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싸움에 1년 허비 .. 판사인지 정치꾼인지 모르겠다"

현일훈.박사라 입력 2018.01.23. 01:27 수정 2018.01.23. 06:49


판사들 '블랙리스트' 결과에 술렁
전·현직 대법원장 모두에게 화살
"뒷조사 파일있다" 진술로 논란 시작
PC 강제개봉 후 판사들 둘로 갈라져


“집안 싸움으로 1년을 허비했다. 다들 판사인지 정치꾼인지 모르겠다.”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조사 결과가 발표된 22일 한 대법원 재판연구관은 이렇게 말했다. 이번 논란으로 곪을 대로 곪은 사법부의 속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자괴감이었다.

일선 판사들은 하루종일 술렁거렸다. 화살은 전·현직 대법원장 모두를 향했다. 법원 내부에선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진상조사위원회가 의혹의 빌미를 만들고, 재조사를 지시한 김명수 대법원장이 논란을 키웠다는 지적이 많았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돌이켜보면 얻은 것 없이 상처와 내분만 증폭시킨 1년이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3월 법원행정처 간부가 법관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가 추진하던 ‘대법원장 권한 제한’ 관련 세미나를 축소하라고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이었다. 당시 이 연구회 소속인 이탄희 판사가 법원 진상조사위에서 “법원행정처 컴퓨터에 비밀번호가 걸린 판사 뒷조사 파일이 있다고 들었다”고 진술하면서 사태가 커졌다.

진상조사위는 한달 조사끝에 ‘뒷조사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인권법연구회 집행부에 학술대회 축소 압박을 가한 이규진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감봉 4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이를 지시한 의혹을 받는 임종헌 법원행정처 차장은 사표를 내고 퇴직했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인권법연구회 회원과 일선 판사들을 중심으로 재조사 요구가 나왔다. 새로 취임한 김명수 대법원장은 지난해 11월 재조사를 지시했다. 이후 재조사를 진행할 법원 추가조사위원회가 꾸려졌지만 공정성 시비가 불거졌다. 추가조사위 위원 6명 중 절반 이상이 이 의혹을 처음 제기한 이탄희 판사와 같은 연구회 소속이었기 때문이다. 김 대법원장도 이 연구회 1· 2대 회장을 지냈다.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 일지
조사 절차를 두고도 시비가 일었다. 추가조사위는 ‘블랙리스트’가 들어 있다는 의혹을 받는 전·현직 법원행정처 판사들 컴퓨터의 저장장치를 해당 판사 동의 없이 강제로 개봉했다.

법원 내부에서도 헌법상 프라이버시권 침해, 형법의 비밀 침해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추가조사위는 이를 강행했고,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김 대법원장 등 7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 과정에서 판사들이 둘로 갈렸다. 내홍을 겪었다. 일각에선 일선 판사의 동향 파악은 법원행정처의 관행이며 사법행정권의 범주에 속한다고 해명했다. 반대 측에선 “적폐판사” 등 막말까지 동원하며 맞섰다. 사회 갈등을 해결해야 할 판사들이 오히려 문제를 더 키운 것이다.

법원 내에선 “부끄럽다”는 말이 나온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누구보다 준법정신이 투철해야 할 판사들이 판사 뒷조사를 ‘관행’이라고 말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지방법원의 또 다른 판사는 “잘못을 바로잡겠다는 자들도 결국 ‘PC 강제 개봉’ 등 불법 논란을 키웠다”라며 “국민들 보기엔 둘 다 부끄러운 짓이다”고 비판했다.

사법부가 이 지경까지 이른 원인은 뭘까. 법조계에선 대법원장을 중심으로 한 사법관료화를 지적한다. 대법원장이 사법행정권의 정점에 서서 법원행정처를 통해 전국 법원의 사법행정을 좌지우지하는 게 문제라는 지적이다.

김한규 전 서울변호사회 회장은 “대법원장 입맛에 맞게 휘둘리는 법원행정처의 기능을 재정립해야 한다”며 “권한 축소도 막연히 하지 말고 제대로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법부가 갈수록 정치에 휘둘리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최진녕 전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은 “보수·진보를 자처하는 판사들이 저마다 ‘우리가 정의다’는 식으로 피아구별을 하면서 사건이 커졌다”고 말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오후 6시쯤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를 나오면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보고서 내용을 잘 검토하고 있다. 심사숙고해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일훈·박사라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명백한 범죄 행위와 그걸 지적하는 사람을 동급 취급하는 기레기 클라스.

잊지말자 현일훈. 박사라 기레기

현일훈 기레기는 지난번 변검사 자살 때 지인 드립 쳤던 그 ㅅㄲ임.

이번엔 혼자 욕쳐먹긴 싫으니 얼굴 반반한 이메일도 없는 여기자 같이 쳐 넣어놨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