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GM)의 모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 정부에 한국GM 신차 배정을 조건으로 천문학적 투자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인 한국GM을 회생시키기 위해선 추가 생산에 따른 공장증설, 차입금 상환 등 투자가 필요한데, 정부에서 일부 부담해달라는 것이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연말 방한한 배리 앵글 GM 해외사업부문(GMI) 사장이 지난주 백운규 산업부 장관과 KDB산업은행 관계자, 청와대 관계자 등을 각각 만나 한국GM 회생방안과 관련한 비공개 면담을 진행하고 13일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앵글 사장은 한국GM등 해외 사업장을 총괄 관리하고 있어, 차량 생산물량 배정 부족에 시달리는 한국GM 운영에 큰 영향력을 미친다. 

앵글 사장이 정부 금융 관계자를 잇달아 만난 자리에서 “한국 정부가 한국GM 회생에 도움을 달라”고 요청하며 구체적 지원 규모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이달 말 한국GM에 만기가 도래하는 본사 차입금 10억달러(약 1조619억원)를 상환해야 하는데, 정부에서 이를 부담해달라는 것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이달 재무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며 “다음 달 있을 임금협상에서 새로운 수출물량 배정 등 한국GM의 미래전략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어서, GM본사의 결정이 중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