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이 아니죠, 무려 작년부터 마음고생을 하셨던 청강대 메갈리아 이용 학생들과 SJ레스토랑 사장님과의 기나긴 전쟁이 드디어 끝을 보기 시작하네요.

저는 청강대 출신의 졸업생입니다.

현재는 영상연출쪽 프리랜서 및 아마추어 소설가로 소소하게 삶을 꾸려 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요리에도 관심이 많은 사람 중 한명이며, 해당 사건이 발발되었을 당시부터 지금까지, 사장님을 응원하고 메갈들과 적극적으로 키배를 벌이던 사람 중 한명입니다.

많은 분들이 레스토랑과 개념없는 메갈리아들과의 싸움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와중,

과연 SJ레스토랑은 정말로 어떠한 곳이었는지...궁금해 하시는 분이 있으실지는 모르겠지만,
재학 시절 단골로 매달 한번씩은 찾아 뵈었던 입장에서 어떠한 곳인지, 진정으로 세간의 의혹들이 설득력을 얻을만한 가능성이 단 1%라도 있는 곳인지...짧은 식견으로 글을 풀어볼까 합니다.

※최근에 휴대폰을 변경 하면서 직접 찍은 사진을 모두 분실 했습니다.
첨부하는 사진은 모두 인터넷 검색으로 퍼온 사진이며, 제가 직접 먹고 계산했던 메뉴들과 오차가 없는 사진만 판별해서 업로드 하였습니다. 

이미지의 불펌을 인정하며, 최소한의 양심으로 이미지에 포함된 워터마크 등에 어떠한 조작도 가하지 않고 업로드 합니다.

-SJ레스토랑은 과연 어떤 곳인가?



레스토랑의 전경입니다. 
어떻게 보면 조잡해보이고 한산해 보이기까지 한 곳이지만, 결코 장사가 어려운 곳은 아니었습니다.
어디 까지나 주 고객층은 값싼 정식류 메뉴만 주구장창 시켜먹는 청강대 학생들이 아니라, 

고급 메뉴를 주문 하시는 지산스키장 이용객 및 관련 업계 사장님들 이셨으니까요.



위치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교내와 레스토랑의 거리는 꽤 먼 편입니다.
조금 상세히 말하자면 학교 인근을 기준으로 형성된 자취촌의 마지노선쯤에 위치한 레스토랑이었습니다.

교내 기준으로 도보로 약 30~40분 정도가 걸리고, 저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레스토랑과 가까운 원룸에 거주 했었기 때문에 불편함 없이 이용 할 수 있었습니다.



레스토랑의 내부입니다. 겉모습과는 다르게 굉장히 예쁘게 옹기종기 꾸며져 있던 곳이고,
현재 사건의 사장님의 아버님께서 노후를 즐기고자 창업을 하셨던 식당입니다.

특히 어항에는 금붕어를 두마리 키우셨는데, 벌써 10년을 넘게 살았다고 자랑하시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선대 사장님께서 음악에 관심이 많아 내부에 피아노와 드럼이 비치 되어 있었고,
저 역시 기타를 오랫동안 쳐왔음과 동시에 피아노를 조금씩 배워가던 입장이라 레스토랑에 들를 때면 피아노로 간단한 코드를 간신히 쳐가며 놀다 가기도 했습니다.

또한 시골 구석에 위치한 까닭에 인근 풀밭에 곱등이나 메뚜기, 귀뚜라미 같은 벌레가 굉장히 많이 서식합니다.

그럼에도 저는 내부에서 위생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것들을 단 한번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특히나 곱등이는 학생들 자취방 창문만 열어둬도 어디서 기어 들어오는지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놈이었는데, 레스토랑 내부에서는 한번도 발견한 적이 없습니다. 

제가 아는 한 가장 해월리 내에서 가장 깨끗한 식당이라고 자부 할 수 있을 정도로요.

또한 사장님은 청강대 학생들에 대한 애정도 굉장히 많으신 분이셨습니다.
주로 10,000원 ~ 16,000원의 가격대로 형성 되어 있는 정식류나 파스타류 메뉴가 학생들이 주로 찾는 메뉴였는데.

레스토랑의 사장님께서는 제가 재학중인 기간동안에는 단 한번도 가격을 인상한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종종 일부 정식메뉴의 가격을 할인하는 프로모션을 진행 하기도 하셨고,

사건이 발발하기 전 연초에는 거리가 멀어 불편함을 호소하는 학생들을 위해 사장님이 직접 차로 픽업을 해주는 서비스까지 제공 하셨습니다. 무료로요.

