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가 벌어지던 4월 16일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에 대해 의문을 품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수백 명의 목숨이 죽어가던 그 시간에 대통령으로서 그녀가 도대체 어떤 조치를 했는지에 대한 당연한 의혹 제기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에 대해 밝히라는 여론에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분초별로 다 까발리는 게 온당하다고 보나요? 지구상에 어떻게 그런 나라가 있어요?"라며 격하게 반응했습니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세상에 오바마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 몇시 어디에 있는 것까지 소상히 밝히라는 것이 온당한 주장인가요. 한 나라의 국가권수를.엄청난 얘기 아닙니까?"라며 갑자기 오바마 대통령을 거론하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의 행적을 까발리는 나라, 여기 있습니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오바마 대통령을 거론했으니 아이엠피터가 알려드리겠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그날 무엇을 했는지를 보여주는 일정표입니다.

백악관은 오전 10시를 시작으로 1시, 1시35분,20시30분, 3시10분.3시45분,5시45분,6시45분,7시20분까지 거의 시간대별로 오바마 대통령의 스케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차이는 청와대와 백악관이 공개하는 대통령 일정을 비교해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벌어지던 4월 16일 그 주의 일정을 보면 박근혜 대통령은 4월 14일 오전 특성화고 현장 방문, 4월 15일 국무회의 4월 1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문, 4월 17일 세월호 사고 현장 방문, 4월 19일 4.19혁명 기념 4.19 묘지참배 일정만 공개되어 있습니다.

이에 반해 백악관은 4월 14일 월요일부터 4월 18일 금요일까지 오바마 대통령이 누구와 미팅을 하고 회의를 하고 어떤 행사에 참석했는지 그 일정을 시간대별로 정확하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하루에 달랑 한 개의 일정을 공개한 청와대와 시간대별로 주요 일정을 모두 공개한 백악관, 왜 국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에 자꾸 매달리는지 그 차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통령 동선까지도 공개하는 미국'


한국과 비교하면 미국은 대통령의 일정을 홈페이지 자체만으로 알 수 있도록 공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정확히 어디서 무엇을 하고 하는지 그 장소와 동선까지 모두 공개한다는 점입니다.






7월 29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일정을 보면 장소와 동선이 구체적으로 나옵니다. 북쪽 출입구 팜룸에서 출발한 오바마 대통령은 몇 시에 앤드류 공항을 출발하고 몇 시에 캔사스에 도착하는지 나와 있습니다. (4월 16일 일정에서도 백악관에 도착한 시간이 정확히 공개되어 있다.)

국가 안보라는 이유로 대통령의 동선을 절대 알려줄 수 없다는 한국과 다르게 미국은 대통령이 언제 백악관을 출발하고 언제 도착하는지 낱낱이 공개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보다 더 중요하고 위험한 인물이라서 그럴까요?


미국 백악관은 언론에 공개할 수 없는 행사나 미팅이라도 그 일정을 공개하고 비공개라고 표기해놓습니다.

언론에 공개되는 풀 기자단
[각주:1]의 경우도 어느 매체가 어떤 분야에서 취재했는지 상세히 알려주고 있습니다. 백악관 안과 외부 행사에 동행 취재한 기자단의 소속 언론사를 밝힘으로 취재 공정성에 대한 판단을 국민이 하도록 공개해준 것입니다.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일정을 낱낱이 공개하다 보니 부작용도 있습니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휴가 기간에 세계은행 김용 총재와 골프를 친 일정을 공개했습니다.

문제는 당시 미국 상황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미주리주 흑인사망 소요 사태가 거세지고 있는 시점에서 아무리 휴가라도 골프를 친 사실에 대해 미국 국민과 언론은 곱지 않은 시선으로 그를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의 일정을 공개하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주는 동시에 대통령이 자신의 직무를 정확히 수행하고 있는지를 국민이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이런 면에서 한국 대통령은 아예 국민의 알 권리와 판단의 근거를 사전에 차단해버리고 있습니다.


'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대통령의 직무유기'


박근혜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에 대해 국민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청와대가 아니라 엉뚱하게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이 그날 대통령의 일정을 공개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보호하겠다고 내놓은 그날의 일정을 보면 더 이상합니다.

가장 먼저 9시에 세월호 이준석 선장과 승무원이 배에서 탈출을 시작했다면 단순한 침수가 아닌 대형 참사가 예견될 수 있음을 알고 있는데도 청와대는 9시 24분 여객선 침수라는 최초 보고를 대통령에게 합니다. 늦은 감이 있으면서 초기 사태 파악조차 못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오전 11시 19분 SBS는 '학생 전원구조'가 오보라는 사실을 보도합니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오후 1시 13분 총 370명이 구조됐다는 보고를 합니다. 2시 50분 안보실은 유선 보고를 하는데, 대형 참사가 이미 확실시되는 상황인데도 단순히 유선으로 보고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상합니다.





오후 3시 30분이 비서실의 서면보고가 있었던 후 약 2시간 후 박근혜 대통령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하여 "생존자를 빨리 구출하라"는 지시를 내립니다.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5시 15분까지 그녀가 세월호 참사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내린 지시는 없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그날 박근혜 대통령 행적에 대한 의문입니다.

최소한 청와대 벙커에서 사고 현장을 모니터링하고 있었다면 괜찮겠지만, 오로지 유선으로 보고받다가 생뚱맞게 '구명조끼를 학생들이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듭니까?'라는 질문만 던집니다.






동아일보와 신동아는 김기춘 비서실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 의혹 제기가 너무 답답하다'는 김 실장의 입장을 보도했습니다.

핵심은 그날 청와대와 대통령은 왜 대형 참사 소식을 늦게 알았고 '학생 전원구조'가 오보라는 사실이 밝혀졌는데도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면서 아무런 대책이 없었느냐는 점입니다.

4월 16일 305명이 죽은 상황에서 대통령이 보여준 지시와 행동은 도저히 대통령답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모든 권력이 집중된 대통령 중심제 국가에서 무려 7시간 동안 대통령이 사고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고 강력한 구조 지시 등을 내리지 못했다는 사실은 지금 왜 국민이 그녀의 사라진 7시간을 알고 싶은지에 대한 이유가 될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이 왜 잘못된 보고를 받았는지, 대형 참사가 예견된 상황에서 왜 직접 사고 정보를 파악하지 않고 제대로된 지시를 내리지 않았는지는 반드시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 세월호특별법으로 규명해야 할 것입니다.


1. 모든 기자들이 대통령을 따라다닐 수 없기 때문에 일부 기자가 대통령과 밀착취재를 하고 그 기사를 언론사가 공유하는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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