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5대 10국 시절

지금의 홍콩주변 광동성, 광서성 지역에

한(漢)이라는 나라가 있었음

후대에 구분하기 위해

남한南漢 또는 월한(越漢)이라 부름


당나라의 복건성의 유씨 집안은

남해지방의 바닷길을 이용한 무역으로

막대한 이익을 올려 지역의 거부가 된 가문임


유은 대에 당나라의 정해 절도사의 지위에 올라

 이 지역을 통치하며 사실상 자립을 하였고

동생 유엄은 스스로 황제가 되었으니

처음 국호를 대월(大越)이라 하였다가 

자신의 가문의 성이 유(劉)씨임으로

국호를 한(漢)으로 고치니

이를 남한이라 보통 부르는 것


국가를 창시한 고조 유엄은 그래도

나름 개념이란게 있었음 


당나라가 말기에 막장이 된 것과

자신의 가문이 독립을 한 이유인

장군들과 무장들의 힘을 지나치게 키워

이들이 죄다 들고 일어난 것을 경계해

국가의 통치를 문관 중심으로 운영하였고

지방관도 문관만 임명하는 문치주의를 표방함

실제 효과를 보아서 국정 안정에 기여를 했고

남해 무역으로 먹고 사는 나라에서

외국과 교역을 장려하며 상업을 융성시키니

부유한 국가로 거듭나 윤택한 치세를 열었음


문제는 항상 그렇듯

자식농사를 말아먹은 것


첫째 아들과 둘째 아들은 일찍 요절하여

셋째인 유분이 2대 황제가 되었는데

애가 좀 멍청이임.

무역으로 거부가 된 집안에

나중에 황제까지 칭하게 된

말 그대로 다이아몬드 수저 집안

재벌2세라서 그런지

그냥 주구장창 향락에 빠져 먹고 놀기만함

그냥 쳐놀면 되는데 또 의심이 있어

가만히 있는 형제들과 황족을 모아서

옷을 벗겨서 치욕을 주며 조사한 뒤 돌려보낸거


유분은 평소 맨손 격투기를 관람하는

궁중 연회를 즐겼는데

넷째 동생 유성이 아이쿠~ 이러다

나도 결국 죽는거 아니야? 걱정을 하다

걱정이 큰 나머지 격투기 연회장에서

좌우 신하들을 모두 죽이고

유분을 격투기 하듯 겨드랑이에 껴서

허리를 부러트려 죽여버림


그리고 황제에 오름 3대 황제 중종임

근데 유성이란 인물이 유분보다 그럼 나은가?

유분이 그냥 커피라면 유성은 티오피였음

업그레이드 유분 + 미친놈



일단 똑같이 향락에 쩔어 쳐 놀고

똑같이 형제들 의심하는데

좀 더 실천적인 행동파였던 것


일단  자신이 황제 자격이 없는데

형을 죽이고 황제가 되었으니

너무 불안하고 걱정이 되었음

그래서 동생들을 전부 죽여 버리기로함


아버지 유엄에겐 아들이 총 18명이 있었는데

일단 첫째 둘째는 요절했고

셋째는 유성이 죽였고 아홉째는 전사했음


이제 남은 것은 총 14명

그중 다섯째 유홍창과 열째 유홍고는

유성이 황제가 되는데 적극 도운바 있음

각각 도원수, 부원수로 병권도 가짐


일단 걱정되는 부원수 순왕 유홍고를

조용히 불러 참수함


다섯째는 월왕 유홍창은 매우 영특해서

아버지가 태자로 삼으려 했을 정도인데

병마 대원수에 영특하고 공적도 큼

그래서 도적떼 습격으로 위장해 암살함


동생들이 이게 뭔일이여?

두려워하기 시작했음

옹주를 다스리던 제왕 유홍필이

형아 왜 그래...하며  

두려워 하며 입궐하자 유폐시켜 죽임

그 옹주 땅을 여덟째 유홍택이 이어받자

옹주 땅에 봉황이 나타났다고

어이쿠~ 상서롭네요? 너 역적! 하며

붙잡아 참수 해버림


일곱째 유홍아도 붙잡아 주살하자

더이상 개길만 한 동생이 없다 안심했는지

그냥 한번에 끝내자는 심산으로


나머지 동생 8명을 몽땅 잡아

단 하루만에 가족들 처와 자식 식솔들까지

전부 모두 잡아서 몰살시켰음


이제 남은 형제는 12째 유홍막과 막내 유홍정

유홍막에게 옹주 땅에 부임시키니

형..여긴 형들이 다스리다

몽땅 죽임 당한 땅이 잖아..

하며 부임을 극구 거절했지만

거절을 거절당하고 강제로 부임되었음

이후 두려움에 떨며 매일 술마시고 울다

살려 달라 귀신에게 기도했는데

그딴거 전부 소용없이 참소되어 곧 독살됨

막내도 다음 달 불러서 참수하니


아버지 유엄이 낳은 자식 18명 중

황제인 유성 본인 빼고는

전부 다 몰살 되어 멸종해버린 것


여기까지만 하면

뭐 평범한 중국산 폭군이네? 인데

근데 이게 진성 미친놈인게



(유성에 비하면 영화 '간신'의 연산군은 성군임)


동생을 비롯한 동생네 아내,자식 친척들을

전부 도륙해놓고 정작 그 딸들만은

즉 조카딸들은 전부 붙잡아 궁궐에 가뒀음

그리고 후궁으로 삼은거....


별궁 1천칸을 짓고 각종 보배로 장식 한뒤

거기에 각종 형벌, 고문 도구를 두었으니

이름을 진짜로 '생지옥生地獄'이라 지음...

