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 이우환의 기구한 운명, 김재철 체제 부당전보의 상징적 존재… 

그는 왜 스케이트장에서 눈을 쓸어야 했나 “지난 9년 동안 가랑비에 옷 젖듯 우리는 점점 수동적으로 변해갔다”


이우환(53) MBC PD는 영화 ‘공범자들’에 낯선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는 영화에서 시사·교양 프로그램 제작자가 아닌 서울 상암동 MBC 사옥 앞 스케이트장에서 눈을 쓸고 있는 관리인으로 출연한다. 이 장면은 관객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줬다. ‘MBC PD가 왜 스케이트장 관리를….’


2014년 10월 MBC 교양국이 폐지됐다. 회사는 교양국 폐지에 대해 “핵심 역량의 집중과 확대, 조직 혁신으로 효율성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조직개편”이라고 설명했다. 불과 7개월 전 이 베테랑 PD는 MBC 프로그램 ‘불만제로’로 한국PD연합회 작품상을 받았다. 하지만 교양국 폐지와 함께 저성과자라는 이유로 농군학교에서 교육을 받았다.  



▲ 이우환 MBC PD는 영화 ‘공범자들’에서 프로그램 제작자가 아닌 스케이트장에서 눈을 쓰는 관리인으로 등장한다. 이 장면은 관객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줬다. MBC의 부당 전보 상징과도 같은 존재인 이 PD는 왜 그렇게 인사 탄압을 받았던 것일까. 


교육 발령 이후 배치된 곳이 신사업개발센터였다. 이곳에서 스케이트장 관리 업무를 해야 했다. 이우환 PD는 “스케이트장에서 후배들을 마주쳐야 할 때 내가 무너진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최승호 PD(영화 ‘공범자들’ 연출·MBC 해직 PD) 촬영을 허락했다.

“처음에 최승호 선배가 찍으러 온다고 했을 때 내 PD 인생이 ‘스케이트장 관리인’으로만 기억될까봐 반대했다. 그런데 백종문(MBC 부사장)·안광한(전 MBC 사장) 그들이 대수롭지 않게 저지른 일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출처 미디어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