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 내정된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반대를 용납하지 않는 성격으로 대사 임명을 앞두고 의회에서 반발을 샀다는 증언이 나왔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부 부장관을 지낸 앤서니 블링컨은 23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공화당이 존 볼턴을 거부했을 때'라는 제목의 글에서 과거 볼턴이 보인 개인적 특성을 소개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2005년 여야 반발로 볼턴을 유엔대사에 임명하기 위한 상원 인준이 어려워지자 휴회 기간을 틈타 임명을 강행했다.


당시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활동한 블링컨은 "공화당이 장악한 위원회가 이례적으로 (유엔대사) 임명을 거부한 것은 돌아볼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볼턴이 의회 증언 과정에서 보인 호전적인 성격, 자신에게 반대하는 자를 제거하려고 하는 성향이 의원들의 반대에 한몫했다고 블링컨은 설명했다.


당시 공화당 소속 조지 보이노비치 의원은 볼턴이 "반대를 용인하지 않는다"며 "이는 세계에 보이는 미국의 얼굴로서 인준받을 태도가 아니다"라고 유엔대사 임명 반대 취지를 밝혔다.


블링컨은 볼턴이 유엔대사에 앞서 부시 행정부 초기 국무부 차관 시절에 보인 성향도 소개했다.


당시 볼턴은 쿠바가 생화학 무기 개발을 시도한다고 주장했다.


중남미 담당 국가 정보관과 국무부의 생화학 무기 전문가가 이 주장에 반대했는데, 볼턴은 홧김에 이들을 다른 보직으로 보내버리려고 했다.


볼턴은 연설과 의회 증언 등에서 과장된 가정을 동원해 시리아의 생화학·핵무기가 미치는 위험을 부풀리려고 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블링컨은 "우리는 이런 행동이 대통령 안보보좌관에 더 적절한지 지켜보려 한다"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자신이 동의하지 않는 생각과 분석도 대통령에게 제시해야 하는 '정직한 중개인'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크리스토퍼 힐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23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볼턴은 어떤 일에도 책임지지 않았으며, 자신이 속한 행정부에 내부 비판을 해왔고, 항상 비현실적인 행동을 촉구했다"고 혹평했다.


힐 전 차관보는 볼턴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기용된 의미에 대해서는 "우리의 외교정책이 훨씬 강경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볼턴은 외교를 믿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반면, 조지프 디트라니 전 미국 대북협상대사는 "볼턴은 국가안보보좌관으로서 매우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는 상황을 앞서 주도하는 인물이고, 군축 및 핵 문제를 매우 잘 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편, 일부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볼턴 내정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북미 정상회담을 열지 말라고 조언할 수도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는 24일 보도했다.


http://v.media.daum.net/v/20180324161223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