레스토랑의 코스메뉴를 2만원도 안되는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업주 입장에서 굉장히 큰 부담이기도 하고 동시에 이용객 입장에서 굉장히 큰 혜택이기도 합니다.

-메뉴는 어떠한가?

SJ레스토랑의 메뉴 중, 제가 직접 먹어봤던 세 가지 메뉴인 '정식류' 메뉴에 대해서만 설명 하겠습니다.

짧은 식견이지만 학생인 제 주머니 사정 안에서는 그 세 가지 메뉴 이상은 도전할 만큼의 여유가 없었고,

그래도 어떻게 아르바이트나 장학금이 나올 때 마다 꼬박꼬박 찾아가서 꽤 자주 먹기도 했습니다. 질리지가 않는 맛이었죠.

제가 먹어본 정식류 메뉴는 돈까스 정식(10,000) / 생선까스 정식(14,000) / SJ정식 (16,000)의 세 가지 메뉴였습니다.

기본적으로 정식류 메뉴는 코스의 형태로 서빙 되었으며 서빙의 순서는

식전빵 -> 샐러드 -> 본식 -> 후식의 순서로 이루어 졌습니다.

1. 식전 빵



식전빵의 모습입니다, 동그란 모닝빵의 속을 파내고 오븐에 구워 내부에 스프를 포함 한 메뉴였습니다.

빵의 뚜껑부분은 한 면에 마늘버터와 파슬리를 발라 제공 해 주셨고,

스프의 색상을 통해 유추 해 보건데 루와 크림으로만 만든 것 같지는 않고, 견과류를 별도로 더 갈아 넣으신 듯한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또한 뚜껑을 스프에 찍어먹는 맛도 상당히 별미였습니다.

2.샐러드


샐러드는 기본적으로 저러한 형태로 나왔습니다. 소스는 키위소스일 때도 있고 마요네즈 소스 일 때도 있고, 때때로 칠리나 오일 소스가 베이스일 때도 있었습니다.

샐러드에 포함되는 야채 역시 그때 그때 제철야채에 대해 소폭적인 변동은 있었지만 모두 한결같이 맛있었습니다.


3. 본식

본식은 세 접시가 한꺼번에 나왔습니다.

메뉴로 주문한 본식 한 접시와, 밥등의 가니쉬가 포함된 한접시가 함께 서빙 되었고 작은 접시에 오이피클과 무피클(단무지랑은 다릅니다) 이 담겨져 느끼함을 가시게끔 도와주셨습니다.

 

본식이 서빙된 이후에는 이러한 형태가 되었습니다.

포함된 밥은 맨 쌀밥이 아니라, 참기름/깨/소금으로 적당하게 간이 된 상태의 주먹밥이었고, 무한하게 리필이 가능 했습니다.

후르츠 칵테일과 강낭콩 조림이 약간 달달하고 매콤한 소스에 버무려져 나왔었는데, 저는 저 강낭콩 조림을 굉장히 좋아 했었습니다.


본식 A - 돈까스 정식

이게 기본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사실 선대 사장님께서 운영 하실 때는 이거 진짜 아트 아닌가 싶을 정도로 화려하고 정돈된 모습이었지만, 현재 사장님이 이어받으신 이후로 모양이 조금 못생겨져서 이용객들이 우스갯 소리로 너프 시켰다고 놀리곤 했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소스 장식은 사장님의 컨디션이나 기분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으로 서빙 되었었고 또 그렇게 매번 바뀌는 장식을 보는 맛도 있었습니다. 기본 베이스는 첨부된 사진에 보이는 모양입니다.

돈까스는 굉장히 두툼하고 큼직합니다, 접시가 워낙 커서 실감이 안나겠지만 성인 남성이 먹어도 배부른 수준이었습니다.

내부에는 돼지고기와 치즈가 함께 들어 있었습니다. 데미그라스 소스, 치즈 소스, 키위 소스, 마요네즈 소스들이 섞이면서 복합적인 맛을 내는데 굉장히 맛있었습니다.

본식 B - 생선까스 정식



생선까스 정식은 이러한 구성이었습니다, 바비큐소스, 겨자소스, 타르타르소스, 칠리소스가 어우러져 있었고 종류가 다른 생선까스가 있었습니다. 어떤 생선인진 잘 모르겠지만 맛이 다릅니다.

a생선을 사용한 가츠가 둘/ b생선을 사용한 가츠가 하나 / 새우튀김이 한 마리 / 감자튀김 하나가 본식의 구성이었고, 특히 새우튀김은 그냥 한마리 통으로 대충 튀긴게 아니라, 머리와 몸통을 분리해서 조리 하셨습니다.

