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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shua77
2017-03-02 01:53
조회: 8,314
추천: 47
3월 1일 촛불집회 (지각) 참가 후기 (스압)http://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8/read/30608874 이게 제 첫번째 촛불집회 참가 정리글이고
http://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8/read/30645428 이게 제 두번째 촛불집회 참가 정리글입니다. 그 후 한 번 더 참가했었는데, 따로 글은 올리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삼일절 휴일... 남자들은 일본 야동 같은거나 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도 '아, 오늘은 좀 그렇지...' 싶은 날이겠죠.
휴일에 이래저래 딩굴다가 문득 드는 생각이 '가만, 그럼 이제 탄핵 판결 전에 촛불 집회 참가할 수 있는 기회도 이젠 거의 없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다음 생각해 봅니다. '그럼, 내 생애에 이런 일에 참가할 기회가 또 올 수 있으려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거기 자답을 한 결과, 저는 귀찮은 몸을 들어 올려서 주섬주섬 챙기게 되었습니다. 광화문까지는 출발해서 최소한 2시간, 보통은 3시간도 잡아야 하는 경기도 구석에 사는 몸이다만, 더 귀찮게 한게 바로... 오늘 내린 비였습니다. 추룩추룩 내리는 비를 맞으며 더 우중충한 기분이 들더군요.
6시 30분 경에야 광화문에 도착하니, 거의 분위기가 파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하긴 5시에 시작했다는군요. 광화문 역에서 이동할 때는 글쎄... 소위 '태극기 집회참가 한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더군요. 그 사람들은 시청역을 주로 이용해서 그런가 싶었습니다.
(지도는 과거 집회 사진을 이용했습니다.)
가 보니까 경찰들과 차벽에 막혀서 안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 알기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 마침 안에 있는 집회 참가자들이 행진을 하기 시작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그 행진하는 대오에 참가하기 위해서 죽 앞으로 가면서 행진하는 사람들과 합류해 들어갈 길을 찾았습니다. 와우... 좀처럼 막혀서 안으로 진입할 수가 없었습니다. 경찰버스 저렇게 세우는데 무슨 생활의 달인 - 주차편 의 명인이라도 데려왔나 싶을 정도로 기가 막히게 주차해 놨더군요. 버스장벽은 여기서 끝이었는데, 문제는 그 빈자리는 의경들(딱 봐도 20대 초반)로 채워넣고 통행을 막고 있더군요. 그래서 물어봤습니다. "저기.. 이 길 막혔나요? 경복궁 쪽 반대편으로 가고 싶은데 길 없나요?" 그러니 안에 골목으로 들어가라고 하더군요. (이 장면은 동영상으로 찍어 놨습니다) 그래서 골목으로 들어가서 시위대 쪽에 합류하려고 했습니다. 안 쪽에 골목길을 들어가는데... 골목길도 길목마다 의경들이 막아서 진입을 못하게 하더군요. 그리고 시위대도 밖으로 못나오게 막고요. 골목을 통해서 갈 수 있긴... 개뿔이. 할 수 없이 돌아갔습니다. 촛불 시위 하시는 분들과 같이 어울려서 구호도 외치고 머릿수 하나 채워 주고 싶었는데, 그 마저도 어렵더군요. 혹시나 해서 경복궁역 5번 출구(이곳만 따로 출구입니다.)를 통해서 차벽 내부로 진입하려고 했더니... 에휴... 이런건 진짜 철두철미하군요. 건물벽 + 경찰차벽 + 경찰사람벽 으로 시위대 동선을 모두 꽁꽁묶고, 그 외의 사람 드나들 수 있는 곳은 미리 다 막아놨더군요. 차벽사이로만 볼 수 있는 민주주의라니... 어라? 시간이 꾀 흐르니 차벽 사이에 사람들이 드나드는게 보이더군요. 사람 한 명 지나갈 간격이었습니다. 그래도 여기 왔는데, 시위대에 어울리고 가야죠.
행진 대열은 거의 다 이동하고, 남은 자리에는 아직 시민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저기서 볼 수있는 사람들 중에서 중장년의 비중이 컸습니다. 단순히 오늘 서울 도심에서 태극기 들고 있는 노인이라고 해서 '그들'이라고 섯불리 판단해서는 안될 겁니다. 현장에서 직접 본 박근혜 탄핵 촛불 집회는 과거 다른 그 어떤 정부 비판적인 촛불 집회들보다 노인비율이 높았습니다. 백발이 성성하신 분들이 삼삼오오 어울려 다니면서 '박근혜는 물러가라' '황교안도 물러가라' 외치시는데... 그런 분들 비율이 세 명 중에 하나는 되어 보일 정도였습니다. 넷상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어르신'들은 많았습니다. 가다가 광장 옆에 웬 트럭앞에 사람들이 모여있어서 가 봤더니, 헐? 아니, 저 분은 어라? 그 옆에 청문회의 우병우 물먹이던 ㅎㅎ 감옥가서 나오시고 오히려 더 정력적으로 일하네여. 나꼼수 멤버들 재결합해도 괜찮을 거 같은데 말입니다. 경찰산성 때문에 매우 짧은 시간 밖에 참가하지 못했지만 어쩌면 제 평생 마지막 탄핵 촉구 촛불집회가 될 지도 모르는 집회를 참가하고 왔습니다. 다음 촛불 집회 참가할 일이 생긴다면 그건 탄핵 경축 집회가 되어야겠죠.
2016년 겨울과 2017년 봄 사이의 광장에 저는 네 번의 족적을 남기게 됩니다. 먼 훗날 이 사건이 우리나라 역사의 가장 다이나믹한 순간 중 하나로 회자 될 때 즈음 되면 저는 다음 세대들에게 어떤 증언을 할 지 곰곰히 정리해 보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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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shu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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