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님.
안녕하셨습니까.
먼저 고맙다는 표현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언론과 보수단체를 이용해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 방해와 왜곡, 은폐로 인해 저희 유가족들은 "종북 빨갱이", "유가족충", "시체 팔이" 등 수모를 당하며 돌팔매질을 당할 때 대통령께서는 당당하게 광화문에서 단식하고 세월호 유가족들을 따뜻하게 위로해 주시고 안아주시며 동조 단식을 함께 해주셨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세월호는 이제 "지겹다", "그만하라"고 손가락질하며 유가족들을 믿어주지 않았을 때 대통령께서는 저희들의 진심을 외면하지 않고 아픈 저희들의 손을 잡아주셨을 때 저는, "믿음"이라는 희망을 보게 되었습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세월호가 암 덩어리와 같았을지 몰라도 촛불 시민들에게는 세월호가 희망이었고, 세월호의 진상규명 방해와 왜곡, 은폐가 곧 절망이었습니다.
 
대통령께서 절망의 낭떠러지에 있는 저와 유가족들을 지켜주고자 함께 단식하셨던 용기 있는 행동은 평생 잊을 수 없는 고마움입니다.
 
문재인 대통령님,
저는 오늘 몇 가지 청이 있습니다.
 
첫째는,
2014년 5월19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광화문에서 "앞으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안전의 중요성을 되새기기 위해 추모비를 건립하고, 4월16일을 국민 안전의 날로 지정할 것을 제안합니다"...
 
그래서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 제안한 "국민 안전의 날"은 매년 4월16일은 국가 기념일(추모 기념일)이어야 합니다.
 
정부는 2014년 12월30일에 재난 안전 기본법에 4월16일을 안전 점검의 날로만 정하였을 뿐 국가의 공식적인 추모 기념일로 정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광화문에서 발표했던 약속이 이행되지 않고 세월호 유가족들과 국민을 우롱한 처사입니다.
 
국가 기념일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각종 국가 기념일에는 보건의 날, 저축의 날, 체육의 날, 문화의 날 등 수많은 국가 기념일을 정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새마을의 날"까지 국가 지정 기념일로 제정 공포되었습니다.
 
4월16일은 단순히 재난 안전 예방 차원의 캠페인성으로 정한 "안전 점검의 날"만이 아닌 억울하게 희생되어 별이 된 아이들을 기억하고 추모하며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자는 범국민적인 다짐과 각오를 다지는 국가 지정 기념일로 정해야 할 것입니다.
 
대통령령으로 지정하는 사항이니만큼 대통령께서 저희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리시라 믿고 기대하겠습니다.
 
"국민 안전의 날" 기념 지정일은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 2014년 5월19일 세월호 유가족들과 전국민들에게 제안을 하고 약속했던 사안입니다.
 
1700만 촛불시민이 광화문 광장에서 새 시대의 문을 열었습니다.
매년 4월16일은 "국민 안전의 날"...
국가 지정 기념일...
 
세월호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며 추모도 하지만, 전국민의 안전을 위해 416안전공원이 건립되기 전까지는 1700만 촛불 시민의 염원이 담겨있는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안전 의식과 교훈과 교육의 장이 될 수 있는 기념일을 촛불 시민들과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둘째는 종합적인 트라우마 센터입니다.
 
세월호 특별법 35조 항목은 피해자의 지역 안에서만 극한 되어있고 부가적인 설명은 피해자 중심에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심각성은 전국민이 알고 함께 고통을 겪고 있으며 어떠한 재난 메뉴얼에 대한 참고할 지침이 없는바 지금까지의 전수조사나 실태조사가 100% 된 것이 아니고 지금도 조사를 할 수 없습니다.
 
트라우마에 관련해서는 어떠한 관련 기관도 정답을 내놓을 수 없습니다. 다만, 사례를 접목할 수 있을 뿐입니다. 심지어 트라우마에 관련된 논문 하나 없는 것이 대한민국 현실입니다.
 
트라우마에 관련된 논문은 단기간에 쓰여 질 수가 없습니다.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들이 어떤 고통을 받고 살다 죽는지...국가가 평생 메뉴얼 관리를 해야만 제대로 된 논문이 쓰여지게 됩니다.
 
세월호 피해자들의 트라우마 치료도 5년으로 극한 되어있습니다. 외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10년 후에도, 20년 후에도 트라우마에 고통 받는다는 보고들이 많이 있습니다.
 
세월호 피해자들이 모래가 되어 트라우마에 관련된 논문이 제대로 쓰여져 또 다른 재난과 참사 피해자들이 트라우마라는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온 국민이 트라우마를 앓게 했습니다.
 
그것에 기반이 되어야 하는 것음 심리적‧육체적 치료를 병행하는 센터가 건립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세월호 피해자들뿐만 아니라 5.18, 대구 지하철 참사, 삼풍 백화점 등등 참사를 겪은 모든 피해자들이 심리적‧육체적 치료를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부디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나서서 슬퍼할 시간도 없이 나서는 게 아니라 국가가 나서서 피해자를 감싸 안을 수 있는 나라가 되길 바랍니다.
 
또 하나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김기춘으로 인해 안산 종합 합동 분향소가 3년이 넘는 시간임에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분향소를 갈 때마다 가슴이 무너져 내립니다.




 
조속히 미수습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고 안산 분향소를 416안전공원으로 조성해 안산 시민과 국민에게 다시 돌려드려야 합니다.
 
416안전공원 설립을 둘러싸고 이견 있고, 안신시민 안에 갈등이 있음을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조속한 시일 안에 매듭 될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역할을 요망합니다.
 
3년 전 오늘 교황께 세월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기도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손편지를 쓴 날입니다.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목숨을 건 단식투쟁에 함께 해주신 대통령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취임 100일 앞두고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을 초청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한 가족 외에 직장관계나 다른 이유로 함께하지 못한 이들에게도 대통령께서 한 번 더 만날 기회를 주시길 요청드립니다.
 
그동안 유가족들을 위해 함께 하다 희생당한 가족들에게도 큰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세월호 가족들과 함께 투쟁하고 이끌어 주셨던 정청래 의원과 김현 의원께도 고마움을 전해주시길 바랍니다.
 
대통령님
항상 건강하시고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
 
2017년 8월16일 유민아빠 김영오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