몸통이 익는 시간과 머리속 내장이 익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배려를 해 주신 거고 사진에 보이는 것 처럼 조리를 끝낸 머리와 몸통을 다시 붙여 나오는 경우도 있었고, 머리를 따로 빼서 장식으로 활용하시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특히 저는 새우튀김을 마지막까지 남겨 두었다가 머리 속을 나이프로 슥슥 긁어 장을 끄집어 내고 우측에 보이는 칠리소스에 섞은 뒤에 몸통을 찍어 먹는 것을 굉장히 좋아 했습니다.

배가 유독 많이 고픈 날에는 내장을 버무린 소스에 리필 받은 밥을 비벼 먹었습니다.

본식C - SJ정식


가장 좋아했던 SJ정식의 구성입니다.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우스타소스를 버무린 등심 스테이크 꼬치 -> 타르타르 소스를 올린 생선까스 -> 칠리소스를 뿌린 치킨 스테이크 -> 감자튀김과 감자와플 -> 바비큐소스와 허니머스타드가 뿌려진 새우튀김 -> 제철에 따라 달라지는 풀->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는 생크림의 구성이었습니다.

딱 보기에도 가장 비싼만큼 가장 호화롭고 푸짐했던 메뉴였습니다.
저걸 먹는 날에는 진짜 배가 터질듯이 불렀죠.

등심 스테이크 꼬치는 아무래도 고기가 통으로 구워진게 아니다보니, 서빙이 되고 나면 잔열에 금새 웰던까지 익어버렸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먹었습니다. 바로 먹어야 미디엄레어~미디엄 사이였거든요.

제 경험상의 가장 이상적인 루트는 등심꼬치 -> 감자튀김 -> 생선까스 -> 치킨스테이크 -> 새우튀김의 순서 였습니다.

여기까지만 먹어도 배가 부른데, 본식을 다 먹고 나면 어머님께서 웃으시며 후식메뉴를 물어 보셨습니다.

4.후식

후식은 커피, 녹차, 오렌지쥬스 중 하나를 선택 할 수 있었고 아쉽게도 저는 흡연자였기 때문에...

커피 마신 이후에 흡연을 하면 심해지는 구취가 굉장히 싫었고 녹차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오렌지 쥬스를 자주 마셨습니다.



후식은 음료수로 끝이 아니라, 사진에 보이는 호두파이가 같이 나왔습니다.

1인당 한 조각씩인데 이미지에선 세명이 식사를 하셨던 모양이네요.

저 호두파이가 정말 맛있었습니다, 파이도우안에 무언가 달콤한 무스가 가득하고 그 위로 계피와 설탕에 볶아진 호두가 자작 자작 하게 올라가 있는데 진짜 눈 깜짝할 사이에 입 안에서 사라지는 달콤함 이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면 계산대 앞에는 알사탕이 또 있었고, 저는 그것까지 챙겨 먹었습니다.

메뉴를 먹은 학생들에게만 SJ에서는 쿠폰을 한 장씩 지급 해 주셨었는데 이걸 스무장을 모으면 치킨을 한마리 공짜로 튀겨 주시는 걸로 기억 합니다.

10장을 모으면 모히또였는지 프라페였는지 뭔가를 더 주셨던 걸로 기억 하구요.

근데 사실 저는 좀 죄송해서 쿠폰은 한번도 써본적이 없었습니다.

저런 호사스러운 음식을 2만원도안되는...아무리 비싸봐야 1만 6천원에 먹고 가는 입장에서 그런 것 까지 뽑아 먹기가 죄송스러워서 모으기만 잔뜩 모으고 결국 졸업하는 순간까지 써보지 못하고 방을 뺐습니다.

5.글을 마치며...

처음에 말씀드렸듯이 저는 청강대 졸업생입니다. 또한 이러 저러한 구설수와는 별개로 저는 대학 시절을 굉장히 즐거웠던 추억으로 간직 하고 있습니다, SJ레스토랑에서의 경험은 저에게 그런 좋은 추억 중 한 가지가 되어 있죠.

"청강대 학생들 다 메갈 아니니까 좀 봐주세요" 라는 말은 차마 할 수가 없습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결국 저희 학교 학우들과의 마찰로 사장님께서 폐업을 하신 것은 로펌 변호사가 와도 변호할 수 없는 사실이니까요.

다만 그저 단순히 저새끼들 나쁜새끼들이다 라며 비난만 하시지는 마시고, 그 이면에 저토록 훌륭한 음식을 대접 해 주셨던 레스토랑 사장님에 대한 생각을 한번씩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가해자에 대한 비난과는 별개로 피해자에 대한 진실된 응원의 메세지를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