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부턴가 알도르마루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는 '케일리 닥'

나는 아이디 사이에 띄어쓰기가 되어 있는 것을 보고 "오오!" 하는 탄성과 함께 말을 걸었다.

김칠성 : 케일리님 실례지만 아이디 띄어쓰기 어떻게 하신지 알려주실 수 있으세요?

- 침묵

김칠성 : 케일리님..?

중국인이 아닌가 의심해보고 귓속말도 해보지만..

[케일리] 님에게 귓속말 : 케일리님 실례지만 아이디 띄어쓰기 하는 법 좀 알려주세요^^

하지만 그는 묵묵부답이었고 난 아쉬움을 뒤로 한채 끝없이 올라가기만 하는 파티창을 바라볼 뿐이었다.

이렇게 맺어진 '케일릭 닥' 과 인연은 얼마지나지 않아 그 진실을 알게 되었다.


북미에서 'Caylee' 라는 사냥꾼 케릭터로 와우를 즐기던 Dak Krause 라는 유저가 백혈병으로 하늘나라로 떠나게 되었는데, 그와 함께하던 많은 와우저들이 추모의 넋을 기리기위해 그와 관련된 멋진 사진과 영상을 제작하여 함께 슬퍼하며 기도해주었다.

이에 감탄한 블리쟈드가 그를 기리기 위해 제작한 NPC였던 것.

와우를 좋아했던 한 유저로써 몸은 함께하지 못해도 게임 속에서 영원히 함께 할 수 있다며 던져주는 메세지가 왠지 가슴뭉클하게 해주는 사연이다.





내 무덤가에 서서 울지 마세요,
난 무덤에 있지 않고, 잠든것도 아니니까요.

내가 있는 곳은 천 갈래의 바람,
노스렌드의 빛나고 환한 눈 위를 넘어 불어오지요.

나는 부드러운 빛줄기,
서부 몰락지대에 황금빛 곡식 위로 떨어지죠.

내가 있는 곳은 이른 아침의 고요함,
가시덤불 골짜기 정글의 울창한 푸름 속에서 느껴지지요.

내가 있는 곳은 크고 웅장한 북소리,
나그란드를 가로질러 천둥 같은 발굽 소리로 울려나지요.

나는 따스하게 반짝이는 별들,
부드러운 꿈을 꾸는 다르나서스를 비춰주지요.

노래하는 새들 사이에,
모든 사랑스러움 사이에 내가 있어요.
그러니 내 무덤가에서 울지 마세요,
나는 거기 없으니까요. 나는 죽은 게 아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