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분기에만 10억달러 지출 日·中 제쳐
업계 단골 수익모델 '확률형 아이템' 논란
슈주 김희철 "모바일게임에 4천만원 쓴적도"

전 세계에서 한국 이용자들이 새로 출시된 모바일게임에 가장 많은 지출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현질' 세계 1위를 인정받은 셈이다.

모바일 데이터 및 분석 플랫폼 앱애니가 16일 발표한 ‘2020년 모바일 현황 보고서’는 12개국을 대상으로 새로 출시된 게임 사용자당 1인 평균 수익(ARPU·Average Revenue Per User)을 분석한 결과 한국이 일본과 중국을 제치고 최초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ARPU를 차지한 게임은 '로한M'이었다. 소비자 지출액은 '리니지 M',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리니지2 레볼루션'이 나란히 상위 3위를 차지했다.

2019년 모바일게임은 PC/Mac 게임보다 2.4배, 콘솔게임보다 2.9배 높은 소비자 지출을 기록하며 전체 게임 플랫폼 가운데 전 세계 소비자 지출 1위를 이어나갔다.

모바일게임의 연간 소비자 지출은 전년대비 17% 증가한 500만달러를 돌파하며 전체 디지털 게임 시장의 절반을 점유했다. 올해는 게임 소비자 지출이 약 80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모바일게임에서 이같은 소비자 지출을 견인한 장르는 전략, RPG, 증강현실, 아케이드 등 다양하다.

작년 3분기 기준 한국은 1억 4370만건의 게임을 다운로드 했고, 소비자 지출액 규모는 10억달러(약 1조 1743억원)에 달했다. 이를 환산하면 하루 평균 약 159만6천 건 이상의 게임을 다운받고, 게임에 약 130억원 이상을 소비하는 셈이다.

모바일 빅데이터 전문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17일 발표한 '2019년 대한민국 모바일 게임 시장 오버뷰' 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총매출 4조2880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무려 5.2% 상승한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했다. 12월 모바일게임 매출이 눈에 띄게 급등했는데 이는 '리니지2M' 출시 영향으로 분석된다.

MMORPG의 단골 수익모델은 사행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확률형 아이템'이다. 모바일 게임들이 수익창출을 위해 일정부분 과금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지만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시리즈는 PC와 모바일을 가리지 않고 과도한 과금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단골 게임이다. 게임업계는 도박과 같은 사행성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작년 11월 27일 출시한 리니지2M은 2주간 누적 매출 약 474억원, 일일 매출은 34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게임 빅3인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의 캐시카우 주력 모바일게임인 V4(넥슨), 리니지2 레볼루션(넷마블), 리니지M/리니지2M(엔씨) 모두 MMORPG다. 초보자의 진입장벽은 다소 높지만 게임 특성상 다양한 과금 시스템 적용이 가능해 일단 론칭만 성공한다면 수년 간 수입이 보장된다.

확률형 아이템을 근간으로 한 이들 MMORPG는 주로 구매력이 높은 30~40대가 주 타깃층이다. 최근 10~20대의 게임 장르 선택폭이나 즐기는 방식이 크게 달라진 반면 과거 10대부터 과금 의존도가 높은 MMORPG에 대한 거부감이 적은 30~40대는 적극적이다. 케이프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리니지2M의 사용자 비율은 30~40대가 7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최고 수준의 게임, 최대 규모의 인력과 재원을 투자한 게임으로 꼽히지만 정작 해외에서는 명함도 내밀지 못하고 있다. 주로 IP(지적재산권)를 수출해 중화권에서 일부 인기를 얻고 있지만 정작 구글플레이 평점 등에서는 중간수준 이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MMORPG가 선택하는 중세· 신화적 상상력에 기반한 스토리가 재탕되고 게임의 완성도에서도 과금 시스템에 비해 불만족스럽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 게임업계가 국내외에서 과몰입 방지, 확률형 아이템 규제에 밀려 과금 시스템을 다소 완화하고 있지만 실제 게임 이용자들의 불만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리니지2M을 이용하는 정우종(38·회사원)씨는 "엔씨, 넷마블에서 나오는 PC·모바일 리니지 시리즈는 거의 다 해보면서 돈을 쓰지 않고 해보려고 하지만 게임에서 일정한 단계를 지날때마다 구매를 안할 수 없는 구조"라면서 "모두 게임을 잘 하려고 하지 누가 루저(낙오자)가 되려고 하냐. 한 달에 수십만원씩 쓸때도 있다"고 토로했다.

게임을 즐기는 이들 중에는 정씨처럼 한 개의 게임이 아닌 여러 게임을 동시에 즐기고, 새로운 게임이 나올때마다 다운받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초기 투자를 통해 캐릭터를 성장시키는데 집중하다 게임성이 이용자 성향과 맞지 않으면 다시 다른 게임을 찾는 경우도 허다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게임 이용자 199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9 게임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PC게임 이용자 중 49.3%가 게임머니나 아이템을 구입하기 위해 현금을 지출한 경험이 있고 모바일게임은 36.5%였다. PC와 모바일 모두에서 가장 많이 지출한 40대는 월 평균 이용비용이 PC게임 3만7137원, 모바일게임 2만8579원이었다.

그러나 실제 게임에 대한 몰입도가 커지면서 지출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경우도 있다. 그룹 슈퍼주니어의 김희철은 TV방송에 나와 모바일게임에 약 4000만원을 써본 경험이 있다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작년 6월 PC 온라인게임의 결제 한도 50만원이 폐지되면서 게임업계의 환영을 받았지만 이미 국내외 게임 시장은 모바일로 크게 이동한 상황이다. 정부가 유명무실한 규제를 형식적으로 풀었다는 시각도 있지만 정작 모바일게임은 결제 한도 자체가 없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 질병코드 도입을 두고 국내외 논쟁이 치열한 가운데 게임 콘텐츠 발전에 '사행성'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올해 치러지는 총선에서 학부모 등을 의식한 정치권이 게임에 대한 규제 카드를 다시 들고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학회장은 16일 10대 한국게임학회장 취임식 기자간담회에서 "확률형 아이템의 사행성 문제를 비롯해 게임 중독성·폭력성이 올해 총선에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며 "게임에 우호적이었던 일부 정치권도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경계하는 반응을 보였다. 게임업계가 이 문제에 먼저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무소속 김경진 의원은 지난해 9월 정보통신망을 통해 제공되는 모든 게임물에 결제한도를 설정하게 하는 내용을 담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넥슨=돈슨, 엔씨소프트=돈씨, 넷마블=돈마블'라는 오명과 '게임 중독성' 논란을 희석시킬 '이용자 친화적' 흐름을 만들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실상 모바일 카지노가 된 지 오래지만 게임업계의 자성은 바랄 수도 없고 

정부는 게임중독이라는 터무니없는 말로 삥 뜯을 궁리만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