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이슈 갤러리를 이렇게 둘러보다 보면, 나날이 쏟아져나오는 반페즘적 이슈들 사이에서 분노하고 있는 나를 보게 된다.

 '왜 저렇게 편협할까? 어째서 저렇게 비합리적일까? 왜 이렇게 조작된 자료들이 많고 이중적인 잣대를 남성에게 강요하는가?'

 그리고 이에 따르는 오이갤러들의 반응은

 '메갈 쿵쾅이들 어쩔 수 없다'느니, '페미니즘은 지능의 문제'라느니, '조작이 없으면 남혐을 못하'느니...

 근데 웃기는 건 여초사이트를 가도 비슷한 방식으로 혐오가 생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남충 재기하라', '조작이 없으면 여혐을 못한다', '휴식은 니가, 효도는 내가하는 한남식 사고방식' 등

 오이갤은 "우리는 모든 여성을 비하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페미니즘'이라는 꼬리표, 혹은 '메갈리안, 워마드'라는 꼬리표를 달고 남성혐오를 생산하는 사람들은 잘못됐습니다"라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면서 매일 받아들이는 이슈들, 가장 최근의 호주국자 이슈부터, 유아인, 강남역 조현병 환자 살인사건, 여성 미화원 성추행 사건,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 등의 이슈들에 달린 답변들을 살펴보면,

 '저들은 여성이 여성에 대해 다루는 폭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또 박가분의 리얼뉴스 등을 인용하며 '저들은 한국 사회에서 남성에게 주어지는 차별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등의 대답을 내놓으며, 분위기가 고조될 때에는 정말로 이 사람들이 '페미니즘'을 타겟으로 삼고 있는지, 아니면 '한국 여성'을 타겟으로 삼고 있는지 애매해질 때가 있다.

 나도 페미니즘의 이슈들에 대해서 얼마간 관심이 있고, 페미니즘이라는 사상이 굉장히 편협하며 그 자신들의 유명한 캐치프레이즈 "진정한 페미니즘은 남성을 배제하지 않습니다"를 전혀 실천하고 있지 못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동시에 페미니스트를 표방하는 여성들이 내세우는 한국 사회의 '여성 혐오'에 일절 공감할 수 없다고 대답하진 못하겠다.

 왜냐하면 한국 사회에 실제로 여성 차별적 시선들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대학 동기들 사이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음담패설이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화되고, 여자가 길에서 담배를 피고 있으면 지나가던 아저씨한테 욕을 듣기 일쑤고,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건방지다는 소리를 들으며, 직장 및 학교 내에서 성적 농담들이 아무렇지 않게 소비되고 재생산되는 사회이니 말이다.

 그래서 한국사회가 '여성 혐오적'이라는 말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할지라도 '여성 차별적'이라는 말엔 부정하지 못하겠다.

 그러나 동시에 이런 생각도 갖고 있는 것이다. 한국사회는 여성에게'만' 차별적인가?

 근로노동자의 산재 비율은 남성이 압도적으로 높고,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사회적 보상이 없는 2년을 사람 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굴러다니고, 전역하고 사회에 나가보니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여성 전용'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주어지는 사회 제반 시설들이 많은데 여성들은 한국 사회가 여성 혐오적이라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비난을 당한다. 남성들이 이 구조의 폭력에 침묵하고, 동조함으로써 여성 혐오를 확대, 재생산하고 있고, 또는 적어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고. 여기에 더불어 로리콘은 범죄지만 쇼타콘은 취향이라느니, 남성들이 강간의 문화를 공유한다느니 하는 말이 덧붙여져 이제 이렇게 생각하지 되는 것이다.

 '내가 대체 뭘 잘못했지?'

 나는 분명히 말할 수 있다. 한국사회는 남성에게'도' 차별적이다.

 그러나 이 성별의 이분법, 페미니즘과 반페미니즘의 프레임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논의할 수 있는가?

 페미니즘은 남성들에게 지나치게 연대 책임을 확대시키며, 자신들이 겪는 차별에 대해 역설하고,

 반대로 반페미니즘은 페미니즘의(그리고 공공연히 여성의) 감정적 대응을 비난하며, 동시에 자신들이 겪는 차별에 대해 역설한다.

 그리고 전혀 서로를 이해할 생각이 없다.

 성별의 이분법이라는 프레임 속에서 합의는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나는 저 멍청한 페미니즘도 좀 자신의 편협한 주장에서 벗어나서 사태를 정상적으로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동시에 그 페미니즘에 분노하는 남성들도 좀 대화의 자세를 취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 사회엔 기울어진 운동장이 적용하고 있는데, 그 운동장의 높은 편에는 남성 연대 전체, 혹은 여성 연대 전체가 있는 게 아니라

 관습과 구조가 우리의 사고방식에 명령하고 있으며,

 그 운동장의 낮은 편에서 치고박고 싸우고 있는 것 같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