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내 나이 24살 무렵. 

전역하고나서 뭔가 할 만한게 없어서 국가 지원 직업 학교에서 자격증이나 따며 시간을 떼우고 있었을 무렵.

그때 알게된 친구 녀석이 내게 WOW를 추천해 줬었다.(악마의 속삭임인지 천사의 꾀임인지...)

와우를 하게 되니 자연스레 입벤을 하게되었고(자연스런 물 흐름과도 비슷하더라 - 플포는 당시 좀 흥하다가 개편 이후로 완전히 망해버렸다)

어쨌든 그렇게 입벤을 하게 되니 자연스레 오이갤을 알게 되었다.

지금에야 루리웹이니 일베니 보배드림이니 그 외에도 수 많은 갤러리 사이트가 존재하지만 당시 나는 그런 사이트에 대해 별다른 관심이 없었고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있었으며 아는 것은 오로지 이 '오이갤' 뿐이었다. <- 와우를 했으니까

그렇게 와우를 하며 오이갤을 보며 흥미롭게 느꼈던 점은... 달리는 댓글들이 굉장히... Web이라고 생각하기엔 굉장히 
신사적이며 이성적이었다는 점이다.

지금도 흔하게 있는 일이지만  누군가 어떤 글을 올리면, 얼굴이 보이지 않는 Web이라는 특성상 의미없이 까거나
 쓸데없이 욕하며 열폭하며 인신 공격하는 댓글들이 달리는 것이 현재에도  '자연스러운' 일들이다.

하지만 내가 여태껏 5년이 넘게 지켜봐 온 '오이갤러'들은 그러지 않았다.

악플이 달리면 그것에 동조하며 마녀사냥하거나 인신 공격하는 열폭 종자들과 같이 행동하는게 아니라 

매우 차분하게 '이 악플의 그럴듯한 근거와 이유가 있는지 생각한 뒤' 이것이 쓸모없이 그저 상대를(글쓴이를)
 공격하는 댓글일 경우 그 댓글러를 철저하게 배제하며 격리시켰다.

내가 놀라워했던 점은 이곳이 Web이라는 공간이며 익명성이 꽤나 보장되는 곳인데도
(완전한 익명성은 대한민국 어디에도 없겠지만)
 이곳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예의와 품격'을 지키고 있었다.

이건 매우 존경스러운 부분이다. 

'품격'이란 결코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경험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고, 교육이나 공부를 통해서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아는 것이 많은 의대생이 추행을 저지르지 않던가? 아니다.)
윤리학 수업이나 도덕 책을 본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다.

품격이란 스스로 자신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그 상태에서 남도 인정할 줄 아는 '이해'와 스스로를 '사랑하고 존중'할줄 아는 신념있는 사람에게만 존재하는 것이다.(가난하건 못살건)

그렇다고 모든 걸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무분별한 받아들임은 해악이다)
 지킬건 지키고 넘지 말하야 할 선은 지키는 그런 사람들처럼 보였다.

아마도 그래서일것이다.

내가 아직도 오이갤을 하고 있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