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갑작스럽게 쳐들어왔습니다. 물론 그런 일이 일어날리 없다는 것은 제쳐둡시다.

북한과의 전면전이 시작되었으나, 대통령은 어디갔는지 보이질 않고, 윗선에서는 지시가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각 사단마다 재량껏 판단하며 막기 시작했으나 지휘체계에는 이미 혼선이 이루어진지 오래였습니다.

결국 막는 것은 일부분에 그칠 수밖에 없었고, 사단들이 미처 보호해주기 못하는 방향으로 물밀듯 인민군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 황금같은 시간 동안 민간인들은 제대로 된 피난 권고나 전쟁 권고조차 못 들었고, 혹은, 심지어 '북한군이 쳐들어왔으나 국군이 물리치고 있다. 국민은 생업에 종사하고 안심하고 있으라.' 라는 권고까지 듣는 경우까지 났습니다.

그리고 그 말을 믿었던 탓에, 모르는 탓에, 그리고 국가에서 방임한 탓에 극단적인 민간인 피해가 났습니다. 

겨우겨우 북한을 막아내고 어떻게든 휴전이 이루어진 이후, 국민이 물었습니다.



'북한이 쳐들어왔을 때 국가는, 대통령은 뭐했는가?'


















어?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다구요?

당연하죠. 6.25 전쟁 당시의 우리나라 상황이거든요.







'북한군이 쳐들어왔으나 우리 용감한 국군이 북한군을 물리치고 있다. 그러니 국민은 불안해하지 말고 생업에 종사하라.'



6.25 전쟁 당시 이 방송은, 이미 이승만이 대전으로 도망쳤을 때 이루어졌습니다.

심지어 이승만이 서울에서 도망쳤을 때, 부통령을 포함한 내각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부통령을 포함한 내각이 이승만의 소재를 알았을 때는 6월 27일 아침, 꼬박 하루가 지난 뒤였습니다. 
네, 26일이 아니라 27일이요. 반나절도 아닌 하룻동안이나.

모두가 가장 먼저 대통령을 떠올리고 대통령을 필요로 한 순간, 그는 침묵하고 도망쳤습니다.

그리고 그의 말을 믿었던 국민들은 인민군에 의해 학살당하고, 죽어나갔죠. 국가는 아무것도 안했습니다. 정확히는 못했습니다. 




이상하다. 근데 최근에도 본거 같죠?




[세월호가 침수직전이나 우리는 생존자를 충분히 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국민은 불안해하지 말고 생업에 종사하십시오.]




그리고 침묵했습니다. 그리고 도망쳤죠. 아무것도 못했습니다. 윗선의 눈치를 보느라, 윗선의 지시를 기다리느라.
이것은 선장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국가와 정부와, 그리고 대통령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국민이 대통령을 뽑는 것은 이런 상황을 위해서고, 또한 국민이 세금을 내고 정부를 구성하는 것 또한 이런 상황을 위해서입니다.


이런 당연한 사실을 왜 말해야하는지 모르겠네요. 

당장 비교할 대상이 없다구요?

태안 기름유출사고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비교해봐도 극단적으로 차이가 나는 대처 상황인데 도대체 뭔 수로 국가가 잘못이 없다고 말하는지 의문입니다.

태안 기름유출사고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뭐라고 말했습니까?




"중국이든 일본이든 펜스 칠게 부족하면 사오고, 두 벌, 세 벌로 치세요."

"불가항력이란 말은 이제 통하지 않습니다. 그런 말이 나오지 않도록 총 동원하세요."




이건 당연한 겁니다. 당연히 대통령이 해야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은 뭘 했습니까?

아니면, 타국가의 예를 들어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