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집 근처 마트에서 장 보고 나오다가
주차장에 냐옹 거리던 꾀죄죄한 길고양이를 발견했습니다.

마침 장 보면서 간식거리로 샀던 건어물을 좀 뜯어서 주니까 경계 하나 안하고 맛있게 먹더라구요. 

더 주면 내 간식거리가 줄어드니 일어나려고 하니까 갑자기 자기 얼굴을 간식 주던 손에 비비고 발라당 뒤집어 누으면서 심장 폭행을 하길래 간식의 절반을 갖다바쳤습니다.

이제는 진짜 가야지 하고 갈 길 가니까 뒤에서 졸졸졸 따라오는 떼껄룩...

결국 자취하는 오피스텔 입구까지 쫓아오길래 뭐에 홀린듯이 안고 엘레베이터 타서 집까지 들임...






집에 들이자마자 순찰을 실시하시는 길냥님...




창 밖 경치도 한 번 감상하시고...




떼껄룩는(은) 가방에 할퀴기를 시전했다.




느닷없이 발에 얼굴을 부비적 거리더니 (1차 폭행)




다리 위로 착석 (2차 폭행)


일단 부랴부랴 1층에 있는 다이소로 가서 급한대로 사료, 간식, 화장실로 쓸 넓직한 바게스, 화장실 모래, 샴푸 등등을 폭풍쇼핑하고 급한대로 통조림 하나 먹인 뒤에 씻겨봤습니다.

고양이를 씻긴 적은 처음이라 경황은 없었지만 다행히 물을 묻혀도 얌전히 있어줘서 생각보다 일찍 끝냄.




샤워시키고 말린 뒤 자기 혼자 수십 분 동안 열심히 그루밍하고나니 배도 부르겠다 이불도 폭신하겠다 노곤노곤 하다가 저렇게 몸을 동그랗게 말고 다리 위에서 쿨쿨 자더라구요. 30분동안 다리도 못 움직이고 저렇게 계속 감상만 함 ㅠ.ㅠ

기분도 좋은지 자면서 계속 갸르릉거리고 (찾아보니 고양이가 기분 좋으면 내는 골골송이라더군요) 깨있을때는 계속 얼굴을 손에 갖다대고 부비적거리거나 꾹꾹이를 시전. 난생 처음으로 꾹꾹이 받아봤는데 사망할 뻔...




아침에 출근 전 화장실에서 씻고 있는데 화장실 앞에서 자고있음 ㅜㅜㅜㅜㅜㅜ






오늘 아침에 일어났을 때 침대로 올라와서 내 옆에 오더니 저러고있음 ㅜㅜㅜㅜㅜ


길냥이다보니 한 번 씻긴걸론 땟국물이 덜 빠져서 오늘 퇴근 후에 또 씻겨야 할 듯 하지만 아직 꾀죄죄함이 덜 가셨음에도 불구하고 연일 심장폭행중...

인터넷으로 제대로 된 고양이 화장실이랑 캐리어도 주문했는데, 캐리어 오면 근처 동물병원 가서 검진도 한 번 받아보려 합니다.
워낙 개냥이라 나중에 산책도 도전해볼까 싶어요.

그 어느때보다도 퇴근 시간이 기다려지는 하루입니다.