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5000명 투약 분량 밀반입, 전직 야구선수·유명 BJ·아이돌 가수도 가담]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와인이나 시럽, 비누 등 새로운 형태로 가공된 마약을 밀수해 국내에서 판매·투약한 마약사범 100여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김모씨(36) 등 밀반입자 13명과 국내에서 판매·투약한 101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이중 19명을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김씨 등은 지난해 4월부터 올 1월까지 미국·홍콩 마약판매상으로부터 대마·엑스터시·케타민 등을 공급받아 국내에서 판매·투약한 혐의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4월 8차례에 걸쳐 엑스터시 2정과 대마 140g을 밀수해 판매했다. 아이돌그룹 언더독 출신 이모씨(30)는 김씨에게 판매상을 연결하는 브로커 역할을 했다.

밀반입자 중에는 전직 프로야구선수 곽모씨(34)와 아프리카TV 유명 BJ 김모씨(33)도 포함됐다. 곽씨는 지난해 10월쯤 2차례에 걸쳐 엑스터시 42정과 코카인 10g, GHB(감마하이드록시낙산, 일명 물뽕) 20㎖를 국내로 들여온 혐의다. 

BJ 김씨는 지난해 12월 가공한 대마 32종과 대마 35g을 숨겨 들여오려다 세관에 적발됐다. 그는 지난해 포르쉐자동차로 자유로에서 시속 200㎞로 달리며 다른 운전자들을 위협하는 장면을 인터넷방송에 중계한 것으로 유명세를 탔다.

밀반입사범들은 국제우편이나 여행용 가방, 팬티 속에 마약류를 숨겨 국내에 들여왔다. 이들이 밀수한 마약은 5000명 투약분, 시가 3억9000만원 상당이다. 

이들은 다른 제품으로 위장한 대마를 밀수했다. 전자담배액상, 초콜릿, 사탕, 쿠키, 티백, 젤리 등 가공한 대마 종류만 32가지에 달했다. 대부분 진공상태로 포장돼 들여오기 때문에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용했다. 

경찰 조사결과 마약은 주로 강남 일대 유흥업소 종업원들 사이에서 유통된 것으로 나타났다. 위장 마약은 클럽 등에서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투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었다.

경찰 조사에서 밀수·판매자들은 위장 마약의 호응이 좋으면 인터넷쇼핑몰을 운영할 계획이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해외에 본거지를 둔 마약판매상 등 관련자에 대해 국제공조수사를 벌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