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검열식 미해제 쓰던 유저라 별 감흥은 없고
수오미 빼고는 검열버전도 자연스럽고 더 낫다고 생각하는데
(일상복으로서 자연스럽지 못하거나 쓸데없이 피부가 많이 드러나면 어색하더군요)

문제점은 '과연 공정한 심의냐' 하는 부분이겠죠.
국산 게임중에 12세 이용가에서도 저보다 더한 노출이 허다한 '3D'게임들도 있는데

고작 화면 고정된 2D일러스트들에 더 격한 반응을 보인다는게...
되도않는 게임산업 보호를 위해서 저러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보호, 좋습니다 그 덕에 고사할뻔한 한국 만화계가 힘을 비축하고 대만/중국 만화계 꼴 나지 않고 출판만화 시장 시기에 나름 선방했었죠.

하지만 지금까지 와서 돌아보면 그 결과는 어땠습니까?
 당시 법의 보호 아래서 온실의 따스함을 느끼던 출판만화는 결국  대부분 웹툰으로 대체되었고, 지금 와서 돌아보면 당시 국내 출판만화는 일부이긴 해도 공공연히 일본 히트작을 패러디하는 일이 잦았죠.

하물며 온라인 게임산업계는, 중국-일본에 비해 우리가 10년 이상 앞서가던 선구적 분야입니다.

중국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폐쇄적인 싱글게임 위주이던 일본에 비해 온라인 게임 1세대들을 무더기로 출시하며 온라인 MMORPG 분야에서 많은 성공을 거두었었죠.

과거 몬스터 헌터 개발을 위해 '온라인 게임은 역시 한국이지' 하며 한국을 방문했던 일화는 유명하죠.

허나 결국 WOW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MMORPG 역사가 말해주듯
같은 패턴만을 답습하며 깊이있는 스토리 보다는 '유저의 시간을 오래 잡아두는'
단순 반복형 노가다 시스템을 주로 했던 결과 국내 MMORPG 시장은 장기침체에 들어섭니다.


왜 그랬을까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모험'을 시도하지 않고 '종전의 익숙했던 것'에만 안주했고
그 결과 '같은 시스템'이 대동소이한 그래픽을 가진 채로 '확률형 반복노가다'만 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은 결국 '재미'가 있어야 하는 분야입니다.
만화건, 영화건 많은 문화컨텐츠 분야가 그러하겠지만

특히나 게임은 '재미'가 더욱 핵심요소인 분야죠.



허나 국내 MMO 쇠락과, 이어진 모바일 시장에서의 작품들을 생각해보면

유저의 재미 보다는 개발사의 '돈'이 먼저인 게임들이 대다수 아니었나 싶습니다.

'저비용 고효율'

개발사가 추가하는 컨텐츠는 최소화 하되
그 컨텐츠로 유저가 소비하는 시간은 최대화 하는

"실패하면 장비가 깨지는 강화"
"죽어라 고생해서 얻어야 하는 장비지만 다음 패치에는 별 것 없어지는"
"컨트롤이 아무리 좋아도 그냥 하면 약하지만 '돈'을 지르면 쉽게 쎄지는"

흔히 볼 수 있는 위의 요소들은 이처럼 '개발사의 저비용 고효율'을 위한 것입니다.

그리고 한국 모바일게임들은 위 시스템을 열심히 울궈먹었죠.



소전이 왜 흥행에 성공했나를 분석한 많은 분들의 글에서 다루었듯.

저는 이 게임이 어느날 갑자기 뚝 떨어져서 성공했다기 보다는

'국내 게임산업계'가 소전을 '성공시켜줬다'고 보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거지같은 과금 or노가다 / 확률형 뽑기 로만 이루어진 모바일 시장에서
유저들은 '그 외에 할 모바일 게임이 없으니' 하던 것 뿐인데

'한국 게임보다 훨씬 양심적인, 납득 가능한 수준의 뽑기시스템'과
2~5성간의 벨런스가 잘 잡혀있기에 수집 뿐 아니라 육성의 자유도가 높고
과금을 하지 않는다고 육성에 페널티도 거의 없으며
시간 들여 키운 인형이 패치 한번에 방구석 쓰레기 신세가 되지도 않는...

'그냥 정상적인 게임'

비정상적인 게임에 지친 유저들 앞에 정상적인 게임이 나왔으니 환호하는건 당연하죠


헌데 그에 대한 대응으로 한다는 짓이 고작...검열 강화라;;
거 제가 어린이던 시절 만화책 뒤에 붙은 '심의필' 딱지가 생각나는 요즘입니다.

그땐 하물며 '그런 만화' 이외에 아이들이 자극적인 매체에 노출될 염려가 적었으니 만화 하나만 검열하면 효과(?)라도 있었을지 모른다 칩시다.

헌데 요즘은...? 인터넷 되는 스마트폰 너나할 것 없이 다들 들고다니는데
사회현황 궁금해서 뉴스 하나 클릭해봐도 자극적인 엉덩이/가슴으로 도배된 광고들이 연달아 뜨는 마당에 
고작 그림한장에 검열??


팬티 한장 걸치고(그 팬티가 강철쪼가리인지 뭔지는 별개로) 화려한 액션을 선보이는 3D RPG게임들은 12세 이용가이고.
2D 일러스트에 노출도 좀 있다고 12세 불가??..



사실 전 뭐 이 규제가 어떻든 소전 유저수에 별 영향이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성이 오죽 차이가 나야 비벼볼까... 
빵 포장지가 약간 취향에 어긋나게 바뀌었다고 대신 똥을 사먹진 않잖아요?
똥 밖에 없던 옛날이라면 모를까 말이죠.

허나 그와는 별개로, 양질의 게임 시스템과 
'유저의 경험을 우선하는' 개발 마인드를 갖추려 하지 않은 채

그저 국가란 권력을 입맛대로 활용해서 
작은 우산이라도 하나 쓰고 숨어 버텨보려는 국내 게임개발사들이 어떤 미래를 맞이할지가 참 궁금합니다.

"니네 시스템 그대로 운영하면서 몇 년 버티나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