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차량 운행하는 경로에 있는 초등학교 근처에 냥이 가족들이 있어. 내가 얘네 할머니 부터 인연이 닿아서 문방구 할매랑, 그 아랫집 할매랑, 그동네 개인택시 아저씨랑 나랑 해서 살피는 길냥 가족이야. 근데 얼마전에 엄마급 애들 두마리가 새끼를 낳았어. 그중에 제일 왜소하게 태어난 녀석인데, 이제 막 젖을 뗏을까... 두달도 안 된 이녀석이 거의 죽기 직전이더라.

딱 성인 손바닥 만한데, 저 조그만 몸을 만져보면 존재하는 모든 뼈들이 만져질 정도로 영양실조 증상이 심한 상태야. 물설사를 하는데 피도 섞여 나오고, 그러다보니 심각한 탈수에 먹지도 못해서 고양이 우유를 주사기로 강제로 조금 먹인게 다네. 근데 시발, 내 눈앞에 생명인데 일단 살려야 하지 않것냐?

암튼 24시 동물병원 으로 부랴부랴 차 몰고 가는 동안에 한손으로 쓰담 하면서 “죽으면 안돼, 아저씨가 살려줄게” 하면서 가는데 죽기 직전 목소리로 냐옹 거리더라...

암튼 도착해서 전염병 검사 했는데 다행히 음성판정, 근데 설사가 멎질 않고 거의 실신 지경이라 일단 수액 맞히면서 입원 시켰다. 설사라도 멎으면 다행인데... 근데 너무 어리고 작고 영양상태가 좋질 않아서 iv잡는데 양쪽 앞발 전부 실패하고 목쪽 정맥에 간신히 연결해서 수액 주입하고 포도당 강제급여 하는 중이다.

수의사분이 오늘 밤에 잘 못 되면 연락 갈 수 있다는데 너무 불안해서 잠이 안 오네. 내가 데려오면서, 그리고 두번째 짤에서 면회 할때도 내 목소리에 반응하고 울더라. 아저씨가 꼭 살려준다고, 죽지 말라고 했는데 말 할 때 마디 울더라. 얘 살아야 되지 않겠냐?

내가 시발 신에게 한게 없어서 기도는 못하고, 좆같은 잉벤 이지만 여기 쌓인 정 때문에 갈 곳이 없어서 이렇게 글 남긴다.

오징어들아, 저녀석 죽지 말라고 힘을 모아줘....
돈은 시발 내가 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