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얼마전에 블랙아이스로 인한 교통사고가 일어난 장소를 다른 시각에 촬영한 것입니다.

0. 일단 블랙아이스의 원인은 '어는비' 가 내려서 형성됩니다.
일반적인 눈이나 비는 지표면에서 투명한 얼음으로 잘 얼지 못하고 얼어붙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반면에 어는비는 과냉각된 물방울이라 지표나 물체표면에 닿으면서 얼어붙습니다. 그래서 얼음이 투명합니다.

1. 어는비 생셩조건은
  1)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상공의 온도 : 영상 3~5도이상으로 따뜻할 것
  2) 지표부근(높이 0~ 1500m 가량)은 영하의 온도일 것
즉 아래는 차갑고 위는 따뜻한 구조일때 내리는 비가 어는비가 되기 쉽습니다.

2. 일년 단위로 보면 어는비와 블랙아이스는 12월에 집중됩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가장 먼저 온도가 변하는 곳은 지표입니다.
여름으로 갈수록 지표면부터 가장 먼저 기온이 올라가고,
겨울이 깊어질수록 가장 먼저 추워지는 곳도 지표면입니다.
그리고 12월은 겨울의 초입이기때문에 지표부근은 이미 차가워졌지만 높은 대기는 아직 지표보다는 상대적으로 따뜻합니다. 즉, 12월은 계절적으로 어는비의 생성조건이 갖춰져 있는거죠.

3. 하루 단위로 보면 어는비와 블랙아이스는 출근길에 대부분 발생합니다.
어는비가 생기는 조건은 아래는 영하로 춥고 위는 따뜻할 때인데, 이런 대기구조는 매우 안정적이라 안개가 끼기에도 최적의 상황입니다. 때문에 12월의 안개는 어는비와 동반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고 안개는 동틀녁에 절정을 이루죠. 그래서 블랙아이스도 오전5시~오전8,9시에가장 넓게 생성됩니다.
한마디로 기상예보에서 비소식과 안개소식이 하루이틀 사이에 겹친다면 도로주행에 신경을 쓰셔야 합니다.

4. 교각과 터널 그리고 산악도로 = 블랙아이스 제조구역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기상학적 기준으로 산악이나 산지의 기준은 높이 800m입니다.
이보다 높으면 산이라고 생각하시고 글을 읽어주세요.
11월에 블랙아이스로 인한 교통사고가 여러건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사고장소들은 교각 부근이었습니다.
바람이 교각하부나 터널을 통과할 때 그 구조물에 의해 흐름폭이 변하게 되고 그 영향으로 바람의 온도는 하강하게 됩니다. 실제로 측정해보면 주위보다 교각이나 터널온도가 1~5도 더 내려갑니다. 이 때문에 다른 곳에 영상권으로 멀쩡한 비가 내리더라도 교각, 터널 부근만 영하라서 어는비가 내리고 도로표면에 블랙아이스가 형성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게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블랙아이스 사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형입니다.

정리해봅시다.
12월, 아침기온이 영하~영상 3,4도인 날에 안개나 비가 터널이나 교량 위에 있었다면 최소한 도로공사에라도 확인을 해보시거나 우회하시는 게 좋다는 소리입니다. 블랙아이스를 주행하는 동안 육안으로 알아채는 건 거의 불가능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