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정봉주가 죄인이다 X

정봉주 알리바이 없다 O





▼ 그날의 행적부터 다시 간단히 짚어보자.




▲ 오전 11시 54분 - '홍대' 녹음실. 
(근거 : 사진)








▲ 오전 12시 17분 - 정봉주 모친, 하계동 응급실 도착. 
(근거 : 병원 기록)








▲ 오전 12시 20분쯤 - 정봉주, 녹음 도중 어머니 소식 전해듣고 멘트. 
(근거 : 당시 나꼼수 녹음 파일)







▲ 오후 1시 49분 - 홍대 녹음실
(근거 : 사진 및 블랙하우스 방송 자료)

이 사이에 병원을 갔다왔다는 잘못된 정보가 퍼졌었는데, 사실이 아니었음.
병원을 간 것은 다른 시간대. 자세한 건 아래에 설명.









▲ 오후 2시~4시 - 홍대 녹음실 인근 식당
(근거 : 사진)

당시 민국파, 정봉주 모두 이 식당에 있었음.









▲ 오후 4시 이후


자, 여기가 문제임. 블랙하우스 방송을 다시 보면,

각 사진들이 시간 순서에 따라 정렬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음.

그리고 그 사진들을 잘 살펴보면, 식당을 나온 직후 동선이 다음과 같음.



1. 식당을 나와 일행과 거리를 걷는 사진.

2. 그러다 차에 타는 사진.

3. 그 다음이 바로 병원 복도 사진.

4. 어머니와 만나는 사진.


즉 정봉주는 적어도 23일 오후 4시 반 이후에 을지병원에 들른 것.

(잘 안 보이면 방송 영상을 확대해서 다시 보길 바람.)




다음과 같은 타임라인을 구성한다면, A씨, 민국파, 프레시안, 박훈, 한겨레 취재메모파일.

이 모든 사람들의 발언이 모두 이해가 됨. 누구도 고의로 거짓말하고 있지 않음.

단 한 명, 정봉주를 빼고.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게 이 글을 쓰는 나는 '어떤 아가리 파이터' 말대로 김어준 신도(?)이고,

몇 시간 전까지 정봉주 편을 들며 프레시안과 그쪽 라인을 비난한 사람임.

단언하는데 한걸레는 빨아도 걸레다. (듣고있냐 걸레들아 ㅗㅗ)

어쨌든 그러니 편견 가지지 말고 들어주길 바람.



그동안 이 사건에 참전(?)한 사람들이 발언들을 간단히 짚어보자.


김어준&AI "1~2시에 쭉 홍대에 있었던 걸로 확인된다"

한겨레 메모 "정봉주는 쭉 녹음실에 있었고, 이후 같이 식당으로 향했다"

박훈 "당시 시의원들이 을지병원에서 정봉주를 만나 악수했다는 증언이 있다"

운전기사 "나는 그날 렉싱턴 호텔에 들른 일이 없다"

민국파 "정봉주와 병원을 방문한 후, 병원을 나와 렉싱턴 호텔에 들러 한동안 머물렀다"

A씨 "23일 오후 호텔에서 정봉주를 만났고, 호텔을 나와 일산에 도착하자 해가 진 상태였다"



우리가 일단 전제해둬야 할 것은, 사람은 보통 오래전 일의 '시간'을 다소 헷갈릴 순 있어도

없었던 '사건'을 있었다고 착각하긴 힘들다는 것. 그게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드문 경우다.

따라서 모두가 고의적 허위진술을 하는 게 아니라고 상정한다면

모두의 증언은 크게 틀린 점이 없다.



▶ 정봉주는 그날 12시 즈음부터 나꼼수 녹음을 시작했고,

 도중에 어머니 소식을 들었고,

 2시 즈음 녹음을 끝내고 나와 모두와 함께 인근 식당에 들렀고,

 4시 이후 홍대를 떠나 어머니가 계신 병원으로 향했고, 

 시의원들과 만나 악수했고,

 병원을 나와 민국파와 함께 렉싱턴 호텔에 들를 시간은 충분히 존재했고(가정),

 이후 A씨는 일산으로 향했고, 해가 졌다.



물론 민국파는 호텔에 들른 시간이 1~2시라고 했다.

하지만 그가 고의로 거짓말 하는 게 아니라면, 

'1~2시쯤 병원에 들렀다'는 정봉주의 말을 듣고 낚였을 수 있다. 

시간보다는 병원에 들른 후라는 '사건의 연속'을 더 확실히 기억하기 때문.


때문에 그의 진술이 깨진 것처럼 보임으로써 정봉주는 여론을 끌어올 수 있었고,

이걸 만약 고의로 한 거라면 정봉주는 정말 머리를 잘 굴렸다.

법정 공방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그럼 정봉주가 성추행범이냐?

아니 그건 모른다.

정봉주는 기억나지 않는 일에 갑자기 지목당해 당황했을 수 있고, 

그래서 방어기재가 발동하여 이리저리 둘러댔고,

그런 과정에서 '살기 위해' 여러가지 잔머리들을 굴리게 됐을지도 모른다.

왜냐면, 정봉주 입장에선 자신이 정말 성추행 저지르지 않았다 할지라도

이와 같은 사건은 증언만으로도 죄가 확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참 ㅈ같은 세상이다.




아직 쟁점은 많이 남아서 할 말들은 많을 것이다.

그래서 렉싱턴 호텔에 들렀냐 아니냐라던가, (CCTV 기록은 없다고 한다.)

무언갈 주장하는 A씨측이 증거를 대야 한다라던가, (더 깔 게 있다면 진작 깠을 것.)

사실이라 한들 얼굴 들이민 게 정말 성추행 시도였다고 할 수 있냐라던가,

입술을 스쳤다는 게 정말 팩트냐라던가,

왜 하필 이 시점이냐라던가,

프레시안의 보도 태도는 왜 그랬느냐라던가,

그건 각자 생각하기 나름일 것 같다.




하지만 현재 상태에서 이 글을 통해 말하고 싶은 건,

정봉주는 아직까지 알리바이는 없다는 것이다.

그가 죄인이라는 게 아니라

여론전에 맞서 여론전 기술을 쓰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는 것.

민주당의 복당 '보류' 결정은 잘한 일이라는 것.

그리고 어쨌든 무죄추정의 원칙은 고수해야 한다는 것.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