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오이갤에 소방관님들께 드릴 장갑 좀 봐달라고 글 썼던 사람입니다.

 

 (http://www.inven.co.kr/board/powerbbs.php?come_idx=2097&l=345825)

 

 많은 분들이 엄청 추천해 주시고 격려해 주셔서;;;; 하지만 답변들은 안주시고 ㅜㅡㅜ

 

 그래서 없는 글솜씨지만, 인증글이라도 남기려고 다시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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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건의 발단

 

 2014년 7월.... 거지같은 대표와 무섭게 한판하고 드럽고 치사해서 내가 내 사업한다!! 라며 사표를 썼죠....

 

 하아... 지금도 그때 생각하면 암세포 돋고 눈물이 나요 ㅜㅡㅜ

 

 암튼, 8월에 제 일을 시작하면서 걱정도 많고 기대도 많았습니다.

 

 그 때 결심한 것이! 월 수입 $$$원이 되면 소방관님들께 소방장갑을 꼭 사드리자!! 였습니다.

 

 생각보다 일이 잘 풀려서 + 워낙 간담이 작아서 목표가 작았던 탓에,

 

 12월에 목표를 달성! 꺅 ㅋㅋㅋㅋㅋ

 

 아이 좋다 엄청 좋다 ㅋㅋㅋㅋㅋ

 

 

 2. 장갑을 찾아서 떠나는 모험....

 

 하지만,,, 당췌 뭔 장갑을 사야할지 모르겠는 상황이 옵니다. 

 

 이에 여기저기 수배를 해보나;;; 딱히 정답이 없는 상황...

 

 생각다 못해 "서울시 정보공개 사이트"를 박박 뒤졌고(하는 일이 이 쪽이라 평소에도 엄청 뒤집니다)

 

 결국 소방관님들께 1년치 장갑을 교부하는 공문을 겟!

 

 공문에 나온 모델명으로 찾아서 소방장갑을 구매합니다.

 

 

 3. 오라는 장갑은 안오고.....

 

 생각보다 방염+방수장갑... 엄청 비싸더군요. 인터넷 최저가 16만원 및 배송료 별도.

 

 하아.... 또 수입품이라 꽤 기다리랍니다. 배송만 2주 걸린다네요.

 

 그래서 기다리고 또 기다립니다.

 

 그러면서 든 생각...."이렇게 비싼걸 사비로 사서 쓰게 한다고!!!!!"

 

 

 4. 드디어 도착!!!

 

   

 

5. 어떻게 투척할 것인가....

 

 원래는 소방서 문을 살짝 열고, 장갑을 살짝 놓아두고 도주할 계획이었습니다.

 

 근데 저렇게 장갑이 클 줄은 몰랐던 거죠....

 

 그래서 계획을 변경합니다.

 

 지인의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잠깐 빌렸습니다.

 

 아이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었죠.

 

 아이에게

 

 "소방관 아저씨들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드리고 오는거야. 이게 소방관 아저씨들이 쓰시는 장갑이야." 라고 설명.

 

 하지만 아이가 이해를 못합니다.....

 

 "왜 소방관 아저씨들 장갑을 이모가 사줘,,,? 소방관 아저씨들은 소방차가 장갑 안줘?"

 

 하아... 그러게. 소방차가 주는 건 아니고 나라에서 줘야 하는데.... 그게 말이야....

 

 "음... 장갑을 주는데 아저씨들이 일을 너무 열심히 하셔서 많이 모자란대. 그래서 드리는거야."

 

 아이가 이해를 못한 듯 하나... 다 알려주자니 너무 슬퍼서....ㅜㅡㅜ

 

 

 

 문 앞에서 몰래 사진 한장 찍고!

 

 (초등학교 들어가니 좀처럼 사진을 안찍으려 합니다.... 이것도 사정사정해서 찍었어요.)

 

 

"꺄하하하~ 이모 깜짝선물 신나신나~~!!!"

 

 우리 꼬맹이는 무사히 장갑을 드리고, 의기양양하게 돌아왔습니다.

 

 꼬맹이도 아주 신났고, 저도 아주 신났어요.

 

 문틈으로 살짝 엿보니, 소방관님들도 엄청 기분 좋아 보이셨습니다:)

 

 

6. 급 마무리.

 

 글을 길게 쓰는 건, 짧게 쓸 능력이 없어서라고 하던데;;;;

 

 너무 작은 선물을 드리며 인증글만 길어서 죄송합니다.

 

 저는 평소 아주 운이 좋은 사람이라 생각하고, 그것에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감사를 나누는 방법으로 장갑 기부를 선택했습니다.

 

 또 목표치를 달성하면 장갑 깜짝 선물을 할 생각입니다.

 

 장갑 너무 비싸. 완전 비싸. 진짜 미친듯이 비싸서... 한번에 많이 못드리는 게 죄송스럽고 민망하네요.

 

 이번 장갑선물은 꼬맹이에게도, 저에게도 아주 신나는 경험이었습니다.

 

 인벤 여러분도 2015년 많이 거두시고 많이 나누시는 한해 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