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존재했던 위험신호 외면한 언론과 여성계

 워마드는 여성혐오에 대해 자칭 ‘미러링’를 한다고 주장하는 메갈리아에서 파생된 혐오사이트이며, 일베와 더불어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젠더혐오(특정 성에 대한 증오) 집단으로 자리잡았다. 한편 그들이 일베의 여성혐오 발언을 ‘미러링(패러디)’했다는 것은 한국사회의 대표적인 집단사고에 기반한 오류 중 하나이다. 메갈리아는 평소 일베의 혐오성 말투와 밈을 모방해오던 디시인사이드 남자연예인 갤러리 여성유저들이 주축이 돼 남성노인 메르스 감염자에 대한 혐오발언을 일삼다 여초커뮤니티에서 유행이 된 남성혐오 신드롬이다(참고 박가분 <혐오의 미러링>).

메갈리아와 워마드가 분화되기 이전에도 메갈리아라는 사이트에서는 이미 한 여교사가 ‘X린이 뿅뿅 싶다’ 등의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당시에도 사이트 내에서는 범죄모의 글과 성기절단 사진 등이 일상적으로 올라오는 분위기였다. 이처럼 극단적으로 폭주하는 메갈리아 사이트 내의 혐오발언은 이미 오래 전부터 위험수위에 도달하고 있었다. 조금만 들여다보아도 이것이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험신호를 감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반성 없는 언론과 자칭 전문가

 2016년 여름, 클로저스 성우 계약해지 논란을 계기로 온갖 진보매체와 유사전문가들이 메갈리아와 워마드에 대한 미화와 옹호론을 쏟아냈지만, 지금은 대다수가 ‘침묵 모드’로 돌아섰다. 이들이 저지른 고 김주혁과 구의역 산재 사망자에 대한 조롱 등의 패륜적 행위와 반사회적 범죄행위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들이 과거 진실과 여론을 호도한 행위에 대한 반성적인 평가는 찾아볼 수 없다.






대표적으로 메갈리아에 대해 “메갈리아는 일베에 조직적으로 대응한 유일한 당사자”라는 여성학자 정희진의 글을 대대적으로 실은 <한겨레>의 경우, 올해 5월 이후, 그동안 고 김주혁 사망사건에 대한 조롱 등의 논란이 끊이지 않았음에도 현재까지 워마드 관련 기사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메갈리아 논쟁 당시 기회가 되면 메갈리아‧워마드 옹호론 내지는 변명을 내놓았던 정희진‧이나영‧진중권 등의 진보인사 내지는 전문가들 역시 워마드발(發) 추문에 대해서 침묵모드를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이들 중 일부는 과거 메갈리아를 변호하는 과정에서 ‘남근다발’ 등의 막말을 일삼기도 했다.





혐오의 피라미드 이론을 복습해야 할 때

페미니즘 담론에서 자주 인용되는 ‘혐오의 피라미드’ 이론에 따르면 현실에서 일어나는 소수자‧약자에 대한 공격행위와 증오범죄는 일상 속에서 누적된 혐오와 증오발언의 결과로 나타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워마드발 아동성범죄 사건은 소수자‧약자에 대한 혐오발언 대해 불관용으로 일관해야 할 대표적인 언론‧정치‧지식인 집단이 ‘여성의 혐오발언과 범죄성향은 정당한 저항행위’라는 궤변이 낳은 비극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대상에 따라 잣대를 달리 적용하는 이와 같은 궤변의 대표주자는 의 ‘까칠남녀’에 출연한 이현재 교수이다. 그는 해당 방송에 출연해 ‘로리타(여성아동에 대한 성애)와 쇼타 콤플렉스(남성아동에 대한 성애)는 동일선상이 아니’라는 주장을 내놓아 논란을 일으켰다. 한편, 앞서 체포된 워마드 회원 역시 유투브 영상에서 이 발언을 인용하며 이씨의 논리를 답습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혐오문제나 증오범죄에 대해 일관성 있는 잣대를 적용해야 할 집단이 스스로 도덕적 일관성을 상실함으로써 결국 각자의 정체성에 기반해 상대를 혐오하고 배제하는 문화가 형성되고 말았다. 이 문제를 키운 관련 언론과 집단은 문제 자체를 먼저 직시해야 한다.



http://realnews.co.kr/archives/7255

 

좋은 기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