조카를 붙잡아 후궁으로 삼은 것도 기막힌데

당사자 입장에선 진짜 끔찍한 일 

바로 얼마 전 부모와 형제들을

무참히 죽인 삼촌이 자신을 겁탈하는 상황

그 장소 이름이 생지옥임.


기본적이로 유성 본인이  

아마도 미친놈이 었던듯 한데


남북조시절 부터 당나라 때

유행하던 도교의 단약도 어느정도

영향을 준게 아닌가 함



불로장생을 이유로 먹는 단약이란게 

결국은 죄다 중금속, 수은 성분인지라  

쓸모없는 막장 폭군의 인생을

조기종영 시켜주는 명약이긴 했지만

그 과정에 수은중독 등으로

정신착란 비슷하게 폐인이 되는

단계를 보통 대부분 거치기에

부작용이 좀 심했음.


자기 가족을 몽땅 몰살하고

조카들을 겁탈한 미친 황제 유성도

그 단약을 열심히 쳐먹었고

단약을 먹다 결국 죽었음


장남 유창이 즉위하니 4대 후주임


아버지가 저런 미친놈인데

아들이 정상인건 솔직히 좀 힘든게 아닌가 함

재벌 3세인 유창은 즉위 전 부터

어려서 눈앞에 펼쳐진 생지옥을 보면서

정신줄을 좀 놨던게 아닌가 싶은데

 

남자가 거시기를 달고 있으면

일단 믿지를 못했음.

빼박 아비가 했던 미친짓의 충격이

정신적 영향을 준게 아닌가 싶음


가장 신뢰한 사람은 환관 공징추였고

거시기 달린 신하들은 절대 못 믿었기에

결국 관리들을 전부 거세시켜 버렸음... 


그리하여

중국 역사상 가장 특이하고 독특한 왕조가

이렇게 탄생하게 되었으니



이른바 고자의 나라

고자제국 남한임


일단 과거시험을 치뤄서 관리를 선발하면

장원급제자는 무조건 거세를 해야 하고

합격한 사람도 모두 거세를 한 뒤

관직에 임용되었음


관리 뿐만이 아니라 황제를 알현하고 싶으면

일단 남자는 거세를 해야만 함.

때문에 승려, 도사 등과 같은 이들도

황제를 만나기 전에 거세를 하고 접견했음...ㅡㅡ;;


그뿐인가 기존의 관리 역시

승진을 하거나 인사 이동을 하려면

또 거세를 해야 비로소 가능함  


이 짓거리를 하다 보니

국가 전체에 모든 공공분야에 근무하는

사람은 전부 거세한 고자들이고

관직에 나가거나 먹고 살려면

우선 거세를 해야 하는 미친세상이 도래함



당시 남한에서 거세를 한 사람을 문내인(門內人)

거세를 안한 사람을 문외인(門外人)이라 불렀음

쉽게 말해 거세하면 인싸

거세 안하면 아싸임


그도 막장의 피가 흐르는지라

종종 평민 복장으로 환관2명만 데리고

도성의 시장이나 식당 주점 등에

미행을 자주 나갔는데

이때 그와 마추쳐서 함부로 대하거나

말 실수를 하는 사람이 있으면

기억했다 나중에 병사를 보내 잡아와 죽였음


이 짓거리를 한 두번 하면 모르는데

너무 자주하다 보니 사람들이 겁을 먹고

시장에서 얼굴을 모르는 사람에겐

대화 자체를 안 거는 지경에 이름.


나아가 아빠방에 있던 단약을

줏어 먹었는지 그도 미쳤는데

무당이 와서 황제를 옥황상제의 아들이라 하자

그걸 그대로 쳐 믿고는 진짜 상제의 아들이라며

스스로 태자황제라 칭하고

살아있는 저승사자로 사람들을 심판해 죽였음

 

일단 얼마 남지도 않은 유씨 황족을

스스로 죄다 죽여서 멸족시켰고

신하들이 조금 실수해도 바로 죽여 버렸기에


먹고살자고 고자가 되면서

그 어렵게 관리가 된 문무대신들은

이제는 황제를 알현 하는 걸 염라대왕 만나듯

두려워 하며 전전긍긍하게 됨


이런 나라가 제대로 돌아 갈리가 없음

아무리 무역으로 먹고 사는 나라지만

황제가 미치고 나라가 운영 안되며

도시가 공포에 질리니 자연히 쇠퇴하였고

신하들은 죄다 드럽다며 도망 갔으니

(ㅅㅂ 거세까지 했는데...지못미..)

국가 경제와 시스템이 동시에 무너짐


북방에서 송나라가 천하통일을 시작했을 땐

송나라 군대가 바로 수도 30리 코앞에

쳐들어 왔는데도 아무도 모르고

누구도 나가서 싸울 수도 없는

아무런 대비조차 못할 지경에 이름


궁중에서 부랴부랴 귀신을 불러서

송나라 군대를 물리치겠다고

환관 곽승악을 주도로 황제와 환관들이

천병(天兵)을 불러 온다며 기도를 드렸으나

그딴 기도가 씨알이 먹힐리가 없고

너네 대체 뭥미? 하며

송나라 군대가 유유히 들이 닥침


서둘러 배에 금은보화를 실어서

황제 유창은 도망치려 했으나

이번에는 환관 악범이 그 배를 뺏어서

황제를 버리고 먼저 달아나 버리니

결국 황제는 송나라에 붙잡혀 항복함


그렇게 남한(南漢)은

고작 3대 건국 65년만에 멸망하였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