만 뛰어 나오라고 했었잖아..


물론 설마 이런일이 일어나겠나면서 우스겟 소리로 넘어 갔었지.. 그런데 설마 했던일이 4월16일 아침에 일어났더라고,,, 느즈막히 학교갈 준비 하면서 티비를 틀었는데 배가 침몰중이라고 속보가 뜨더라 설마설마 했어... 단원고라고 기사가 나오는데 손이 떨려서 말도 안나왔어 . 너한테 전화를 몇통이나 했는데도 받지도 않고 답답하고 온몸이 떨리더라. 순간 내가 말을 잘못해서 이런 일이 일어났나라는 생각까지 들었어.. 정말 무서웠어..모든게,,,


전원구조라는 속보를 보고 약간이나 안심했던 내 자신이 원망스럽기 까지 해,,, 이 기사 믿고 학교를 가는데 점점 구조자 숫자가 줄어들더라.. 학교 가는 길에 정말 펑펑 울면서 다시 집으로 돌아왔어,, 불안 했어도 꼭 구조 됐을 꺼라 믿고,,, 아빠가 너 추울까바 두꺼운 겨울 외투하나 가지고 진도까지 얼마나 달렸는지 몰라,, 가는길에도 너한테 전화가 꼭 올거라고 믿으면서 노심초사하면서 가는데 눈물이 났어. 불안해서 미칠 것 같았어,,


진도에 도착해서 널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가 없었어 무사히 나온 친구들이 구석에서 떨고 있더라 괜찮냐고 말은 건내 줬는데 차마 너의 소식을 물어보기가 참 겁이 났어 .
하루 이틀이 지나도 진전없는 상황에 화가나고 지쳐만 갔어. 차가운 물속에 아직 너가 있는데
 아무것도 할수 없고 마냥 기다리는 것 밖에 할수 없는 무력함에 자괴감에 빠질 것 같았어.
엄마 아빠 옆에서 울지도 못했어 나까지 울어버리면 안됄꺼 같았어
 지금은 그냥 그때 실컷 울어둘꺼 그랬나 생각이 들기도해  아직도 생생해 그날의 기억들이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고 다시는 일어나면 안될일이라고 생각하지만 난 겁쟁이라서 나서지도 못해. 옆 에서 엄마 아빠가 하시는 일을 지켜만 볼 뿐이야,,,


누군가한테 내 동생 세월호 희생자에요 떳떳히 말도 못하겠어. 나 정말 이기적이고 못된 누나지,,,

너의 빈자리가 이렇게 크게 다가올 줄은 몰랐어. 내가 부탁하는 것은 싫다고 하면서 다 들어주고 너에게 짓궂은 짓을 해도 잘 넘어가주는 착한 동생이었는데 살아있을 때 더 맛있는거 많이 사줄걸 . 옷도 더 많이 사줄걸 . 후회된다 . 너는 나에게 많은 것을 주었는데 나는 너에게 무엇을 해주었을까,,,안산만 가면 너 생각이나 잊어볼까 해도 잊혀지지 않아. 아니 잊을수가 없다. 그날 이후로 내 마음속이 뻥 뚤려 버린거 같아. 뭘해도 즐겁지도 않고  살아가는게 허무하게 느껴지는거 같아.
나는 다음 생에 태어나도 너와 형제로 태어났으면 좋겠다. 물론 너는 반갑지 않아 할수도 있겠다 ^^
그래도 다음 생에 형제로 다시 태어나면 이번에 꼭 널 지켜주고 싶다.


그때까지 좋은곳에서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어야돼~알겠지
 하고싶은말이 정말 많은데... 글로는 다 표현을 못하겠다..


우리가족마음은 말 안해도 잘 알거라고 믿을게
 마지막으로 정말정말 너무 보고싶다 내동생아


 사랑한다. 보고싶다. 생일축하한다.전현탁

 

-널 너무 보고싶은 누나가-

 

 

 

 

 

 

 

 

 

그때는 몰랐었지만...

 

이제야 알게 되었네요....

 

전현탁군..그리고 다른 희생자 분들..

 

하늘에서는 부디 편안 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