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부터 돌보던 초등학교 인근의 길냥이 가족중, 17년에 태어나 아깽이 때 부터 알게 된 녀석입니다.

출산만 그동안 너댓번은 했고, 그 형제와 아이들 모두 돌봐줬지만 지금 살아있는 아이는 우리 넷째와 다섯째, 그리고 아직 학교 인근에서 택시기사님과 옆집 어르신들의 도움으로 살아가는 녀석들 다섯만이 남았네요.

두달에 한번씩 코스코에서 대용량 사료 한포대씩 어르신 내외분께 전달해 드리다가, 작년 시월에 구내염으로 삐쩍 마른 녀석을 데려왔습니다.
길거리에서의 고단한 삶을 살았으니 남은 생이라도 아프지 않고 따뜻하게 지내라고, 그런 이유였습니다.

작년 말에 구내염이 심해져서 앞니와 송곳니를 제외한 나머지 치아를 발치 했지만 잇몸 이상증식이 생겼습니다. 그러다가 올해 이월에 녹내장이 와서 안약치료를 하던중, 지난주 금요일... 이불에 혈뇨를 본것으로 다른 병원을 찾아 갔으나 약물의 부작용으로 심근 비대증이 온 것을 확인 했습니다. 또한 합병증으로 폐수종이 왔습니다.

그리고 2021년 4월 20일 화요일 한시에서 두시 사이.
길고양이 출신이며, 우리집 여섯째 이자 둘째 딸인 살구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내가 방에 들어가 낮잠을 잘 때면 항상 화장실 발매트에서 기다렸는데, 그 자리에서 고통스럽게 피거품을 토하고 죽어있는 것을 발견 했습니다.

그렇게 울었는데도 아직도 눈물이 나오네요.
천안에 반려동물 장례식장을 알아보고 예약하던 중, 마지막 글귀를 보고 또 오열했습니다. "한 생명을 끝까지 책임진 보호자님께 존경을 표합니다" 라고 적혀 있었거든요.

과연 살구는 지난 겨울이 따뜻 했었을까요...
잘가 살구야, 나중에 나 가거든 꼭 마중 나오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