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이낙연 국무총리는 19일 고(故) 백남기 농민 1주기와 관련해 “저는 정부를 대표해 백남기 농민과 그 가족, 국민 여러분께 정부의 과오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백남기 농민의 사망은 국민의 생명과 생활을 보호해야 할 국가의 기본적 임무를 공권력이 배반한 사건이다. 정부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백남기 농민 사망과 관련해 정부 차원에서 공식 사과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백남기 농민은 2015년 11월 민중총궐기 집회 현장에서 경찰 살수차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사경을 헤매다 작년 9월 세상을 떠났다.

이 총리는 “오는 25일은 고 백남기 농민이 고단하지만 깨끗했던 삶을 가장 안타깝게 마감한 지 1주기가 되는 날”이라며 “고 백남기 농민은 쌀값 폭락 등 생활을 위협하는 농업과 농정의 왜곡에 항의하는 수많은 농민의 시위에 앞장서 참여했다가 공권력의 난폭한 사용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소개했다.

이 총리는 “그동안 가족들은 형언할 수 없는 슬픔과 아픔을 겪었고, 다수 국민들 또한 공권력이 공포의 권력으로 변질한 현실에 절망하고 분노했다”며 “공권력의 그릇된 사용은 백남기 농민에게만 저질러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잇따라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 총리는 그러면서 “정부는 지난날의 이러한 잘못들을 처절히 반성하고, 다시는 이러한 과오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공권력의 사용에 관한 제도와 문화를 쇄신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